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LG 트윈스와의 시즌 첫 '잠실 라이벌전'에서 역전패했다.
명품 투수전에서, 결과론이지만 투수 교체가 실패였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LG와 시즌 첫 맞대결을 앞두고 "작년에 루징이 많았다. 올해는 다른 전적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첫 판을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다.
지난해 두산은 LG에 5승 11패로 열세였다. 이승엽 감독은 부임 첫 해 '한지붕 두가족'의 '잠실 라이벌전' 성적표가 신통치 않았다. LG가 1위, 두산이 5위를 했기에 전력 차는 있었지만, 맞대결에서 '-6승'을 받아쥐었다.
이승엽 감독은 12일 잠실구장에서 LG와 시즌 1차전 맞대결을 앞두고 “사실 나머지 9개 구단도 다 라이벌 구단인데, 특별히 LG는 서울에서 같은 경기장을 사용하기 때문에 팬들도 굉장히 몰입도 높게 응원 해주시고, 관심도가 높다 보니까 저희도 항상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저희가 루징이 많았다. 이번 시즌에 분위기를 바꿔서 첫 3연전 중에서도 첫 경기는 굉장히 중요하다. 첫 게임이기 때문에 오늘 좋은 경기를 해서 지난해와는 조금 다른 상대 전적을 가져 오기 위해서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보였다.
지난해 ‘잠실 라이벌전’에서 두산은 두산답지 않게 수비 약점을 많이 노출했다. 수비력을 묻는 질문에 이 감독은 “지금 1루와 2루 쪽에서 수비가 좀 실수가 나오는 것 같은데, 이제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LG가 워낙 빠른 야구를 하기 때문에 우리가 급해지면 사실 실수가 더 나오는 것 같다. 아웃카운트 하나씩 차분하게, 캠프 때부터 연습한 대로 한다면 별 문제가 없을 것 같다. 아무래도 빠른 선수들이 많다 보니까 수비수들이 좀 급해지는 경향이 있었던 것 같다. 급해지지 않고 그냥 편안하게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선수들의 컨디션도 지금 나쁘지 않기 때문에 좋은 경기 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발 투수 LG 켈리와 두산 곽빈의 명품 투수전이 펼쳐졌다. 두산은 3회 볼넷과 포일, 희생번트와 희생플라이로 1점을 얻는 고급 야구를 선보였다. 1-0으로 앞선 7회가 승부처였다. 그리고 투수 교체가 희비를 갈랐다.
곽빈은 6회까지 1피안타 1볼넷 1사구로 팀 타율 3할 LG 타선을 압도했다. 7회 1사 후 문보경에게 이날 2번째 안타를 허용했다. 오지환과 승부, 풀카운트에서 던진 회심의 커브(118km)가 볼이 되면서 볼넷으로 내보냈다. 1사 1,2루에서 박동원 상대로 153km 직구를 2개 연속 던지며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풀카운트에서 커브(119km)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2사 1,2루가 됐다. 투구 수는 108개. 다음 타자는 좌타자 문성주. 앞서 곽빈 상대로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이승엽 감독은 곽빈을 내리고, 좌완 이병헌을 구원 투수로 올렸다. 108개나 되는 곽빈의 투구 수, 이날 문성주와 맞대결 결과, 좌타자-좌투수 매치업 등 여러가지를 고려한 결정이었다.
리드한 상황에서 선발 투수가 자신이 내보낸 주자를 남겨두고 내려오는 것이 아쉽겠지만, 교체 결정을 내렸다. 이병헌이 잘 막았더라면 두산 덕아웃의 모두가 웃을 수 있었겠지만, 이병헌은 문성주에게 동점 적시타, 대타 구본혁에게 역전 적시타까지 연이어 허용했다. 승리 투수 요건을 채웠던 곽빈은 오히려 패전 투수가 됐다. 이승엽 감독은 투수 교체가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을 것이다. 하필 잠실 라이벌전, 3연전 첫 경기, 팽팽한 투수전에서 역전패로 끝나면서 아쉬움은 더 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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