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유수연 기자] '범죄도시4' 허명행 감독이 작품에 대한 비하인드를 전했다.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범죄도시4’ 허명행 감독 인터뷰가 진행됐다.
영화 '범죄도시4'는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 분)가 대규모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을 움직이는 특수부대 용병 출신의 빌런 백창기(김무열 분)와 IT 업계 천재 CEO 장동철(이동휘 분)에 맞서 다시 돌아온 장이수(박지환 분), 광수대-사이버팀과 함께 펼치는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영화.
전 시리즈의 무술 감독, 이번 편에서는 연출을 맡은 허명행 감독은 "사실 무술감독을 할 때는 제가 무술을 맡았던 여러 경쟁작이 함께 개봉할 때도 있지 않나. 예전에 서너 개를 했는데 그걸 다 개봉할 때가 있었다. 그때는 크게 생각이 없었다. ‘개봉했구나’ 싶었는데, 지금은 제 것 하나만 개봉하다 보니, 좀 남다르다"라며 "개봉이 하루 남았지만, 잘 모르겠다. 내일이 되어봐야 알 것 같다. 주변이나 주변 관객분들이 보시면 실제 감상평이 나올 테니까. 아직은 실감이 안 난다"라며 개봉 소감을 전했다.
마동석의 제안으로 '범죄도시4' 연출을 맡게 되었다는 허 감독은 "‘황야’를 작업할 때였다.. 12회차쯤 찍었을 대였는데, 촬영장에서 동석이 형님이 살짝 저를 부르시더라. '3편을 찍고 4편을 바로 할 거다.' 라고 하더라. 3편을 찍었던 이상용 감독이 시간적으로 다 할 수 있는 상황이 안되어서 (4편) 감독을 찾고 있었던 거 같다.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같이해보면 좋겠다’고 말씀을 해주셨다. 제 입장에서는 너무 좋은데, 이거('황야')를 잘 찍어야 하는데. 그해에 같이 촬영이 들어가다 보니. 좀 놀랍기도 했다"라며 "저에게 제안해 주신 이유는, 사실 동석 배우님이 제게 이야기하신 적은 없고 개인적인 추측이다. 당시 '황야'의 액션신이 아니라 드라마 분량을 촬영 중이었는데, 그걸 보고 ‘좀 찍는구나!’ 싶어서 이야기해 주신 게 아닌가, 싶다. 제가 물어본 적도 없고,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저는 시나리오 초고가 나온 상태에서 의뢰를 받았다. 이런 이야기가 나왔으니, 어떠냐? 하면서 책을 받아봤다. 하나하나씩 붙여 나가는 걸 한 세 번 정도 한 것 같다. 제가 또 콘티를 하면서 이걸 기반으로 다시 바꾸고, 현장에 나가면 현장 컨디션 때문에 바뀔수도 있으니, 이에 대한 동선을 맞추기도 했다"라며 "저는 원래 제작에 꿈이 있었다. 실제로 제작사를 설립한 지 10년이 되었다. 다만 제 영화가 세상에 나오진 못했다. 시나리오 제작, 투자까지 했다가 안 된된 케이스도 있다. 그러다 보니 연출 제안이 짧게 씩 오기도 했는데, 그 당시에는 제가 연출을 못할 거로 생각했다다. 저는 제작에 제 성격상 더 맞지 않을까 했었다. 근데 진행이 잘 안되다 보니, 연출을 좀 하면, 내가 찍을 수 있는 영화를 하며 제작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러던 중에 동석이 형이 저를 감독으로 데뷔 시키려고 꽤 노력했었다. 시나리오를 몇 개 쓰신 것도 있었다. ‘황야’를 먼저 제안이 와서 저도 자연스럽게 합류하게 되었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범죄도시4'에서 큰 줄기를 담당하는 액션 비하인드도 전했다. 허 감독은 액션 등 연출 주안점에 관해 묻자 "여러 가지 있는데, 일단 각 캐릭터들의 구조였다. 장이수도 ‘성공한 장이수가 나오면 어떨까’ 했다. 어차피 마석도에게 끌려갈 거지만, 조금 더 비주얼 적으로 성공한 비주얼이면 재밌겠다 싶었다. 장동철 경우도 피터팬 콤플렉스가 있는, 유치한 대사를 했으면 좋겠었다. 미술적인 부분과 의상도 조금 더 화려하게 설계했다. 백창기 같은 경우네는 완전 누아르로 찍고 싶었다. 마석도의 경우야, 워낙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캐릭터라, 알고 있는 점에서 액션과 코미디에서 업그레이드 시키는 방향으로 노력을 했다. 