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커쇼 놓친 TEX에 딱 맞는 핏'' 美 매체 적극 추천, 디그롬-슈어저 공백 메울 자원
입력 : 2024.02.0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2017년 LA 다저스 시절의 류현진(오른쪽)과 클레이튼 커쇼. /AFPBBNews=뉴스1
2017년 LA 다저스 시절의 류현진(오른쪽)과 클레이튼 커쇼. /AFPBBNews=뉴스1
류현진. /AFPBBNews=뉴스1
류현진. /AFPBBNews=뉴스1
'고향팀' 대신 '친정팀'을 선택한 클레이튼 커쇼(36·LA 다저스). 그를 대신할 자원으로 FA(프리에이전트) 류현진(37)의 이름이 나오고 있다.

미국 매체 스포츠키다는 7일(한국시간) "텍사스 레인저스행 가능성이 있었던 커쇼가 LA 다저스 컴백을 선택했다"며 "류현진은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텍사스)에는 이상적인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 등 미국 매체들은 같은 날 소식통을 인용, "클레이튼 커쇼가 LA 다저스와 재계약에 합의했다"면서 "이로써 커쇼는 17시즌 동안 '다저스맨'으로 뛰게 됐다"고 보도했다. 2025시즌에는 선수가 행사할 수 있는 옵션이 계약사항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커쇼가 계약 연장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커쇼의 선택지는 다저스 잔류, 은퇴, 그리고 텍사스 이적 세 가지였다. 지난 시즌에도 괜찮은 기록을 냈던 커쇼가 다저스에 잔류하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지만, 이제 30대 중반에 접어든 상황에서 은퇴 이야기는 뜻밖이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왼쪽 어깨 수술을 받은 그는 올해 여름에나 복귀가 가능하다. 36세의 나이에 위험성이 큰 어깨를 다쳤다는 점에서 예상보다 늦게 복귀할 가능성도 높다. 여기에 지난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팀이 3전 전패로 탈락한 후 자신의 미래에 대해 "아직 잘 모르겠다.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도 이를 부채질했다.

클레이튼 커쇼. /AFPBBNews=뉴스1
클레이튼 커쇼. /AFPBBNews=뉴스1
이에 비해 텍사스 이적설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왔다. 텍사스주 댈러스 출신인 커쇼는 고향팀인 텍사스와 계약을 맺으리라는 전망이 꾸준히 나왔다. 뛰어난 성적과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2022년과 2023년 연달아 단기계약을 맺었던 것도 이같은 이유라는 분석이었다. 2022시즌을 앞두고도 텍사스행이 유력하다는 말이 나왔으나, 메이저리그의 직장폐쇄가 풀린 3월 다저스와 1년 재계약을 맺은 바 있다.

LA 타임스는 "커쇼는 가족들과 함께 고향에서 커리어를 마감하겠다고 오래 전부터 공언했다. 텍사스에 합류하는 건 이를 위한 좋은 기회다"고 말했다. 커쇼 본인도 2022년 말 MLB.com과 인터뷰에서 "앞으로 내가 뛸 수 있는 팀은 두 팀뿐이다. 이건 비밀이 아니다"며 향후 다저스와 텍사스 유니폼만 입을 뜻을 밝혔다.

하지만 커쇼는 다저스 이미지가 너무 강한 선수였다. 그는 2008년 빅리그 데뷔 후 지난해까지 다저스에서만 16시즌을 뛰며 425경기에서 2712⅔이닝을 소화, 210승 92패 2944탈삼진 평균자책점 2.48의 기록을 남겼다. 다저스의 유구한 팀 역사 속에서 투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 1위(77.1,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다승 2위, 탈삼진 1위, 이닝 5위, 선발등판 3위(422경기) 등 대부분의 주요 지표에서 상위권에 올라있다.

여기에 텍사스 이적 역시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챔피언인 텍사스는 우승 주역 중 하나인 좌완 조던 몽고메리(32)와 아직 계약을 맺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맥스 슈어저(40)와 제이콥 디그롬(36)이라는, 커쇼만큼이나 빅네임인 투수들이 2명이나 있다. 이들도 커쇼처럼 개막전 출전이 어려워 시너지가 나기 어려웠다. 이에 텍사스가 커쇼에 관심을 보인다는 움직임은 나오지 않았다.

제이콥 디그롬. /AFPBBNews=뉴스1
제이콥 디그롬. /AFPBBNews=뉴스1


어쨌든 텍사스는 커쇼를 잡지 못했다. 그리고 에이스 자원 두 명이 여름에나 돌아올 전망이다. 스포츠매체 ESPN에 따르면 디그롬은 최근 열린 텍사스의 팬 페스티벌에 참석해 "우리(디그롬과 맥스 슈어저)가 트레이드 마감기한(7월 말)에 맞춰 복귀한다면 마치 두 선수를 영입한 것이나 마찬가지다"며 농담을 섞어 복귀 계획을 알렸다. 디그롬은 지난해 4월 부상자 명단(IL)에 오른 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수술)을 받았고, 슈어저 역시 지난해 월드시리즈 종료 후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았다.

또한 몽고메리와 계약도 아직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몽고메리는 지난해 텍사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38승 34패 평균자책점 3.68의 기록을 낸 몽고메리는 지난해 텍사스 이적 후 11경기에서 4승과 2.79의 평균자책점으로 호투했고, 휴스턴과 챔피언십시리즈에서도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29로 잘 던지며 팀의 월드시리즈 제패에 기여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텍사스의 선발진은 아직 완벽하지 않은 상황이다. MLB.com이 제공한 텍사스의 뎁스 차트에서 선발 로테이션은 네이선 이볼디-앤드류 히니-데인 더닝-존 그레이-타일러 마흘로 구성됐다. 이볼디는 디그롬과 슈어저가 없는 선발진에서는 충분히 1선발 자리를 맡을 수 있는 선수다. 지난해 정규시즌에는 비록 이닝은 144이닝으로 적었지만 12승 5패 평균자책점 3.63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고, 포스트시즌 6게임에서는 5승 무패 평균자책점 2.95로 '빅게임 투수'의 면모를 보여줬다.

