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쇼 다저스 잔류→류현진 텍사스 가나 ''단기 계약 가능, 이상적인 선택'' 긍정적 전망 왜?
입력 : 2024.02.0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LA 다저스 시절 류현진과 클레이튼 커쇼. /OSEN DBLA 다저스 시절 클레이튼 커쇼와 류현진. /OSEN DB

[OSEN=이상학 기자] 클레이튼 커쇼(35)의 선택은 LA 다저스였다. 매년 겨울마다 불거진 ‘고향팀’ 텍사스 레인저스 이적설이 또 한번의 설로 끝난 가운데 FA 류현진(36) 거취에도 미묘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을 비롯해 미국 언론들은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FA 커쇼가 다저스와 2025년 선수 옵션이 포함된 1+1년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아직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다저스는 선수 옵션을 주면서 에이스 커쇼에게 어느 정도 예우를 갖춘 모양새다. 

다저스 잔류 아니면 텍사스 이적, 두 가지 큰 선택지가 있었던 커쇼의 잔류는 같은 좌완 투수 류현진의 거취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더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 클레이튼 커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사진] 클레이튼 커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로 끝난 텍사스행, 커쇼에겐 다저스뿐이었다

최근 2년간 다저스와 1년 단년 계약을 맺은 커쇼는 해마다 시즌이 끝날 무렵 은퇴설이 흘러나왔다. 특히 지난해 후반기 어깨 부상 여파로 구속이 크게 떨어지면서 은퇴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커쇼는 시즌을 마친 뒤 왼쪽 어깨 견갑와상완 인대 및 관절낭 복구 수술을 받았고, 자신의 SNS를 통해 “내년 여름에 보자”며 현역 연장 의지를 밝혔다. 

재활로 인해 올해 전반기까지는 공을 던지기 어렵지만 후반기 복귀를 목표로 선언했다. 그런데 재계약 소식이 좀처럼 들리지 않았다. 그 사이 다저스가 오타니 쇼헤이(10년 7억 달러), 야마모토 요시노부(12년 3억2500만 달러), 타일러 글래스노우(5년 1억3650만 달러) 영입에 큰돈을 쓰면서 커쇼가 뒷전으로 밀린 모양새가 됐다. 

해를 넘겨 1월에서 2월로 넘어간 뒤에도 커쇼는 미계약 신분으로 FA 시장에 남았다. 눈에 띄는 루머도 없었다. 매년 그랬던 것처럼 고향팀 텍사스와 연결됐지만 이전처럼 물밑에서 구단 수뇌부와 접촉했다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앞서 2년간 대학 동문인 크리스 영 텍사스 단장이 커쇼에게 연락을 하고, 크리스 우드워드 전 감독이 공개적인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한을 푼 텍사스는 이전처럼 커쇼에게 적극적이지 않았다. 시즌 절반을 부상으로 던질 수 없고, 후반기 복귀도 장담할 수 없는 30대 중반 투수에게 냉정한 시장 평가가 이뤄졌다. 

결국 커쇼의 선택지는 다저스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40인 로스터에 자리가 부족한 다저스는 60일 부상자 명단 등재가 가능한 시기를 봤다. 커쇼도 팀 사정을 이해하며 기다렸다. 양측 모두 잔류에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스프링 트레이닝을 앞두고 재계약에 합의했다. 60일 부상자 명단 등재가 시작되는 9일 커쇼의 계약이 공식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텍사스 맥스 슈어저.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사진] 텍사스 제이콥 디그롬.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이영상 듀오 부상' 텍사스 선발 부족, 류현진과 단기 계약 전망

커쇼가 잔류하면서 텍사스는 영입 후보가 사라졌다. 즉시 전력 선발 보강이 시급한 텍사스에겐 커쇼가 그렇게 매력적인 매물은 아니었다. 5년 1억8500만 달러 거액을 들여 FA 영입한 제이콥 디그롬이 지난해 6월 토미 존 수술 이후 재활 중이고, 유망주를 주고 트레이드로 데려온 맥스 슈어저도 지난해 12월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으면서 텍사스는 선발 두 자리가 비어있다.

두 투수 모두 빨라야 6~7월 복귀가 가능하다. 30대 중후반 나이를 감안하면 두 투수 모두 후반기 복귀도 장담할 수 없다. 최대한 보수적으로 복귀 타임 라인을 잡아야 하고, 남은 FA 또는 트레이드 시장에서 선발투수 보강이 필요하다. 아직 시장에는 블레이크 스넬, 조던 몽고메리 같은 특급 선발부터 류현진, 마이클 로렌젠, 마이크 클레빈저 등 준척급 선발들도 계약을 기다리고 있다. 

미국 스포츠매체 ‘스포츠키다’는 7일 커쇼가 다저스로 복귀함에 따라 텍사스가 영입해야 할 선발투수 후보를 3명 꼽았다. 몽고메리와 딜런 시즈(시카고 화이트삭스) 그리고 류현진이 거론됐다. 몽고메리와 류현진은 FA이고, 시즈는 트레이드 시장에 나와있다. 

스포츠키다는 류현진에 대해 ‘텍사스는 류현진과 단기 계약을 맺을 수 있다. 2022년 토미 존 수술을 받은 36세 좌완 류현진은 고국 한국에서 정상적인 오프시즌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토론토 블루제이스 선발진에 복귀해 52이닝을 던지며 3승3패 평균자책점 3.46 탈삼진 38개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디그롬과 슈어저가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텍사스는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 청부사로 활약한 몽고메리도 FA로 이탈했다. 몽고메리가 텍사스 복귀를 원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지역 방송 중계권 문제가 얽힌 텍사스가 장기적으로 큰돈을 쓰기 어려운 처지라 쉽지 않은 분위기. 단기 계약으로 즉시 전력을 채우는 방법이 가장 현실적이고, 류현진이라는 선택지가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다. 

[사진] 류현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사진] 류현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디펜딩 챔피언 텍사스, 류현진이 필요로 하는 조건도 갖췄다

스포츠키다는 ‘2024년 새로운 팀을 찾고 있는 류현진은 월드시리즈 챔피언 텍사스의 이상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현재 텍사스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왼손 투수는 1명뿐이다. 투수진 균형을 맞추는 데 있어 류현진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텍사스는 현재 네이선 이볼디, 앤드류 히니, 데인 더닝, 존 그레이, 타일러 마흘로 5인 선발진이 예상된다. 이 중 왼손은 히니밖에 없다. 

만약 텍사스에서 적절한 오퍼가 있다면 류현진이 외면할 이유는 없다. 텍사스는 지난해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62년 묵은 한을 풀었다. 투수진 쪽에서 변수가 있지만 월드시리즈 MVP 코리 시거를 비롯해 마커스 시미언, 아돌리스 가르시아, 조쉬 영 등 강타자들이 즐비한 타선의 힘은 여전하다. 젊은 피 에반 카터도 올해는 풀타임으로 활약이 기대된다. 

2013년 미국에 건너온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 웬만한 것을 거의 다 이뤘다. 2019년 평균자책점 1위 타이틀을 따냈고, 올스타전 선발투수의 영예도 누렸다. 토론토로 이적하며 4년 8000만 달러 FA 대박도 쳤다. 한국으로 복귀하기 전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자신의 건재를 한 번 더 알리는 것과 우승이다. 2018년 다저스에서 월드시리즈 무대에 섰지만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디펜딩 챔피언 텍사스라면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마지막 팀으로 조건을 갖췄다. /waw@osen.co.kr[사진] 텍사스 우승 퍼레이드.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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