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기자] 개막전 패배 후 7연승으로 단독 1위를 질주하던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기세가 빠르게 꺾이고 있다. 이제는 5할 승률마저 위협받고 있다.
한화는 지난 13일 대전 KIA 타이거즈전에서 9-11로 패하며 5연패를 끊은 뒤 다시 2연패에 빠졌다. 최근 8경기에서 1승7패로 하락세가 뚜렷하다. 개막 10경기에서 8승2패로 구단 역사상 최고의 출발을 했지만 승패 마진 +6를 8경기 만에 까먹었다.
개막 10경기에서의 폭발적인 기세가 엊그제 같은데 크고 작은 부상 악재가 겹치면서 팀이 휘청이고 있다. 시즌 준비 과정에서 부상자 없이 베스트 전력으로 개막에 들어갔는데 10경기 이후 부상 변수가 터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첫 번째 부상자는 유격수 하주석이었다. 지난해 출장정지 여파로 실전 감각 찾지 못해 최악의 해를 보낸 하주석은 겨우내 착실한 준비로 주전 유격수 자리를 되찾았다. 폭넓은 유격수 수비는 여전했고, 11경기 타율 3할2푼4리(34타수 11안타) 3타점 OPS .773으로 타격도 살아났다.
공수에서 높은 기여도를 보였지만 지난 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2회 도루를 시도하다 왼쪽 햄스트링 통증을 느꼈다. 검진 결과 햄스트링 파열 의심 진단을 받아 2주 뒤 재검진을 하기로 했다. 그때 정확한 상태와 복귀 시기를 알 수 있지만, 당분간 전력 이탈이 불가피해졌다.
공교롭게도 하주서기 다친 날부터 한화가 5연패에 빠졌다. 지난해 주전 유격수로 뛴 이도윤이 16경기 타율 2할7푼8리(36타수 10안타) 7타점 OPS .695로 공격에선 공백을 괜찮게 메우고 있지만 수비에서 아쉬운 플레이가 몇 번 있었다.
선발과 구원, 경기 상황을 가리지 않고 전천후로 투입된 투수조장 이태양도 시범경기 때 앓은 이석증 후유증으로 구위가 떨어지면서 지난 12일 2군으로 내려갔다. 올 시즌 7경기(7⅓이닝) 1패 평균자책점 6.14.
올해 한화는 요나단 페라자와 안치홍의 가세로 타선에 확실히 힘이 생겼다. 지더라도 쉽게 지지 않고 마지막까지 따라붙는 뒷심이 강해졌지만 불펜 추격조가 중간에 내준 점수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이태양처럼 뒤지고 있는 상황도 깔끔하게 막아줄 투수가 있었다면 후반에 뒤집었을 경기가 나올 수 있었다.
중심타자이자 주장 채은성도 지난 12일 KIA전에서 8회 서건창의 1루 땅볼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바운드된 타구에 오른손 엄지, 검지 사이 쪽을 맞아 부었다. 다행히 뼈에는 이상이 없어 부기를 가라앉히고 있지만 방망이 잡을 때 울림이 올 수 있는 부위라 조금 더 상태를 지켜보기로 했다.
13일 KIA전은 시즌 처음으로 결장했고, 14일 경기는 대타로 출장 가능 여부를 체크한다. 대타가 가능하면 다음주는 지명타자로 활용할 수 있지만 혹시 모를 변수를 대비해 외야수 유로결을 올려 1군 엔트리에 야수를 1명 더 늘렸다.
투수를 14명에서 13명으로 1명 줄였는데 하필 투수 쪽에서 또 부상자가 발생했다. 선발 김민우가 13일 KIA전에서 1회 4구만 던지고 팔꿈치 통증으로 자진 강판한 것이다. 김민우는 15일 정밀 검진을 받을 예정인데 팔꿈치 부위다 보니 가볍게 볼 수 없다. 큰 부상이 아니라면 다행이지만 그래도 보호 및 관리 차원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한두 번 건너뛸 가능성이 높다.
전체 1순위 신인 좌완 황준서가 대체 선발로 대기하고 있어 한화로선 불행 중 다행이지만 올해 김민우가 워낙 좋은 구위를 보였기에 아쉽다. 만에 하나 공백기가 길어질 경우 상당한 전력 손실이 될 수 있다. 전체적인 마운드 전력 약화를 피할 수 없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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