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 7패' KT에 없는 것, '선두' 한화 7연승 비결이 됐다 [대전 현장]
입력 : 2024.03.3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대전=안호근 기자]
'1승 7패' KT에 없는 것, '선두' 한화 7연승 비결이 됐다 [대전 현장]
"연결이 안 된다. 그게 가장 답답하다."

이강철(58) KT 위즈 감독이 한숨을 내쉬었다. 좀처럼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타선에 대한 고민이 컸다. 8경기에서 1승 7패. 특히 한화 이글스와 치른 주말 3연전에선 장단 27안타를 날리고도 10득점에 그쳤다.

한화와 정반대 행보였다. 한화는 이틀간 18안타로 11점을 뽑아냈고 이날도 장단 18안타로 14점을 몰아쳤다.

한화는 3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서 14-3 대승을 거뒀다.

승부는 경기 초반 결정됐다. 2회말에만 노시환의 투런 홈런 포함 6안타를 몰아쳐 7점을 냈다. 한화의 달라진 타선 응집력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3회에도 요나단 페라자의 투런포를 비롯해 4안타로 4점을 더 냈다. 한화 선발 황준서가 5이닝을 단 1실점으로 막아냈다. 최근 한화의 기세를 생각하면 질 수 없는 경기였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왼쪽)이 31일 한화전에서 8회말 투수를 교체하기 위해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왼쪽)이 31일 한화전에서 8회말 투수를 교체하기 위해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한화와 KT의 상황이 극명히 대비되는 3연전이었다. 이강철 감독은 30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최근 부진 원인에 대해 짚으며 "연결이 안 돼서 그렇다. 그게 제일 문제"라며 "안타는 나오는데 나오는 사람한테만 나오고 있다. (안타가) 안 나오는 사람들하고도 연결이 되고 해야 하는데 그게 가장 답답하다. 안타를 10개 치고도 2점에 그쳤다"고 아쉬워했다.

3연전 내내 이러한 상황이 해결되지 않았다. 이날도 신인 황준서를 상대로 많은 기회를 잡았다. 1회는 삼자범퇴로 마무리됐으나 2회 무사 1,2루, 3회에도 1사 1,3루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기회 때마다 황준서에게 당했다. 2회엔 황재균과 조용호가 연속 삼진으로, 3회엔 멜 로하스 주니어가 2루수 뜬공, 강백호가 삼진으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반면 한화는 한 번 찾아온 기회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타순에 변화를 줬던 터라 더 뜻깊은 결과였다. 최원호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타순 변화를 가했다. 6연승을 달리던 팀에 굳이 변화를 줄 필요가 없었으나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결정이었다. 경기 전 최원호 감독은 "하주석은 개막한 뒤 거의 계속 뛰었다. 개막 시리즈 같은 경우는 긴장도도 올라가고 피로도도 높아질 수 있다"며 "또 (이)도윤이가 벤자민 선수한테 정타 비율도 높았다. 그런 부분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김)태연이도 벤자민 선수한테 좋았다"고 말했다.

김태연과 이도윤은 시즌 전 각각 외야와 내야에서 경쟁을 벌일 선수들로 꼽혔지만 개막 후 좋은 분위기를 타면서 출전 기회를 부여하기가 쉽지 않았다. 최 감독은 "경기를 하도 못 나가니까 이럴 때 한 번씩 나가야 된다"며 "현빈이는 1번으로 올리고 좌익수를 보는 타자를 하위 타선으로 배치하니까 조금 더 기용의 폭이 넓어진 것 같다"고 전했다.

한화 노시환이 2회말 홈런을 날리고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한화 노시환이 2회말 홈런을 날리고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말하는대로 됐다. 2회말 안치홍의 우전 안타로 시작한 한화는 김태연의 유격수 땅볼, 김태연의 루킹삼진으로 2사에 몰렸다. 주자는 한 명 뿐이었다. 그럼에도 한화의 2회 시작은 이때부터였다.

최재훈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고 이날 하주석을 대신해 최원호 감독의 선택을 받은 이도윤-문현빈-페라자-채은성까지 연속으로 벤자민을 두들겼다. 노시환이 방점을 찍었다. 전날까지 홈런 2개를 날리고도 타율 0.160(25타수 4안타)으로 아쉬움을 남겼던 노시환은 벤자민의 몸쪽 시속 140㎞ 커터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날렸다. 시즌 3번째 홈런.

3회에도 한화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선두 타자 김태연이 2루타로 출루한 뒤 다시 2사가 됐지만 이도윤의 2루타, 문현빈의 좌전 안타에 이어 이번엔 페라자가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시속 137㎞ 체인지업을 밀어쳐 시즌 4호 홈런을 터뜨렸다. 앞선 3개의 홈런이 모두 좌타석에서 나왔으나 우타석에서도 얼마든지 담장 밖으로 타구를 날릴 수 있다는 걸 입증한 대포였다.

한화 타선의 응집력이 극명하게 나타난 경기였다. 이후 7회에도 최재훈과 문현빈의 2루타, 경기 중반 투입된 최인호의 중전 안타까지 나오면 2점을 더 냈고 8회에도 2루타로 출루한 정은원을 임종찬이 우전 안타로 불러들이며 14번째 점수를 만들어냈다.

경기 후 최 감독은 "오늘은 누구 한명을 꼽을 수 없을 정도로 투타 모두가 완벽한 경기를 해줬다. 모든 선수들에게 고마운 마음"이라며 "타선은 정말 누구 한명 가리지 않고 활발한 공격으로 찬스를 만들고 해결해줬다. 선발 라인업은 물론 대주자 대타로 나간 모든 선수들이 높은 집중력을 보여준 덕에 경기 흐름을 주도할 수 있었다"고 남다른 '집중력'에 박수를 보냈다.

한화 선수들이 대량 득점에 성공한 뒤 밝은 미소를 짓고 있다.
한화 선수들이 대량 득점에 성공한 뒤 밝은 미소를 짓고 있다.



대전=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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