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전주, 고성환 기자] 전북 현대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첫 승을 신고했다.
전북은 13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4 7라운드에서 광주를 2-1로 꺾으며 광주 상대 홈 10연승을 질주했다.
7경기 만에 거둔 승리였다. 전북은 지난 2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에서 포항을 꺾긴 했으나 K리그에서는 3무 3패에 그치고 있었다. 단 페트레스쿠 감독도 지난 제주전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놨다.
휘청이던 전북은 안방에서 광주를 잡아내며 드디어 포효했다. 승점 6점으로 9위까지 점프하며 탈꼴찌에도 성공했다. 동시에 광주 상대 전주성 10연승을 질주하며 기분 좋은 기록을 이어갔다.
반대로 광주는 충격적인 5연패에 빠지며 승점 6점으로 8위에 머물렀다. 골키퍼 이준의 두 차례 치명적인 실수가 패배로 직결됐다. 그는 퇴장 징계로 나서지 못한 주전 수문장 김경민 대신 출전했지만,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홈팀 전북은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송민규-티아고, 전병관-이수빈-맹성웅-이영재, 이재익-박진섭-정태욱-김태환, 정민기가 선발 출격했다.
원정팀 광주도 4-4-2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이희균-빅톨, 문민서-정호연-박태준-가브리엘, 이민기-김승우-조성권-두현석, 이준이 먼저 경기장에 나섰다.
광주가 초반부터 전북을 거세게 압박했다. 수비 라인을 높이 끌어 올리며 전북의 후방 빌드업을 방해했다. '몇 연패를 하더라도 골을 넣는 축구'를 선언했던 이정효 감독의 말대로였다. 전반 16분엔 이희균이 직접 공을 몰고 전진한 뒤 중거리 슈팅을 날렸으나 힘이 실리지 않으면서 골키퍼에게 쉽게 잡혔다.
전북이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17분 프리킥 공격에서 골키퍼 이준이 공을 멀리 쳐내지 못했다. 이를 이수빈이 슈팅으로 연결했고, 공은 이재익 발끝에 맞고 굴절된 뒤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재익의 전북 데뷔골이자 올 시즌 전북의 1호 선제 득점이었다.
전북이 달아나지 못했다. 전반 19분 티아고가 전방에서 공을 뺏어내면서 역습에 나섰다. 이후 송민규가 침착하게 내준 공을 이영재가 결정적인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공은 골대 옆으로 살짝 빗나갔다.
이후로도 전북의 흐름이 계속됐다. 광주는 공을 소유하며 동점골을 노렸지만, 오히려 전북의 날카로운 역습에 휘청였다. 전반 31분엔 좋은 전개 끝에 이영재가 다시 한번 박스 안에서 슈팅했으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전북이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 33분 송민규가 수비 사이에서 등지고 버텨낸 뒤 우측 공간으로 패스를 뿌렸다. 김태환이 속도를 살려 그대로 몰고 올라간 뒤 정확한 컷백 패스를 건넸다. 티아고가 넘어지면서 발을 갖다 댔지만, 빗맞으며 벗어났다. 전반 35분 송민규의 정면 슈팅은 골대 위로 넘어갔다.
광주가 오랜만에 반격했다. 전반 37분 정호연이 박스 안으로 좋은 전진 패스를 찔러넣었다. 문민서가 주춤주춤한 뒤 슈팅을 날렸으나 수비에 맞고 코너킥으로 이어졌다. 전반 44분 이희균의 과감한 중거리 슈팅도 높이 뜨고 말았다.
이정효 감독이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카드를 활용했다. 조성권과 문민서를 빼고 박한빈과 정지용을 투입했다.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나 스리백의 한 축으로 뛰었던 박한빈이 포백 중앙 수비수로 배치됐다.
좀처럼 추가골이 나오지 않았다. 후반 8분 프리킥 기회에서 나온 티아고의 헤더는 수비에 막혔고, 이어진 정태욱과 이영재의 슈팅 모두 빗맞았다.
답답함을 느낀 광주가 추가 교체를 진행했다. 이정효 감독은 후반 17분 이희균, 빅톨을 불러들이고 이건희와 최경록을 넣었다. 전북도 후반 21분 전병관 대신 부상에서 돌아온 안현범을 투입했다. 잠시 후엔 보아텡과 비니시우스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골대가 광주의 동점골을 가로막았다. 후반 28분 깔끔한 전개 후에 최경록이 박스 안에서 원투패스를 주고받으며 결정적인 슈팅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최경록의 오른발 슈팅은 크로스바를 때리고 튀어나왔다.
광주가 동점골을 위해 몰아붙였지만, 좀처럼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후반 33분 이민기가 전북 수비의 실수를 틈 타 박스 안에서 슈팅을 날렸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후반 37분 최경록의 슈팅은 안현범의 육탄 방어에 막혔다.
광주가 기어코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38분 정호연이 왼발로 감아올린 크로스가 전북 수비를 지나 그대로 골문 안으로 향했다. 정민기가 몸을 날려 가까스로 쳐냈지만, 이건희가 다시 차 넣으며 1-1을 만들었다.
전북이 극장골을 터트렸다. 후반 추가시간 이준이 박스 안에서 상대 압박을 벗겨내고 패스하려다가 치명적인 패스 실수를 저질렀다. 흐른 공을 따낸 송민규는 침착한 슈팅으로 골망을 가른 뒤 웃통을 벗고 포효했다. 광주는 후반 추가시간 9분 절호의 동점골 기회를 잡았지만, 정민기의 선방과 한 끗 차로 빗나가는 슈팅에 고개를 떨궜다. 결국 경기는 전북의 짜릿한 2-1 승리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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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