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채연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LTNS’ 임대형, 전고운 감독이 섹스리스, 불륜 등 자극적 소재를 차용한 이유를 밝혔다.
지난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LTNS’의 극본과 연출을 맡은 임대형, 전고운 감독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LTNS’는 짠한 현실에 관계마저 소원해진 부부 우진(이솜 분)과 사무엘(안재홍 분)이 돈을 벌기 위해 불륜 커플들의 뒤를 쫓으며 일어나는 예측불허 고자극 불륜 추적 활극을 그린 드라마로, 지난달 19일 첫 공개된 뒤 직설적인 대사와 은퇴설을 부르는 배우들의 열연, 감각적인 연출이 합쳐져 큰 호평을 받으며 종영했다.
이날 두 감독은 대사가 현실적이고 말맛이 돋보였던 이번 작품에서 연출에 주안점을 둔 부분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호흡을 언급했다. 먼저 임대형 감독은 “저희는 대사를 하나부터 열까지 같이 썼기 때문에, 대사가 재미없으면 채택이 안된다. 제가 쓰든, 고운 감독이 쓰든 같이 웃긴 것만 살아남았다”면서 “주안점을 둔 부분은 대사마다 엣지가 있어야한다, 재미가 있어야 한다. 이게 기본적인 원칙이었고, 저희가 현장에서 탄생한 대사도 꽤 있다”고 입을 열었다.
전고운 감독은 “어쨌든 저희가 대사를 쓸 때 둘이니까 가장 장점이 많이 발휘될 수밖에 없었던 게 어차피 다른 캐릭터니까 서로 대화를 하면서 써서 그런 것 같다. 어떤 상황을 써야 된다면 이런 말을 하지 않을까 그래서 말을 막 하다가 수위 조절하고 다듬은 게 대사로 옮겨지니 이게 조금 현실적인 말이 되지 않았을까 그렇게 받아들인 것 같다고 유추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대형 감독의 전작은 영화 ‘윤희에게’(2019), 전고운 감독의 전작은 영화 ‘소공녀’(2018)다. 두 작품의 공통점은 씨네필의 극찬을 받았다는 점. 이번 작품에서는 어떻게 아이디어 분담을 했을까.
임대형 감독은 “제가 ‘윤희에게’를 했기 때문에 퀴어를 하면 당연히 제가 먼저 요청을 했을 거라고 생각하시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저희는 하나부터 열까지 무에서 유를 함께 창조했기 때문에 모든 것들이 다 공통의 아이디어다. 먼저 아이디어가 나오더라도 재미가 없으면 채택이 안되니까. 유머에 엄격했다”고 전했다.
이어 임 감독은 “그런 과정에서 글을 썼고, 연출자로서는 전작에 뭘했느냐가 중요하지 않다.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해야하는데 그걸 믿을 수 있는 창작자와 했다는 게 제겐 즐거움이었고, 즐거운 여행이었다”고 표현했다.
전고운 감독은 “저는 약간 그런 생각을 했다. 저는 제 팬은 있는지 잘 모르겠는데, ‘윤희에게’는 제가 느끼기에 거대한 팬덤이 있어 보였다. 저도 그 작품을 너무 좋아했기 때문에 같이 하자고 제안했고, 마음이 맞은 거였는데 그분들이 실망할까 봐 걱정했다”고 전했다.
‘LTNS’는 섹스리스와 불륜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를 갖고 있지만, 정작 배우들의 대사는 굉장히 현실적인 부분이 많았다. 우진과 사무엘이 불륜 커플을 추적하게 된 계기 역시 새 택시를 마련하기 위한 돈 때문이었다.
이와 관련해 전고운 감독은 “(자극적 소재를 차용한 점은) 전 의도였던 것 같다. 어쨌든 너무 콘텐츠가 많은 이 시대에서 주목을 끌려면 어떤 자극이 필요한 것 같다. 그런 면이 강해진 것 같고, 개성이 되길 바라기도 했다. 원래 하고 싶었던 건 블랙코미디이기 때문에 현실적인 이야기가 디폴트로 깔려있는 게 아닐까”라고 답했다.
특히 두 감독은 최근 불륜 소재가 대중에 관심을 끄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임대형 감독은 “불륜이라는 소재는 고전 문학에서부터 있었던 것들이고, 이게 왜 인기가 많을까 생각해보면 한 사람의 이면을 바라보기 좋은, 사랑의 이면을 바라보기 좋은 소재”라고 표현했다. 임 감독은 “누군가에는 흠결이 될수도 있는데, 도덕적으로 옳다 그르다 판단하지 않고 어떤 사람의 인생을 들여다 보고 싶기도 하고. 이런 수요는 아주 옛날부터 있던 것 같다. 불륜 코드가 유행이라고 하기엔 그건 아주 오래된 화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전고운 감독 역시 “우리 모두가 가까이 있는 배신이라는 것도 있다. 결국에는 드라마도 예산 규모가 커지는 상황에서 그런 장르가 크고 규모가 큰 드라마를 이길려면 결국 뜨거운 아이템은 불륜 밖에 없는 게 아닐까. 이들을 이길 만한게 불륜만한 게 없다”고 덧붙였다.
또 임대형 감독은 “그리고 생각보다 살인, 방화 범죄보다 오히려 불륜을 더 비난하는 걸 보고 이 사회가 무서운 사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간통죄가 없어지니까 더이상 죄가 아니게 됐다”고 했고, 전고운 감독은 “그러니까 이제 욕을 더 해야하는. 무조건 윤리를 더 몰살시켜야 되는 것”이러고 말하며 불륜 소재의 흥행에 대해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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