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이건 리그 경기와 다르다."
바이에른 뮌헨은 오는 10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아스날과 맞대결을 펼친다.
뮌헨은 16강에서 SS 라치오를, 아스날은 FC 포르투를 각각 제압하고 8강에 진출했다.
이번 시즌 뮌헨에 남은 마지막 우승 기회다. 뮌헨은 DFL-슈퍼컵에서 RB 라이프치히에 0-3으로 대패하더니 DFB-포칼에선 3부 리그 클럽 1. FC 자르브뤼켄에 1-2로 패해 탈락했다.
지난 11시즌 연속 우승을 차지했던 리그에서도 흔들렸다. 뮌헨은 지난 6일 '승격팀' FC 하이덴하임을 상대로 분데스리가 28라운드 맞대결을 펼쳤다. 뮌헨은 전반전 2-0으로 앞서 나갔지만, 후반 집중력 문제를 보이면서 2-3으로 역전패했다.
승점 추가에 실패한 뮌헨은 승점 60점(19승 3무 6패)으로 1위 바이어 04 레버쿠젠과 승점 차가 16점까지 벌어졌다. 덕분에 레버쿠젠은 다음 베르더 브레멘과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리그 우승을 확정 짓게 된다.
이미 1위 추격은 실패한 뮌헨이다. 이제 3위 VfB 슈투트가르트(승점 60점 동점)의 추격을 뿌리치는 데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리그 준우승도 장담하지 못한다.
이제 뮌헨이 이번 시즌 도전할 수 있는 트로피는 단 하나, 챔피언스리그다.
이번 아스날전은 분위기가 좋지 못한 뮌헨이 반등할 수 있는 기회이자 토마스 투헬 감독의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독일 다수 언론은 8일 "뮌헨 수뇌부는 최악의 경우 투헬의 시즌 도중 경질도 고려 중"이라고 알렸다. 이미 시즌 종료와 함께 투헬 감독과 이별할 것을 결정한 뮌헨이지만, 도저히 두고 볼 수 없는 연속된 졸전에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낸 모양이다.
독일 '바바리안 풋볼'은 8일 "뮌헨은 챔피언스리그에서 아스날을 상대로 좋은 상황을 만들지 못할 경우 투헬 감독 대신 지휘봉을 맡길 옵션을 찾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러 보도에 따르면 아스날전은 투헬 감독에게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 만약 상황이 돌이킬 수 없게 되고 투헬이 즉시 경질된다면 클럽 내부에선 미로슬라프 클로제가 임시 감독직을 맡고 헤르만 게를란트가 수석 코치로 부임하는 것에 대한 아이디어가 나왔다"라고 전했다.
경기를 앞두고 투헬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독일 '키커'에 따르면 투헬 뮌헨 감독은 "아스날은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팀이다. 그들은 최고의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높은 에너지를 매 경기 보여준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아스날과 경기는 우리에게 큰 시험이 될 것이다. 그들은 매우 균일한 경기력, 높은 에너지레벨을 가진 경기를 보여준다. 그들은 이렇게 좋은 경기력을 두 시즌째 보여주고 있으며 미켈 아르테타 감독 아래서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아르테타의 영향력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투헬 감독은 "우린 최고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렇게 한다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우린 컵, 리그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라면서도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정말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우린 최소한의 목표를 달성했다. 이제부터 운과 컨디션, 두 행운이 따라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투헬 감독은 아스날에 비해 뮌헨이 유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챔피언스리그에서 더 많은 경험을 가졌다. 유럽 무대에서는 프리미어리그와 다른 축구가 펼쳐지며 우린 이를 이용해야 한다. 리그 경기가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린 최근 리그 두 경기(도르트문트전 0-2 패배, 하이덴하임전 2-3 패배)에 비해 두 배 이상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프리미어리그 1위에 올라 있는 아스날은 이번 시즌 최고의 공수 밸런스를 보여주고 있다. 7일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을 상대로 3-0 완승을 거둔 아스날은 리그에서만 75번째 골을 기록했다.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화력이다. 2위 리버풀과 3위 맨시티가 각각 72골, 71골을 기록하고 있지만, 아스날의 득점력엔 못 미친다.
공격만 강한 것이 아니다. 아스날은 이번 경기에서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31경기를 치르는 동안 24실점만 허용했다. 리버풀은 30골, 맨시티는 31골을 실점했다.
투헬 감독이 아스날을 상대로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지 지켜보자.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