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키 상대 2루타 쾅!' 윤동희 韓 자존심 지켰다, 롯데 한일 교류전 2연패로 마감
입력 : 2024.02.2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지바 롯데 사사키 로키가 25일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교류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바 롯데 사사키 로키가 25일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교류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바 롯데 요시이 마사토 감독과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지바 롯데 요시이 마사토 감독과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가 '형제구단' 지바 롯데 마린스와 교류전 2연전을 마무리했다. '괴물 투수' 사사키 로키(23)와 대결도 이뤄졌다.

롯데는 25일 일본 오키나와 이토만 니시자키 구장에서 열린 지바 롯데와 2024시즌 스프링캠프 교류전 2차전에서 1-8로 패배했다.

앞서 전날 같은 곳에서 열린 1차전에서도 3-7로 역전패를 당한 롯데는 이로써 지바 롯데와 2연전을 모두 패배하며 교류전을 마쳤다. 두 팀의 교류전은 지난 2007년 이후 17년 만으로, 지난해에는 이시가키섬에서 지바 롯데 2군과 합동 훈련 및 교류전을 치른 적 있지만 1군끼리는 오랜만의 일이다.

롯데는 이날 김민석(중견수)-윤동희(우익수)-빅터 레이예스(지명타자)-전준우(좌익수)-한동희(3루수)-노진혁(유격수)-유강남(포수)-김민성(2루수)-정훈(1루수)의 라인업으로 나왔다. 대부분 베스트 라인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맞선 지바 롯데는 후지와라 쿄타(우익수)-후지오카 유다이(2루수)-아이토(지명타자)-야마구치 쿄키(좌익수)-야스다 히사노리(1루수)-오카 히로미(중견수)-나카무라 쇼고(3루수)-마츠카와 코(포수)-토모스키 아츠키(유격수)가 선발 출격했다.

지바 롯데 사사키 로키가 25일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교류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지바 롯데 사사키 로키가 25일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교류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이날 지바 롯데는 사사키를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사사키는 2019년 일본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로 지바 롯데에 지명됐다. 평균 시속 159㎞, 최고 165㎞의 빠른 직구와 최고 149㎞의 고속 포크볼을 뿌리는 강속구 우완 투수로 전 세계 야구팬들의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는 통산 46경기 19승 10패 283⅔이닝 376탈삼진으로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지난해에는 15경기에서 7승 4패 평균자책점 1.78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 2022년 4월 10일 오릭스 버펄로스와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9이닝 동안 안타와 볼넷 없이 19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며 퍼펙트게임을 달성한 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NPB에서는 1994년 5월 18일 마키하라 히로시(요미우리 자이언츠) 이후 28년 만에 나온 퍼펙트게임이다. NPB 역대 16번째로 사사키는 만 20세 5개월로 가장 어린 나이에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번 겨울 사사키는 화제의 중심에 섰다. 그는 2023시즌 종료 후 지바 롯데에 메이저리그(MLB) 조기 진출을 요구하면서 논란이 됐다. 1군에서 등록일수 기준 7시즌을 보낸 선수에 한해 포스팅 신청이 가능한 KBO 리그와 달리 NPB는 일정 년수를 채우지 않더라도 구단의 동의가 있다면 포스팅시스템을 통한 해외진출이 가능하다. 사사키는 이를 이용해 조기 MLB 진출을 원했던 것이다. 하지만 구단에서는 거부 의사를 밝혔다. 결국 그는 지난달 26일 지바 롯데와 8000만 엔(약 7억 2250만 원)에 계약을 맺으며 스프링캠프에 정상 합류하게 됐다.

사사키 로키. /사진=사사키 로키 SNS
사사키 로키. /사진=사사키 로키 SNS
사사키는 "팬 여러분께 언론 보도 등으로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 그 말을 먼저 전하고 싶다"며 소란이 일어난 점에 대해 대중 앞에 사과 의사를 전했다. 마츠모토 나오키 단장은 "논의 과정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팀에서도 실수가 있었다"며 책임이 구단 쪽에도 있음을 밝혀 갈등을 봉합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에 맞서는 롯데는 토종 에이스 박세웅(29)이 선발투수로 나왔다. 어느덧 프로 11년 차가 된 그는 지난해 비록 승운이 없어 9승 7패에 그쳤지만 3.45의 평균자책점으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가장 주목을 받았던 사사키의 등판은 1이닝으로 마무리됐다. 1회 초 마운드에 오른 사사키는 선두타자 김민석을 볼카운트 2-2에서 떨어지는 변화구를 통해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하지만 2번 윤동희가 패스트볼을 공략해 왼쪽 그라운드에 떨어지는 2루타를 터트려 득점권 찬스를 만들었다.

