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습니다."
'오구 플레이 논란'으로 받은 징계를 마치고 돌아온 윤이나(21·하이트진로)가 녹슬지 않은 장타를 뽐냈다. 경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갤러리와 관계자들을 향해 90도로 허리를 숙인 윤이나는 기자회견에서는 눈시울까지 붉히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윤이나는 4일 제주도 서귀포시 테디밸리 골프&리조트(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언더파 70타를 기록, 공동 19위로 첫날 일정을 마쳤다.
윤이나는 2022년 드라이브 비거리 263.45야드로 이 부문 1위를 기록했다. 15개 대회에서 우승과 준우승, 3위를 한 차례씩 했고 톱10은 5차례 이뤄냈다. 호쾌한 장타로 많은 팬들을 불러 모았던 라이징 스타였다.
그러나 잘못된 선택 한 번이 그의 커리어에 씻지 못할 오명을 남겼다. 2022년 'DB그룹 제36회 한국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측으로 밀린 15번 홀 티샷 이후 러프에서 공을 찾아내 플레이를 했는데, 이 공이 자신의 것이 아니었고 이를 인지했음에도 경기를 진행한 것. 대회를 마친 윤이나는 이후 대회에 정상적으로 참가했고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올렸다.
그러나 이후 오구 플레이 사실을 자진 신고했고 한국여자오픈을 주관한 대한골프협회(KGA)는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윤이나에게 협회 주관 대회 출전 정지 3년 징계를 부과했다. KLPGA 또한 윤이나에게 3년간 KLPGA 주관 또는 주최 모든 대회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다.
이대로 징계가 진행됐다면 그는 2025년 9월까지 KLPGA가 주관 또는 주최하는 모든 대회(투어·시드전·선발전)에 나설 수 없었으나 지난해 9월 대한골프협회가 출전 정지 기간을 1년 6개월로 줄였고 KLPGA도 지난 1월 징계를 1년 6개월로 줄였다. 윤이나는 징계를 모두 마치고 이번 대회부터 다시 정상적으로 출전할 수 있었다.
KGA와 KLPGA의 결정엔 윤이나의 반성과 팬들의 탄원이 있었다. 윤이나가 50여 시간에 이른은 사회봉사활동을 이행하고 미국 마이너리그 골프투어 13개 대회에서 받은 상금 전액을 기부하는 등 반성의 기미를 보였다는 점과 윤이나의 구제를 호소하는 5000여건 이상의 탄원 등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 윤이나는 지난해 KLPGA 장타 1,2위 방신실(20·KB금융그룹), 황유민(21·롯데)과 한 조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티샷을 앞두고 윤이나는 갤러리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그의 팬들 또한 윤이나의 조심스러운 태도에 맞춰 열렬한 환호보다는 묵묵하게 응원을 펼쳤다.
윤이나는 2번 홀(파4)에서 티샷이 벙커 까다로운 위치에 빠졌고 가까스로 탈출에만 성공하는 바람에 보기를 기록했으나 이후 3타를 줄이며 2언더파 70타로 공동 19위에 마크됐다. 티샷 비거리는 262.74야드로 황유민을 넘어서는 장타를 뽐냈으나 정확도에선 아쉬움을 남겼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42.86%(6/14)로 절반 이상이 페어웨이를 벗어났고 페어웨이 안착시 비거리는 256.81야드로 큰 차이를 나타냈다.
KLPGT에 따르면 경기 후 윤이나는 다시 한 번 진심어린 사과를 전했다. 윤이나는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 오랜만에 선수들과 경기했는데 경기할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깨달을 수 있는 하루였다"며 "긴장이 많이 됐는데 저를 위해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 덕분에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뜨거운 눈물을 흘린 윤이나는 "저의 잘못으로 상처받은 선수분들, 그리고 팬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 다시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더 정직하고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복귀를 준비하며 도움을 준 인연들을 떠올렸다. 윤이나는 "정말 많은 분께서 도움을 주셨다. 가장 많이 생각에 남은 분들은 팬 분들이다 징계 동안 골프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는데, 그때마다 팬분들이 많은 힘이 돼주셨다.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긴 공백 기간에도 준수한 출발을 알렸다. 윤이나는 "중점을 두고 연습했던 것은 없었다. 전체적으로 실력이 많이 떨어져 있어서 모든 측면에서 경기력을 올릴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선수로 살아갈 수 있게 기회를 주셔서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해서 개인의 성과보다는 골프 발전을 위해 힘쓰는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장타 대결에선 가능성과 아쉬움을 동시에 남겼다. 황유민이 돋보였다. 티샷 253.86야드, 페어웨이 안착 기준으로는 251.44야드를 기록했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78.57%(11/14). 이를 바탕으로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잡아내며 5언더파 67타로 최가빈(7언더파 65타)에 이어 공동 2위에 올랐다. 단순 비거리만으로는 셋 중 윤이나가 가장 앞섰으나 실속은 황유민이 압도적이었다.