백창기와 마석도와의 대결이 제일 궁금한 점이니까. 빌런의 캐릭터를 전편들과는 다르게, 악다구니가 아닌 냉정하게, 기술적으로 설정하면 액션도 변별력이 나올 거 같아서 설정했다. 그 액션을 신경 썼고, 그걸 잡아내는 마석도의 장면이 하이라이트"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편과) 차이점이라고 하면, 예전에는 캐릭터가 구성된 후에 액션을 짜지 않았나. 반면 이번에는 액션과 캐릭터를 같이 구상하게 되었다. 어떤 장소가 낫고, 어떤 핸디캡을 주고, 어떻게 이겨낼지를 기승전결을 애초부터 만들면서 시작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저에게는 작업이 수월하게 느껴졌다. 조금 더 캐릭터에 가깝게 들어갈 수 있었다"라며 "관객들에게 제일 중요하고 익숙한 캐릭터인 마석도가 사실은 실제 동석이 형과 굉장히 비슷한 캐릭터다. 그런 부분에서 저 역시 마석도가 굉장히 익숙했다. 이번 편에서 장이수가 또 나오긴 하지만, 전편과는 조금 달랐으면 좋겠다, 싶었다. 형사들이 움직일 때, 형사들의 팀워크도 끈끈함도 보여주고 싶어서 다쳤을 때 걱정하는 부분을 짧게라도 넣어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전편과 달리 다소 무거워진 분위기에 대한 설명도 전했다. 허 감독은 "이번 편에서는 고군분투하는 부분을 좀 살리고 싶었다. 수사를 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고뇌하는 부분과, 불량배를 만났을 때 감정이 폭발하는 점을 살려보고 싶었다. 액션 적으로도 쉽지 않게, 놀라움을 주고 싶은 느낌으로 만들었다. 전편이 모두 응징의 구도에 집중했다면, 그 안에서의 대결이 조금 더 궁금했으면 좋겠다 싶었다"라며 "(그러다 보니) 코미디를 더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무게감에 오히려 느낌을 줬다. 장이수가 등장하면 관객들이 기대하는 부분이 있지 않나. 웃겨줬으면 좋겠다는 기대가 있었을 테니, 거기서 (코미디는) 장이수 쪽으로 집중했던 거 같다. 오히려 저는 더 무겁게 찍으려 했던 게 빌런쪽이었다. 영화 톤이 사실 빌런과 형사 쪽의 톤이 다르다. 노래나 편집도 그렇고. 어쨌든 빌런이 나갈 때는 누아르 적인 부분으로 나가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1편의 오마주가 많이 들어있는 것 같다'라는 물음에는 "시나리오에 있었던 것도 있고, 재미있는 장면이나 상황을 새로 만든 것도 있었다. 저희가 현장에서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낼 때,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나온다. 전편이랑 겹칠 수도 있고, 우리끼리 말하다 보니 리허설을 해보고 재미있으면 찍은 경우도 있었다"라며 "좋아해 주신 분들이 좋아해 주시는 포인트가 있지 않나. 마석도의 캐릭터라든지, ‘진실의 방’의 이야기라든지. 이런 것들은 빠질 수 없는 상황이니까. 여기서 어떻게 해볼까에 대한 고민 점이 있었다. 다만 제가 전편들을 생각하며 만든 건 아니었다. 제가 이번 편을 선보이면관객분들이 비교할 수 밖에 밖에 없지 않나. 물론 그것 또한 관객분들의 몫이다. 오히려 전편을 생각하고 했으면 이상한 방향으로 갔을 거 같다. 제가 관객분들의 생각을 맞출 수는 없는 부분이어서 그렇다"라고 강조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도 언급했다. 김무열의 캐릭터인 '백창기에 대해 "이번 편에서 빌런인 백창기의 무게감을 조금 더 주고 싶었다. 그래서 대사를 최소화했다. 원래 시나리오에 있었던 것보다 더 대사를 분산시켰다. 필요 없는 이야기는 하지 않게, 그런 사람으로 만들고 싶었다. 제 생각뿐만이 아니라, 김무열 배우도 공감하는 바라 수월하게 그 방향으로 잡을 수 있었다"라며 "액션을 잘하는 배우는 많지만, 김무열 배우는 조금 더 다재다능하다. 백창기 캐릭터 안에서 조금 더 테크닉을 넣고 싶었는데, 거기에 반응 해줄 수 있었다. 아크로바틱한 동작도 나오는데, 이게 소화하기가 어렵다. 김무열 배우가 워낙 잘해주니까, 동작에서 NG가 나거나 하진 않았다. 너무나 잘 어울리게 해주셨다"라고 칭찬했다.
