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천당과 지옥, 만점과 꼴찌. 대표팀 동료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바이에른 뮌헨은 6일 오후 10시 30분(한국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포이트 아레나에서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28라운드 FC 하이덴하임과 맞대결을 치러 2-3으로 역전패했다.
승점 추가에 실패한 뮌헨은 승점 60점(19승 3무 6패)으로 1위 바이어 04 레버쿠젠과 승점 차가 16점까지 벌어졌다. 이제 1위 추격이 아닌 3위 VfB 슈투트가르트(승점 57)의 추격을 뿌리치는 데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경기 종료 후 독일 유력지 '빌트'는 양 팀 선수들의 평점을 공개했다. 김민재는 홀로 최하점을 부여받는 굴욕을 당했다.
뮌헨은 4-2-3-1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해리 케인이 최전방에 자리했고 세르주 그나브리-자말 무시알라-토마스 뮐러가 공격 2선에 자리했다. 레온 고레츠카-콘라트 라이머가 중원을 채웠고 알폰소 데이비스-김민재-다요 우파메카노-요주아 키미히가 포백을 꾸렸다. 골문은 스벤 울라이히가 지켰다.
뮌헨은 어렵지 않게 경기를 주도했다. 상대가 승격팀인 만큼 노련함을 앞세워 공격을 주도했다. 선제골도 맛봤다. 전반 38분 뮐러가 그나브리에게 전달한 공을 그나브리가 다시 케인에게 넘겨줬고 케인은 그대로 오른발 슈팅을 때려 골망을 흔들었다.
뮌헨은 곧이어 한 골 더 추가했다. 전반 45분 왼쪽 측면에서 데이비스가 올린 크로스를 그나브리가 헤더로 연결, 2-0 스코어를 만들었다. 전반전은 뮌헨의 2-0 리드로 종료됐다.
후반전도 무난한 뮌헨의 리드가 예상됐다. 그러나 충격적인 45분이 이어졌다.
후반 5분 골키퍼 케빈 뮐러가 전방으로 길게 패스했고 이를 김민재가 전진해 공중볼 경합을 붙었다. 공이 뒤로 흘렀고 김민재의 뒷공간이 노출됐다. 우파메카노가 이 공간을 커버하는 데 실패, 공격수를 전혀 잡아내지 못하면서 케빈 세사가 빠르게 슈팅, 골망을 갈랐다. 스코어 2-1.
다시 집중해야 하는 실점 직후 상황, 뮌헨은 집중력을 내려놓았고 1분 만에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후반 6분 왼쪽 측면에서 길게 올린 얼리 크로스를 팀 클라인디엔스트가 슈팅으로 연결, 2-2 스코어를 만들었다.
하이덴하임은 내친김에 역전골까지 기록했다. 후반 34분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전달받은 마빈 피어링거가 반대편에서 쇄도하는 클라인디엔스트에게 패스했다. 클라인디엔스트는 낮고 빠른 슈팅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후에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뮌헨은 공격 상황에서 실수를 반복하며 2-3으로 경기에서 패배했다.
충격적인 패배다. 전반전에만 2골을 넣고 기세를 완전히 가져갔던 뮌헨은 후반전 팀 전체가 무너져 내리면서 쓰라린 역전패를 맛봤다.
수비진만 문제를 만든 것이 아니다. 이미 골을 맛본 케인은 추가 골이 필요하던 상황에서 골키퍼 정면으로 슛을 쐈고 뒤이어 맞이한 찬스에서는 크로스바를 넘겨버렸다. 후반 추가시간 값진 공격 기회에서 공을 잡은 키미히는 어처구니없는 크로스로 동료 대신 관중석으로 공을 날렸다.
리그 10경기 연속 실점을 허용한 뮌헨은 이번 시즌 6패째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전체 34경기 중 딱 5경기 패했던 것에 비해 너무 많은 패배다. 뮌헨은 이제 1위 레버쿠젠 추격이 아닌 3위 슈투트가르트의 추격을 뿌리치는 데 집중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경기 종료 후 빌트는 양 팀 선수들의 평점을 공개했다. 충격적인 평가다. 하이덴하임 전원이 1~2점의 높은 평가를 받은 반면 뮌헨은 그나브리(3점)을 제외하곤 모두 4~6점이었다.
독일 매체는 일반적으로 선수 평점을 1~6 사이로 부여한다. 1점에 가까울수록 높은 점수다.
선제골의 주인공 케인은 4점, 김민재의 파트너로 나선 우파메커노는 5점을 받았다.
홀로 6점을 받은 선수가 있었으니 김민재다. 6점은 최하점 중의 최하점으로 웬만해선 구경하기 힘든 평점이다. 5경기 만에 선발로 복귀한 김민재지만, 실점 상황에 모두 관여했다는 게 현지 평가다.
김민재는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90%(89/99)의 패스 성공률, 파이널 써드 지역 공 투입 8회, 태클 성공 3회, 차단 3회, 클리어링 6회, 볼 경합 승리 11회를 기록했지만, 팀 전체가 흔들린 탓에 상대의 모든 공격을 홀로 막아내기란 쉽지 않았다.
낙제점, 그중에서도 최하점을 홀로 받은 김민재는 주중 치러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아스날과 경기에서 다시 벤치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다.
김민재가 '지옥'을 맛보는 사이 대표팀 동료 이재성은 '천국' 문을 두드렸다.
1. FSV 마인츠 05는 뮌헨이 하이덴하임을 상대하는 동안 독일 마인츠의 메바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28라운드 SV 다름슈타트와 맞대결을 펼쳐 4-0 대승을 거뒀다.
승점 3점이 급했던 '강등권' 마인츠는 승점 23점(4승 11무 13패)을 만들었다. 강등권에 위치한 쾰른(17위), 다름슈타트(18위)가 모두 승점 획득에 실패하면서 우선 숨통이 트인 마인츠다.
이 경기 이재성선발로 출전한 이재성은 경기 최고의 선수로 활약했다.
마인츠의 선제골은 전반 32분 나왔다. 오른쪽에서 올라온 프리킥을 박스 안에 있던 이재성이 머리로 받아 떨궜고 이를 안드레아스 한체 올센이 밀어 넣었다.
전반전을 1-0으로 리드한 채 마친 마인츠는 후반전 공격에 더 집중했다. 후반 15분 브라얀 그루다의 골로 2-0 격차를 벌렸다.
전반전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이미 공격 포인트를 추가한 이재성은 쉽게 만족하지 않았다. 후반 35분 오른쪽 측면에서 날아온 크로스를 이재성이 달려들며 슈팅으로 연결,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이재성은 멈추지 않았다. 후반 39분 톰 크라우스가 전방에서 버틴 뒤 이재성에게 공을 내줬고 이재성은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4-0 스코어를 만들었다. 경기는 마인츠의 4-0 승리로 마무리됐다.
이 경기 풀타임을 소화한 이재성은 2골과 1도움 이외에도 패스 성공률 82%(28/34), 기회창출 2회, 상대 박스 내 터치 4회, 파이널 써드 지역 공 투입 4회를 올리면서 팀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경기 종료 후 빌트는 양 팀 선수들의 평점을 공개했다. 이재성은 양 팀 선수들을 통틀어 유일하게 '만점' 1점을 부여받았다. 이 경기의 주인공이자 최고의 선수라는 평가다.
같은 시간 벌어진 경기에서 정반대의 평가를 받은 김민재와 이재성이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