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기대보다 아쉬운 초반 성적에도 팀원들의 믿음은 굳건했다.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12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의 이정후는 놀라운 콘택트 기술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능력이 얼마나 가치가 있을까"라며 메이저리그에 적응 중인 이정후를 조명했다.
12일 경기까지 이정후는 타율 0.255(47타수 12안타), 1홈런 4타점 4득점, 출루율 0.315, 장타율 0.340으로 몸값과 기대치보단 다소 저조한 활약을 펼쳤다. 미국 야구 통계 매체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으로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0.1로 샌프란시스코 타자 중 공동 5위를 기록했고 수비에서 WAR을 올렸다는 느낌이 강했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함께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적은 리드오프 득점(4점)을 기록한 팀이었고, 샌프란시스코의 1번 타자는 이정후였다.
디 애슬레틱은 "이정후는 (홈런 등으로) 혼자서 경기를 결정지을 수 있는 타자가 아니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정후는 아직 도루를 시도하지 않았고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그가 주루에서 조금 더 공격적인 태도를 갖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팀 동료들의 생각은 달랐다. 결과와 상관없이 보여준 타구의 질, 경기에 임하는 태도 등으로 인해 이미 신뢰받고 있었다. 외야수 마이크 야스트렘스키는 "이정후는 계속해서 강한 타구를 날린다. 이정후가 이정후 하고 있다. 사람들은 타구의 결과 때문에 그걸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정후가 꾸준하게 타구를 보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사람들은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 찬사를 보냈다.
포수 패트릭 베일리 역시 "눈에 띄는 건 이정후의 타석에서의 자질이다. 이정후 같은 타자에게 공을 던질 때 멍청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는 그냥 그가 공을 치길 바랄 것이다. 스트라이크 존 중심을 벗어나는 공은 파울로 만들고 투수가 던지는 공을 일일이 세볼 것이기 때문에 이정후를 삼진으로 잡을 순 없다. 구속이 높든 회전수가 높든 누구든 그는 배럴 타구를 생산할 방법을 찾는다"고 극찬했다.
실제로 이정후는 12일 경기까지 73번의 스윙 중 헛스윙은 5번뿐이었다. 스트라이크 존 정중앙에 오는 공에 대한 스윙률은 38.1%로 리그 평균인 76.1%에 거의 절반 수준이다. 또한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이정후는 스트라이크 존에서 많이 벗어난 공에 딱 5번의 스윙을 했다. 그중 하나는 상황에 맞게 휘둘러 희생플라이라는 결과를 낳은 타구였다.
디 애슬레틱은 "정말 인상적인 부분은 이정후는 스트라이크 존 안에 들어온 공에 헛스윙한 것이 시즌 동안 단 한 번뿐이라는 점이다. 지난 3일 LA 다저스 투수 라이언 브레이저가 2스트라이크 0볼에서 스트라이크 존 상단에 싱커를 던졌는데 이 공의 위치는 스트라이크라 불리기엔 너무 라인에 걸쳤다"고 설명했다.
이정후가 계속해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매체와 동료들이 현재의 아쉬운 성적에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 이유가 됐다. 이정후는 최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홈 경기에서 정면으로 마주 쬐는 햇빛 탓에 공을 잡지 못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또한 리드오프임에도 도루가 없어 샌프란시스코가 10일 경기까지 메이저리그에서 유일하게 도루가 없는 팀이 되는 데 일조했다. 디 애슬레틱은 "이정후가 키움 히어로즈에서 데뷔했을 때는 겨우 만 18세였다. 히어로즈는 돔구장이 홈이었고, 대부분의 KBO리그 구장에서 타자는 남쪽을 바라본다. 거의 모든 메이저리그 구장에서 타자가 북쪽과 동쪽을 보는 것과 다르다. 말 그대로 방향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옹호했다.