네이선 이볼디. /AFPBBNews=뉴스1
네이선 이볼디. /AFPBBNews=뉴스1
나머지 선수들도 나쁘지 않다. 한국계 투수 더닝은 지난해 35경기(26선발)에 나와 172⅔이닝을 던지며 12승 7패 평균자책점 3.70으로 빅리그 데뷔 4시즌 만에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좌완 히니도 5년 만에 개인 최다 이닝(147⅓이닝)을 소화하며 10승과 4.15의 평균자책점을 마크했다. 그레이와 마흘 역시 풀타임 선발 경험이 있어 텍사스의 선발진은 준수한 편이다.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성에 차지 않는다. 선발투수 5명만으로 한 시즌을 치르기엔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미 30대 중반인 디그롬과 40대의 슈어저가 건강히 돌아온다는 보장도 없다. 그렇기에 매체는 류현진의 영입을 적극 주장했다.

매체는 "텍사스는 다음 시즌 류현진과 단기 계약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2022년 토미 존 수술을 받은 이력을 소개한 매체는 "그는 한국에서 정상적으로 몸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고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어 "2024년 새로운 팀을 만들려고 하는 텍사스에게 류현진은 이상적인 핏이 될 수 있다"며 "현재 정규시즌 로테이션에서 좌완 투수가 한 명(히니)밖에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 텍사스 입장에서는 선발진의 밸런스를 잡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적극 추천했다.

만약 류현진이 텍사스 유니폼을 입는다면 한국인 역대 4번째가 된다. 앞서 박찬호(51·은퇴)가 2002년부터 2005년까지 뛰었고, 추신수(42·현 SSG)도 7년 계약을 맺고 2014년부터 2020년까지 플레이했다. 이어 양현종(36·현 KIA)도 2021년 한 시즌 마운드에 올랐다.

류현진. /AFPBBNews=뉴스1
류현진. /AFPBBNews=뉴스1


토미 존 수술 후 지난해 8월 돌아온 류현진은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꾸준히 5이닝을 소화하며 선발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 시즌 11경기에 등판,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하며 건강한 복귀를 알렸다. 비록 패스트볼 평균 구속(88.6마일)은 수술 전인 2021년(89.9마일)에 비해 줄었지만, 노련한 투구를 펼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수술을 받은 만큼 과거처럼 180~190이닝씩 던지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하지만 5선발급 자리에서 매 경기 5이닝 정도만 소화해준다고 해도 영입하는 팀은 큰 도움이 된다. 저렴하면서도 로테이션을 꾸준히 소화할 투수가 드물기 때문이다. MLB 단장 출신 칼럼니스트 짐 보우든은 디 애슬레틱을 통해 "류현진이 인센티브를 포함해 계약 기간 1년, 총액 800만 달러 정도의 금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주장했다.

류현진.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공식 SNS
류현진.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공식 SNS
이에 류현진은 2월 초 현재 FA 시장에서 몽고메리와 블레이크 스넬, '좌완 톱2' 다음 가는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메이저리그 이적 소식을 전문으로 다루는 MLB트레이드루머스는 3일 "FA 중 최고의 좌완투수인 블레이크 스넬과 조던 몽고메리를 제외하면 류현진과 마이클 로렌젠 정도가 차선책으로 남아있다"고 전했다. 경쟁자로 여겨졌던 션 머나야(뉴욕 메츠), 제임스 팩스턴(다저스), 알렉스 우드(오클랜드) 등이 소속팀을 찾았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소식을 전문으로 다루는 SNS 계정인 MLB 데드라인 뉴스는 최근 시장에 남아있는 FA 투수 가치 순위를 소개했다. 야구통계사이트 팬그래프의 2024시즌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 예상을 기준으로 한 순위에서 류현진은 스넬(3.3)과 몽고메리(3.2) 다음 가는 1.8의 WAR이 기대되며 3위에 올랐다. 이는 커쇼(1.7)보다도 높다.

류현진.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공식 SNS
류현진.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공식 SNS
MLB.com은 류현진에 대해 "확실히 전성기는 지났지만 그의 프로필엔 여전히 강력한 선발 투수에 대한 희망이 남아 있다. 류현진은 2022년 6월 토미존 수술 이후 지난해 8월 복귀해 11차례 탄탄한 투구를 펼쳤다. 2018~2020년(56경기 선발 ERA 2.30) 지배력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는 여전히 좋은 선발 투수의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 안의 코끼리(중요한 문제를 뜻하는 비유적 표현)는 부상 이력이다. 류현진은 2022년 수술 외에도 왼쪽 어깨 수수로가 팔꿈치 건염으로 인해 2015시즌 전체와 2016시즌 대부분을 결장했다"며 "2017년 이후 그는 7시즌 중 3시즌 동안 100이닝을 넘기는 데 그쳤다. 개막일 전에 37세가 되며 포심 패스트볼 구속이 커리어 최저치인 88.4마일(142.3㎞)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LA 다저스 시절 류현진(오른쪽)이 클레이튼 커쇼와 포옹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LA 다저스 시절 류현진(오른쪽)이 클레이튼 커쇼와 포옹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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