지난해 비거리 1위 방신실은 셋 중 가장 부진했다. 1번 홀(파4)에서 티샷이 카트길 왼쪽으로 넘어갔고 벌타를 받았고 이후 티샷은 우측으로 쏠리며 고난의 시작을 했다. 결국 트리플 보기를 범했고 이후 3개의 버디를 잡아냈지만 보기 3개를 기록하며 3오버파 75타, 공동 94위로 첫 라운드를 마쳤다.
티샷 비거리는 258.37야드로 상당했고 페어웨이 안착시의 기록은 258.59야드로 소폭 더 좋았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64.29%였는데 첫 홀 치명적인 티샷 실수가 너무도 뼈아팠다.
선두는 오전조에서 경기를 펼친 최가빈(21·삼천리)이 차지했다. 최가빈은 보기 없이 버디 7개를 낚으며 7언더파 65타로 단독 1위로 시작했다. 티샷 비거리도 255.14야드로 장타 삼총사에 못지 않은 비거리를 과시했다.
최가빈은 "연습할 때 감이 안 좋았는데 플레이 하면서 감을 되찾았다. 전체적으로 샷이나 퍼트가 안정적이었다"며 "오히려 버디 찬스가 2개 정도 더 있어서 아쉬움도 있지만, 노보기로 경기를 마쳐서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2021년 입회해 아직 우승이 없지만 올 시즌 해외에서 열린 2개 대회에서도 7위와 공동 23위를 기록한 데 이어 이번 대회 기분 좋게 시작했다. 최가빈은 "평소보다 퍼트 훈련을 더 많이 했다. 그리고 스스로를 믿으려고 하는 멘탈 훈련을 많이 했다"며 "2024시즌을 앞두고 열심히 훈련한 만큼 내 플레이를 믿고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를 보여드리겠다. 목표는 무엇보다 첫 우승"이라고 다짐했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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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나가 4일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 1라운드를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사진=KLPGT |
'오구 플레이 논란'으로 받은 징계를 마치고 돌아온 윤이나(21·하이트진로)가 녹슬지 않은 장타를 뽐냈다. 경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갤러리와 관계자들을 향해 90도로 허리를 숙인 윤이나는 기자회견에서는 눈시울까지 붉히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윤이나는 4일 제주도 서귀포시 테디밸리 골프&리조트(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언더파 70타를 기록, 공동 19위로 첫날 일정을 마쳤다.
윤이나는 2022년 드라이브 비거리 263.45야드로 이 부문 1위를 기록했다. 15개 대회에서 우승과 준우승, 3위를 한 차례씩 했고 톱10은 5차례 이뤄냈다. 호쾌한 장타로 많은 팬들을 불러 모았던 라이징 스타였다.
경기 시작을 앞두고 윤이나(왼쪽)가 갤러리들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KLPGT |
그러나 이후 오구 플레이 사실을 자진 신고했고 한국여자오픈을 주관한 대한골프협회(KGA)는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윤이나에게 협회 주관 대회 출전 정지 3년 징계를 부과했다. KLPGA 또한 윤이나에게 3년간 KLPGA 주관 또는 주최 모든 대회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다.
이대로 징계가 진행됐다면 그는 2025년 9월까지 KLPGA가 주관 또는 주최하는 모든 대회(투어·시드전·선발전)에 나설 수 없었으나 지난해 9월 대한골프협회가 출전 정지 기간을 1년 6개월로 줄였고 KLPGA도 지난 1월 징계를 1년 6개월로 줄였다. 윤이나는 징계를 모두 마치고 이번 대회부터 다시 정상적으로 출전할 수 있었다.