또한 너무 잡아당겨 친 땅볼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자, 10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는 카일 피네건의 시속 97마일(약 156.1㎞)의 직구를 밀어 쳐 안타로 만들어냈다. 이에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이정후는 방망이를 공에 오래 머무르게 할 수 있다. 조정을 할 수 있는 타자고 야구를 이해하는 타자다. 어떤 리그에서 뛰든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상황에 맞는 타격이 무엇인지 매우 잘 알고 있다"고 칭찬했다.
13일 탬파베이 레이스 원정에서는 곧장 메이저리그 첫 도루에 성공하고 발로 득점을 창출해 '뛰지 않는 리드오프'라는 우려를 말끔히 씻었다. 이 모든 과정과 결과는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2주 동안의 통계로 나온 것이라 크게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12일 경기까지 이정후는 73차례 스윙을 했다. 그는 단 5번의 헛스윙을 했고 그중 하나는 파울 팁 타구였다.
디 애슬레틱은 "이것이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와 6년 총액 1억 1300만 달러(약 1565억 원)에 계약하고 그의 KBO 구단(키움 히어로즈)에 1825만 달러(약 253억 원)를 약속한 이유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의 초자연적인 콘택트 기술을 좋아했다. 또한 스트라이크 존에서의 인내심을 좋아했고 단순히 인플레이 타구가 아니라 확실하게 정타를 때리려 하는 그의 콘택트 능력을 좋아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스윙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지켜보는 과정은 메이저리그 공에 대한 데이터를 쌓는 것으로 봤다. 디 애슬레틱은 "이정후는 헛스윙을 하지 않기 위해 존에서의 그의 평균 타구 속도는 시속 92.3마일(약 148.5㎞)이었고 이는 상위 16%다. 세계 최고 수준의 공을 상대로 최고의 스윙을 하고 있다. 확실히 선명한 콘택트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인지 능력이 있는 타자는 성공적인 결과를 내는 데 몇 달이 필요하지 않다. 따라서 이정후가 콘택트 기술과 타석에서의 태도로 메이저리그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타자로 평가하는 건 시기상조가 아니다"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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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AFPBBNews=뉴스1 |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12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의 이정후는 놀라운 콘택트 기술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능력이 얼마나 가치가 있을까"라며 메이저리그에 적응 중인 이정후를 조명했다.
12일 경기까지 이정후는 타율 0.255(47타수 12안타), 1홈런 4타점 4득점, 출루율 0.315, 장타율 0.340으로 몸값과 기대치보단 다소 저조한 활약을 펼쳤다. 미국 야구 통계 매체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으로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0.1로 샌프란시스코 타자 중 공동 5위를 기록했고 수비에서 WAR을 올렸다는 느낌이 강했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함께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적은 리드오프 득점(4점)을 기록한 팀이었고, 샌프란시스코의 1번 타자는 이정후였다.
디 애슬레틱은 "이정후는 (홈런 등으로) 혼자서 경기를 결정지을 수 있는 타자가 아니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정후는 아직 도루를 시도하지 않았고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그가 주루에서 조금 더 공격적인 태도를 갖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팀 동료들의 생각은 달랐다. 결과와 상관없이 보여준 타구의 질, 경기에 임하는 태도 등으로 인해 이미 신뢰받고 있었다. 외야수 마이크 야스트렘스키는 "이정후는 계속해서 강한 타구를 날린다. 이정후가 이정후 하고 있다. 사람들은 타구의 결과 때문에 그걸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정후가 꾸준하게 타구를 보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사람들은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 찬사를 보냈다.
포수 패트릭 베일리 역시 "눈에 띄는 건 이정후의 타석에서의 자질이다. 이정후 같은 타자에게 공을 던질 때 멍청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는 그냥 그가 공을 치길 바랄 것이다. 스트라이크 존 중심을 벗어나는 공은 파울로 만들고 투수가 던지는 공을 일일이 세볼 것이기 때문에 이정후를 삼진으로 잡을 순 없다. 구속이 높든 회전수가 높든 누구든 그는 배럴 타구를 생산할 방법을 찾는다"고 극찬했다.