롯데 윤동희가 25일 지바 롯데와 교류전에서 사사키 로키에게 2루타를 터트리고 2루를 밟았다.
롯데 윤동희가 25일 지바 롯데와 교류전에서 사사키 로키에게 2루타를 터트리고 2루를 밟았다.
롯데는 기회를 잡았지만 결국 사사키에게 득점을 올리진 못했다. 전날 홈런포를 터트렸던 3번 레이예스가 3루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고, 다음 타자 전준우마저 유격수 쪽 빗맞은 땅볼을 기록하면서 싱겁게 이닝이 마무리되고 말았다. 2회 초 공격에서 사사키는 우완 카라카와 유키와 교체되면서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투구를 마무리했다.

선취점은 지바 롯데의 몫이었다. 1회 말 1사 후 박세웅이 아이토를 상대로 중견수 앞 안타를 허용했고, 이어 등장한 야마구치의 타구를 우익수 윤동희가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으나 못 잡으면서 한 점이 들어왔다. 박세웅은 5번 야스다에게도 좌전 적시타를 맞아 1회에만 2실점을 기록했다.

그래도 롯데는 곧바로 추격의 점수를 올렸다. 2회 초 선두타자로 나온 한동희가 카라카와의 패스트볼을 공략해 중견수 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터트린 것이다. 하지만 박세웅도 2회 말 8번 마츠카와에게 솔로포를 내주면서 다시 스코어는 1-3으로 벌어졌다. 이어 4회 초에는 한현희가 나카무라에게 3루타를 맞은 후 2사 상황에서 9번 토모스키와 2번 후지오카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순식간에 5점 차가 됐다. 롯데는 7회에도 한 점을 더 내주며 점수는 1-8이 됐다.

롯데 선수단이 25일 경기 종료 후 미팅을 갖고 있다.
롯데 선수단이 25일 경기 종료 후 미팅을 갖고 있다.


이번 교류전을 앞두고 두 팀은 이틀간 합동 훈련을 펼쳤다. 합동 캠프에 앞서 박준혁 롯데 단장은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구단은 앞으로도 형제구단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지바 롯데와의 교류전을 정례화할 계획이다"며 "교류전 외에도 선수 및 지도자 교류를 비롯한 다양한 노하우 공유를 위한 소통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예정이다"고 전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NPB 팀과 연습경기를 잡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이렇게 교류전을 준비해준 구단에게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지바롯데와 연습경기 이상의 교류도 있을 테니 선수들에게는 분명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지바롯데와 교류전을 앞두고 마무리 투수 김원중은 "일본프로야구(NPB) 명문팀이자 형제구단인 지바 롯데와 연습경기가 굉장히 기다려진다"며 "우수한 선수들과 연습경기를 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큰 동기부여가 된다. 잘 준비해서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24일 열린 1차전은 한국 롯데가 3-7로 역전패했다. 이날 롯데의 선발투수로 나선 애런 윌커슨은 2이닝 동안 투구수 26개, 1삼진, 최고 구속 144㎞를 기록하며 무실점 투구를 하였다. 외야수 레이예스는 3타수 2안타, 1홈런, 2루타 1개를 기록하며 데뷔전부터 존재감을 과시했다.

윌커슨은 "형제구단인 지바롯데와 교류를 지원해 준 구단에 감사하다"며 "KBO리그 개막을 앞두고 좋은 실전경험이 된 것 같다. 앞으로도 양국 국제적 교류가 지속적으로 확대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지바 롯데의 오지마 선발 투수는 "롯데 자이언츠에 좋은 선수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경기를 뛰어보니 역시 한국 선수들은 체력이 강하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앞으로도 양 구단 교류 기회가 많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가 이런 '괴물 투수'를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만나는 건 8년 만이다. 조원우 감독 시절인 지난 2016년 미국 애리조나로 스프링캠프를 떠난 롯데는 NPB 닛폰햄 파이터스와 연습경기를 2차례 펼쳤다. 이 중 2번째 경기에서 롯데 타자들은 오타니 쇼헤이(30·현 LA 다저스)를 상대했다.

오타니는 이날 선발투수로 나와 2이닝 동안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1회 말 황재균에게 우전안타를 맞은 것을 제외하면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고, 4번 최준석부터 7번 김상호까지 4타자를 연속을 삼진 처리했다. 경기장에는 약 50여명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방문, 오타니의 투구를 숨죽여 지켜봤다. 이날 오타니의 최고 구속은 시속 157km까지 나왔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황재균은 오타니를 상대로 안타를 친 것에 대해 "오타니가 속구만 던지는 것 같았다. 전력 투구를 하는 것도 아니었다. 연습 경기였다. 사실 큰 의미는 없다고 본다"고 웃으며 겸손하게 말했다.

당시 오타니는 전년도 15승 5패 평균자책점 2.24로 NPB 투수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고, 그해 열린 WBSC 프리미어 12에서도 한국전에 두 차례 등판해 무실점으로 요리하며 국내 팬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그때도 빅리그 진출이 유력했던 오타니는 결국 2018년 LA 에인절스와 계약하며 미국으로 건너갔고, 지난해 말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라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 계약을 따냈다.

오타니 쇼헤이(왼쪽)와 최준석의 맞대결. /사진=김우종 기자
오타니 쇼헤이(왼쪽)와 최준석의 맞대결. /사진=김우종 기자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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