[OSEN=멜버른(호주), 이후광 기자] 역시 전체 1순위 투수는 달랐다. 투구폼은 유연했고, 구위는 예리했다. 한화 특급 신인 황준서(19)가 단 두 번의 불펜피칭으로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예감케 했다.
황준서는 지난 3일 호주 멜버른의 멜버른 볼파크에서 열린 2024 한화 스프링캠프 3일차 훈련에서 두 번째 불펜피칭을 실시했다.
문동주, 김서현, 김기중 등 신인 시절 ‘특급’ 수식어를 달았던 선배들과 한 조에 편성된 황준서는 주전 포수 최재훈과 배터리호흡을 이뤄 힘차게 공을 뿌렸다. 유연한 투구폼에서 나오는 위력적인 구위가 한화 손혁 단장, 최원호 감독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투구를 지켜보던 최 감독은 “몸이 유연하다. 밸런스도 상당히 좋아 보인다”라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고, 첫날 불펜피칭에서 호흡을 맞춘 베테랑 포수 이재원은 “공을 던질 줄 안다”라며 루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황준서는 장충고를 나와 2024 신인드래프트에서 한화 전체 1라운드 1순위 지명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3억5000만 원에 입단계약을 체결한 그는 작년 11월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로 향해 선발 즉시전력감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내야수 황영묵과 함께 호주 멜버른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최 감독은 “황준서는 또래에 비해 완성도, 투구 밸런스, 볼 끝이 좋다. 구속이야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좋아질 여지가 있는 나이다. 전반적으로 괜찮은 것 같다”라며 “황준서를 1군 캠프에 데려온 이유를 설명했다.
황준서는 더 나아가 이태양, 김민우, 김기중 등 1군 경험이 풍부한 선배들과 4, 5선발 경쟁을 펼치게 됐다. 아직 1군 데뷔도 하지 않았지만 1군 스프링캠프에서 평소 TV로만 봤던 선배들과 선발 오디션에 참가하는 기쁨을 안았다. 한화 구단의 황준서를 향한 기대치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최 감독은 “황준서를 보면 제구가 일단 좋다. 올해 괜찮게 던질 것 같다”라며 “4, 5선발 경쟁도 하게 됐는데 이태양, 김민우가 안 좋고 황준서, 김기중이 좋으면 두 선수를 로테이션에 넣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선발 경쟁에서 탈락할 경우 황준서의 첫 시즌 보직은 무엇이 될까. 최 감독은 “(황)준서가 선발 경쟁에서 밀리면 코칭스태프, 구단과 논의해서 기존 구원투수들과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얼마나 있는지 판단할 것이다. 더 나으면 불펜으로 쓰는 거다”라며 “그렇지 않으면 퓨처스리그로 가서 선발 수업을 받아야 한다. 상위 라운드에서 뽑힌 미래 자원들은 웬만하면 퓨처스리그에서 선발 수업을 시키기로 구단과 이야기했다. 그래야 트레이닝도 체계적으로 할 수 있고, 등판 간격 중간에 피칭 훈련도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신장 187cm-체중 80kg의 호리호리한 체격을 지닌 황준서. 벌크업은 필요없을까. 최 감독은 “인위적으로 벌크업 하는 건 쉽지 않다. 프로 와서 체계적으로 훈련하고 영양 섭취하면 몸은 자연스럽게 좋아진다. 인위적으로 해서 잘 된 케이스가 없다. 식단이 아마추어에서 먹는 거와는 완전히 다르다. 서산만 해도 하루에 5~6000칼로리를 섭취한다”라고 밝혔다.
황준서는 불펜피칭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대선배님들이 공을 받아주시니 재미있다. 첫날(1일)은 이재원 선배님, 오늘(3일)은 최재훈 선배님과 호흡을 맞췄다. 선배님들 모두 공이 좋으니까 너무 낮게 던지지 말라는 조언을 해주셨다”라며 “데뷔 첫해부터 선발 경쟁을 한다니 얼떨떨하다. 올해부터 선발로서 잘하고 싶다”라는 당찬 각오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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