KGA와 KLPGA의 결정엔 윤이나의 반성과 팬들의 탄원이 있었다. 윤이나가 50여 시간에 이른은 사회봉사활동을 이행하고 미국 마이너리그 골프투어 13개 대회에서 받은 상금 전액을 기부하는 등 반성의 기미를 보였다는 점과 윤이나의 구제를 호소하는 5000여건 이상의 탄원 등이 있었기 때문이다.
드라이버 티샷을 날리고 있는 윤이나. /사진=KLPGT |
윤이나는 2번 홀(파4)에서 티샷이 벙커 까다로운 위치에 빠졌고 가까스로 탈출에만 성공하는 바람에 보기를 기록했으나 이후 3타를 줄이며 2언더파 70타로 공동 19위에 마크됐다. 티샷 비거리는 262.74야드로 황유민을 넘어서는 장타를 뽐냈으나 정확도에선 아쉬움을 남겼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42.86%(6/14)로 절반 이상이 페어웨이를 벗어났고 페어웨이 안착시 비거리는 256.81야드로 큰 차이를 나타냈다.
KLPGT에 따르면 경기 후 윤이나는 다시 한 번 진심어린 사과를 전했다. 윤이나는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 오랜만에 선수들과 경기했는데 경기할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깨달을 수 있는 하루였다"며 "긴장이 많이 됐는데 저를 위해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 덕분에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뜨거운 눈물을 흘린 윤이나는 "저의 잘못으로 상처받은 선수분들, 그리고 팬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 다시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더 정직하고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고 있는 윤이나. /사진=KLPGT |
긴 공백 기간에도 준수한 출발을 알렸다. 윤이나는 "중점을 두고 연습했던 것은 없었다. 전체적으로 실력이 많이 떨어져 있어서 모든 측면에서 경기력을 올릴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선수로 살아갈 수 있게 기회를 주셔서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해서 개인의 성과보다는 골프 발전을 위해 힘쓰는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장타 대결에선 가능성과 아쉬움을 동시에 남겼다. 황유민이 돋보였다. 티샷 253.86야드, 페어웨이 안착 기준으로는 251.44야드를 기록했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78.57%(11/14). 이를 바탕으로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잡아내며 5언더파 67타로 최가빈(7언더파 65타)에 이어 공동 2위에 올랐다. 단순 비거리만으로는 셋 중 윤이나가 가장 앞섰으나 실속은 황유민이 압도적이었다.
지난해 비거리 1위 방신실은 셋 중 가장 부진했다. 1번 홀(파4)에서 티샷이 카트길 왼쪽으로 넘어갔고 벌타를 받았고 이후 티샷은 우측으로 쏠리며 고난의 시작을 했다. 결국 트리플 보기를 범했고 이후 3개의 버디를 잡아냈지만 보기 3개를 기록하며 3오버파 75타, 공동 94위로 첫 라운드를 마쳤다.
1번 홀 티샷을 날린 황유민(오른쪽)과 이를 지켜보는 윤이나. /사진=KLPGT |
선두는 오전조에서 경기를 펼친 최가빈(21·삼천리)이 차지했다. 최가빈은 보기 없이 버디 7개를 낚으며 7언더파 65타로 단독 1위로 시작했다. 티샷 비거리도 255.14야드로 장타 삼총사에 못지 않은 비거리를 과시했다.
최가빈은 "연습할 때 감이 안 좋았는데 플레이 하면서 감을 되찾았다. 전체적으로 샷이나 퍼트가 안정적이었다"며 "오히려 버디 찬스가 2개 정도 더 있어서 아쉬움도 있지만, 노보기로 경기를 마쳐서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2021년 입회해 아직 우승이 없지만 올 시즌 해외에서 열린 2개 대회에서도 7위와 공동 23위를 기록한 데 이어 이번 대회 기분 좋게 시작했다. 최가빈은 "평소보다 퍼트 훈련을 더 많이 했다. 그리고 스스로를 믿으려고 하는 멘탈 훈련을 많이 했다"며 "2024시즌을 앞두고 열심히 훈련한 만큼 내 플레이를 믿고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를 보여드리겠다. 목표는 무엇보다 첫 우승"이라고 다짐했다.
1라운드 선두에 오른 최가빈이 티샷을 날리고 있다. /사진=KLPGT |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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