약 20년 간의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마동석에 대해서는 "동석이 형이 ‘범죄도시’ 시리즈에 대해 애정이 깊고, 출연도 하고 제작도 하시다 보니, 작품에 대한 참여도가 높았다"라며 "처음 동석이 형과 만났을 때는 동석이 형은 배우, 저는 무술 감독이었다. 과거에는 한때 슬림하신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후 아시다시피 동석이 형이 촬영장에서 사고가 나고 다치고 나서, 근육량이 없으면 버티기 힘들다 보니 벌크업을 해서 유지 중이신 걸로 알고 있다. 두 자릿수는 힘이 좀 부족하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저도 살집이 있다 보니, 실제로 나오는 파워가 다르다. 운동을 많이 하시고, 정말 엄청나게 노력을 많이 하신다. 과거에도 지금 현실화하고 있는 이야기를 많이 하셨다. 본인이 제작사로써 꿈꾸는 상황과, 노력하고 있는 것들. 사적으로도 친해지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 범죄도시 제작 한참 전이었는데도, 이런 이야기가 있다고 말을 해주셨다"고 떠올리며 "저도 제 분야에서 열심히 했고, 한계단 한계단 올라간 게 오늘날까지 온 것 같다. 사실 동석이 형이 저를 되게 좋아해 주시고, 의리가 좋으셔서. 이것도 플러스 되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배우 이주빈 캐스팅에 대해서는 "해당 캐릭터가 똘똘하고 똑 부러지는 이미지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떤 배우가 어울릴까, 생각하다가 잘 어울리겠다 싶어서 의뢰를 드렸다. 첫 번째로 떠올린 배우였다. 다른 것 생각할 것 없이 바로 의뢰를 드렸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화제성을 몰고 있는 tvN '눈물의 여왕'에 출연 중인 이주빈 배우에 대해 "캐스팅은 저희가 먼저 했다. 정말 좋은 일이긴 하다"라고 웃으며 "역시 잘하는 배우들은 어디 가서든 잘 하니까. 그런 것들이 겹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향후 계획도 들을 수 있었다. '범죄도시5'에 관해 묻자 "저는 사실 들은 바가 없다"라고 답했다. 다만 '연출 제안이 온다면 생각이 있나'라는 물음에 "타이밍이 맞고, 저를 원해주신다면 해야겠다"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어 '범죄도시5'의 메가폰을 잡을 예비 감독에게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또 시간이 된다면 제가 액션 참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만약 범죄도시5 무술감독으로 참여한다면, 그 감독님을 도와서 조금 더 재미있는 액션을 만들어 보겠다"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더불어 "제 성향인데, 제가 누아르 영화를 좋아한다. 어떤 특정한 감독을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제가 참여도 했던 ‘아수라’ 같은 영화를 좋아한다. 나중에도 이런 작품을 찍어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 있다. 김성수 감독님도 영화적인 영감도 주시고, 제가 배운 게 많다고 느끼기도 했다"라며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상황과 거기에 처한 감정들이 부딪히면서 나오는 상황, 그리고 감정적인 폭발과 액션. 사실 액션이 없어도 된다. 액션도 중요하지만, 영화에서 중요한 건 긴장감인 거 같다. 심리적인 긴장감이 좀 매력적으로 느껴진다"라며 향후 연출작에 대한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범죄도시4'는 오는 24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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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