이정후(왼쪽). /AFPBBNews=뉴스1 |
실제로 이정후는 12일 경기까지 73번의 스윙 중 헛스윙은 5번뿐이었다. 스트라이크 존 정중앙에 오는 공에 대한 스윙률은 38.1%로 리그 평균인 76.1%에 거의 절반 수준이다. 또한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이정후는 스트라이크 존에서 많이 벗어난 공에 딱 5번의 스윙을 했다. 그중 하나는 상황에 맞게 휘둘러 희생플라이라는 결과를 낳은 타구였다.
디 애슬레틱은 "정말 인상적인 부분은 이정후는 스트라이크 존 안에 들어온 공에 헛스윙한 것이 시즌 동안 단 한 번뿐이라는 점이다. 지난 3일 LA 다저스 투수 라이언 브레이저가 2스트라이크 0볼에서 스트라이크 존 상단에 싱커를 던졌는데 이 공의 위치는 스트라이크라 불리기엔 너무 라인에 걸쳤다"고 설명했다.
이정후가 계속해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매체와 동료들이 현재의 아쉬운 성적에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 이유가 됐다. 이정후는 최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홈 경기에서 정면으로 마주 쬐는 햇빛 탓에 공을 잡지 못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또한 리드오프임에도 도루가 없어 샌프란시스코가 10일 경기까지 메이저리그에서 유일하게 도루가 없는 팀이 되는 데 일조했다. 디 애슬레틱은 "이정후가 키움 히어로즈에서 데뷔했을 때는 겨우 만 18세였다. 히어로즈는 돔구장이 홈이었고, 대부분의 KBO리그 구장에서 타자는 남쪽을 바라본다. 거의 모든 메이저리그 구장에서 타자가 북쪽과 동쪽을 보는 것과 다르다. 말 그대로 방향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옹호했다.
또한 너무 잡아당겨 친 땅볼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자, 10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는 카일 피네건의 시속 97마일(약 156.1㎞)의 직구를 밀어 쳐 안타로 만들어냈다. 이에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이정후는 방망이를 공에 오래 머무르게 할 수 있다. 조정을 할 수 있는 타자고 야구를 이해하는 타자다. 어떤 리그에서 뛰든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상황에 맞는 타격이 무엇인지 매우 잘 알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정후. /AFPBBNews=뉴스1 |
13일 탬파베이 레이스 원정에서는 곧장 메이저리그 첫 도루에 성공하고 발로 득점을 창출해 '뛰지 않는 리드오프'라는 우려를 말끔히 씻었다. 이 모든 과정과 결과는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2주 동안의 통계로 나온 것이라 크게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12일 경기까지 이정후는 73차례 스윙을 했다. 그는 단 5번의 헛스윙을 했고 그중 하나는 파울 팁 타구였다.
디 애슬레틱은 "이것이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와 6년 총액 1억 1300만 달러(약 1565억 원)에 계약하고 그의 KBO 구단(키움 히어로즈)에 1825만 달러(약 253억 원)를 약속한 이유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의 초자연적인 콘택트 기술을 좋아했다. 또한 스트라이크 존에서의 인내심을 좋아했고 단순히 인플레이 타구가 아니라 확실하게 정타를 때리려 하는 그의 콘택트 능력을 좋아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스윙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지켜보는 과정은 메이저리그 공에 대한 데이터를 쌓는 것으로 봤다. 디 애슬레틱은 "이정후는 헛스윙을 하지 않기 위해 존에서의 그의 평균 타구 속도는 시속 92.3마일(약 148.5㎞)이었고 이는 상위 16%다. 세계 최고 수준의 공을 상대로 최고의 스윙을 하고 있다. 확실히 선명한 콘택트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인지 능력이 있는 타자는 성공적인 결과를 내는 데 몇 달이 필요하지 않다. 따라서 이정후가 콘택트 기술과 타석에서의 태도로 메이저리그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타자로 평가하는 건 시기상조가 아니다"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이정후. /AFPBBNews=뉴스1 |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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