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얼굴' 김민재, 무사히 런던 땅 밟았다...아스날 원정 동행→조끼 입고 첫 훈련
입력 : 2024.04.0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고성환 기자] 김민재(28, 바이에른 뮌헨)가 무사히 런던 땅을 밟았다.

바이에른 뮌헨은 오는 10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1차전에서 아스날과 맞붙는다. 

지난 2017년 이후 약 7년 만에 다시 만난 두 팀이다. 그동안은 바이에른 뮌헨이 강한 면모를 모였다. 바이에른 뮌헨은 2016-2017 UCL 16강에서 1, 2차전 모두 5-1로 승리했고, 2015-2016시즌 UCL 조별리그 4차전에서도 5-1 대승을 거뒀다.

다만 이번엔 쉽게 바이에른 뮌헨의 승리를 점칠 수 없다. 아스날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1위를 질주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바이에른 뮌헨은 토마스 투헬 감독 밑에서 흔들리며 분데스리가 12연패가 사실상 좌절된 상황이다. 정반대 분위기인 상황.

UCL에 모든 걸 걸어야 하는 바이에른 뮌헨은 아스날 원정을 떠나는 23인 명단을 발표했다. 부상자들은 대부분 돌아왔다. 수문장 마누엘 노이어를 비롯해 킹슬리 코망, 리로이 사네,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 누사르 마즈라위 모두 원정 명단에 포함됐다. 

김민재도 이들과 함께 런던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바이에른 뮌헨은 구단 소셜 미디어를 통해 런던으로 이동하는 선수단이 구단 버스에 탑승하는 영상, 공항에서 인사하는 영상을 게시했다. 정장을 입고 나타난 토마스 투헬 감독은 영상을 촬영하는 구단 관계자와 주먹 인사를 나누며 밝게 웃었다.

김민재도 카메라맨과 주먹을 부딪친 뒤 공항으로 들어갔다. 다만 얼굴은 다소 굳은 표정이었다. 입가에 미소를 띤 마테이스 더 리흐트나 해리 케인 등 동료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바이에른 뮌헨 선수단은 비행을 마치고 런던에 도착했다. 구단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에릭 다이어와 더 리흐트가 사이 좋게 먼저 런던 땅을 밟았고, 잠시 후 토마스 뮐러와 김민재, 레온 고레츠카가 내려왔다. 이들은 곧바로 런던에서 첫 훈련까지 소화하며 아스날전 대비에 나섰다. 김민재도 조끼를 입고 훈련장에 나타난 모습이었다.

김민재의 얼굴이 밝지 못할 법하다. 그는 지난 하이덴하임전에서 오랜만에 선발 출전했지만, 3실점에 관여하며 큰 혹평을 받았기 때문. 바이에른 뮌헨 이적 후 최악의 경기였다.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 6일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포이트 아레나에서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28라운드 FC 하이덴하임과 맞대결을 치러 2-3으로 역전패했다.

김민재는 약 두 달 만에 다요 우파메카노와 중앙 수비 듀오를 꾸리며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5경기 만의 선발 출전이었다. 그는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휴식 없이 출전하며 '혹사 논란'까지 불거졌지만, 최근엔 다이어와 더 리흐트에게 밀려 벤치를 지켰다. 

이번 경기가 김민재에겐 주전 자리를 되찾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던 셈. 출발은 좋았다. 바이에른 뮌헨은 승격팀 하이덴하임을 상대로 전반에만 두 골을 넣으며 경기를 쉽게 풀어나갔다. 해리 케인과 세르주 그나브리가 한 골씩 넣었다.

후반전 악몽이 시작됐다. 바이에른 뮌헨은 후반 5분과 6분, 34분 연달아 실점하며 충격적인 역전패를 허용했다. 수비 집중력이 무너진 것은 물론이고 공격에서도 허망한 실수를 저지르며 와르르 무너졌다.

김민재에게도 최악의 날이었다. 절치부심으로 각오했을 김민재지만, 그는 3실점에 모두 관여하며 고개를 떨궜다. 첫 실점 장면에선 과감하게 뛰쳐나갔으나 헤더 경합에서 승리하지 못했고, 동점골 장면에서도 박스 안으로 절묘하게 침투하는 팀 클라인디엔스트를 놓쳤다. 역전골을 허용할 때도 애매하게 전진했다가 상대 공격수에게 공간을 허용하고 말았다. 

경기 후 악평이 쏟아졌다. '빌트'와 '키커', 'TZ', '아벤트 차이퉁' 등 많은 독일 매체들이 김민재에게 평점 6점을 줬다. 독일은 보통 1점~5점으로 평점을 매기며 높은 점수일수록 부진했다는 뜻이다. 6점을 매겼다는 건 그만큼 이례적인 비판을 의미한다.

키커는 "이제 김민재는 자신감이 부족한 건지 클래스가 부족한 건지 의문이 제기된다"라며 "우파메카노와 김민재는 그들이 왜 더 이상 투헬 감독이 선호하는 듀오가 아닌지 보여줬다. 우파메카노의 실수는 새롭지 않지만, 김민재는 상황을 완전히 잘못 읽어 클라인디엔스트를 놓쳤다. 마지막 실점 장면에서도 틀렸다"라고 꼬집었다.

TZ도 "김민재는 두 골을 내줬을 때 표정이 좋지 않았다. 기억에 남는 건 공중볼 경합에서 패한 것과 클리인디엔스트와 피에링거에게 공간을 너무 많이 내줬다는 것"이라고 비판했고, 아벤트 차이퉁 역시 "김민재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진지하고 깔끔하게 플레이했고, 위험 없이 모든 패스를 보냈다. 그러나 동점골 장면에서 너무 수동적이었고, 존재감이 없었다. 첫 실점 장면에서도 좋지 못했다"라고 평가했다.

자기 진가를 증명하는 데 실패한 김민재. 특유의 과감하고 적극적인 전진 수비가 바이에른 뮌헨에선 독이 되고 있는 모양새다. 자연스레 '별들의 전쟁' UCL 무대를 놓칠 가능성도 커졌다. 그가 고개를 떨구면서 다이어와 더 리흐트가 주전 경쟁에서 더욱더 앞서 나가게 됐다.

아스날전 출전도 사실상 어렵다. 'FCB 인사이드'는 아스날을 앞두고 "우파메카노와 김민재는 혼돈을 일으킨다. 가까운 미래를 내다본 바이에른은 중요한 아스날전을 앞두고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며 "첫 번째 조치는 더 리흐트와 다이어 센터백 듀오 복귀여야 한다. 둘은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설득력이 없었을지 모르겠지만, 그 이전 경기에서는 우파메카노-김민재의 어수선한 조합보다 훨씬 더 많은 보안을 제공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만큼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를 믿을 수 없다는 얘기였다. 매체는 "하이덴하임전 경기력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둘 다 작년에 2부리그에서 뛰고 있던 팀 공격수들에게 압도당했다. UCL에 대해서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라며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는 아스날을 상대로 절대로 뛰어선 안 된다! 바라건대 투헬 감독은 단지 아스날 원정을 위해 하이덴하임전에서 더 리흐트와 다이어를 쉬게 하길 원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일 '키커'도 같은 이야기를 내놨다. 매체는 "투헬 감독은 아스날과 8강 1차전 결과를 더 리흐트와 다이어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다"라며 "중앙 수비에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파메카노와 김민재는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오히려 너무 많이 실수했다.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 한 휴식을 취한 다이어와 더 리흐트에게 우선권이 주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바이에른 뮌헨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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