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하수정 기자] '로기완' 송중기가 "돈 값을 해야 한다"며 배우로서 가진 소신을 내비쳤다.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는 넷플릭스 영화 '로기완'의 주연배우 송중기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로기완'(각본감독 김희진, 각색 김준현, 제작 용필름, 공동제작 하이지음스튜디오, 제공 넷플릭스)은 삶의 마지막 희망을 안고 벨기에에 도착한 탈북자 기완(송중기 분)과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여자 마리(최성은 분)가 서로에게 이끌리듯 빠져드는 이야기를 그린다. 조해진 작가의 원작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를 바탕으로 만들어졌고, '수학여행' 등 다수의 단편영화로 호평받은 김희진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다.
송중기는 극 중 가진 것 하나 없이 떠나온 유럽의 낯선 땅 벨기에에서, 유일한 희망인 난민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탈북자 로기완으로 분해 열연했다. 지난해 '화란'에서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 역으로 날 것의 매력을 보여준 송중기는 '로기완'에서 삶의 밑바닥을 전전하는 탈북자로 또 한 번 파격 변신을 시도했다. 탈북자 역할을 위해서 북한 선생님과 함께 자강도 지역의 말투로 콘셉트를 잡고 로기완을 완성해나갔다.
'로기완'은 공개 3일 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영화(비영어) 부문 3위를 기록했으며, 대한민국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일본, 필리핀, 모로코, 카타르 등 12개 국가 TOP 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는 등 주목을 받는 중이다.
송중기는 '로기완'을 찍으면서 인생의 큰 변화를 맞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1월 팬카페를 통해 미모의 영국배우 출신 케이티 루이스 사운더스와 열애를 인정했고, 동시에 결혼 및 임신을 발표했다. 같은 해 6월에는 첫 득남 소식을 전하면서 아빠가 된 소감을 공개한 것. 인간 송중기가 최고의 행복을 느낀 시기에 처절한 인물 로기완을 연기하면서 감정의 극과 극을 오갔다.
원작이 있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는 송중기는 "원작이 있는 작품을 해야할 때가 있으면 그렇게 신경 쓰지 않는다. '재벌집 막내아들'도 원작이 있었지만 보지 않았다. 조해진 작가님 소설은 7년 전 처음 제안 받았을 때 읽었다. 이걸 다시 들어갈 땐 읽지 않았다. 내 성격이 그런가 보다. 작품으로 만들기로 했을 땐 선택하고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원작에 매여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비중을 두지 않는다. 참고할 게 있으면 참고는 하지만, 되도록이면 작품 대본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이어 "원작을 좋게 보신 분들은 마리가 없던 설정이고, 기완이와 마리가 사랑에 빠진 걸 안 좋게 보신 분들도 있다. 나도 너무 이해된다. 7년 전에 (그 사랑 스토리에) 공감이 안 돼서 거절했으니까"라며 "한편으론 그런 생각은 든다. 부족한 나도 시간이 흘러서 진심으로 공감이 돼 다시 영화를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런 것처럼 영화가 한번 보고 버리는 종이컵은 아니니까, 만약 지금 재미없게 봤다고 공감이 안 되는 불호쪽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혹시 생각이 바뀌어서 이쁘게 봐주셨으면하는 바람이다. 근데도 안 바뀌시면 어쩔수 없다"며 웃었다.
"로기완이 호평보단 혹평이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아쉽진 않고 받아들인다. '이런 평도 있고, 저런 평도 있구나' 싶다. 내 손을 떠나서 어떻게 할 수가 없고, 아쉽진 않다"고 했다.
개인적인 만족도에 대해선 "수치화가 될 순 없지만 '참 잘했어요'는 아닌 거 같고, '잘했어요'라고 손목에 도장 정도는 찍어줄 수 있을 것 같다. 워작 애정하는 작품이라서 그런가 보다. 주관적으로 애정이 간다. 해외 올로케 촬영이 현실적으로 프로덕션 입장에서 쉬운 건 아니었다. 해외서 올로케를 하는데 다양한 문화권 인물도 나오고, 어려운 건 죄다 갖다 놨다. 그만큼 어려웠기 때문에 이걸 잘 끝 마쳤다는 의미에서 '잘했어요'를 해주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한편 '로기완'은 지난 1일 넷플릭스를 통해 190여 개국에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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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