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선호 기자] 타격천재가 자신을 선택한 이유를 증명했다.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21)이 KBO 새 역사를 쓰면서 괴물타자의 위력을 과시했다. 1982년 KBO리그 출범 이후 단 한번도 볼 수 없었던 월간 10홈런-10도루 대기록을 세웠다. KIA가 3년 전 1차 지명을 놓고 고민끝에 세기의 선택 결과가 적중하고 있는 것이다. 김도영과 문동주(한화)를 놓고 고심하다 김도영을 점찍었다.
김도영은 지난 24이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출전해 세 번째 타석에서 대형아치를 그렸다. 6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키움 두 번째 투수 김선기의 143km짜리 직구를 그대로 통타해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비행거리가 무려 130m였다.
4월 10번째 홈런이었다. 이미 11도루를 작성해 KBO리그 최초로 월간 '10홈런-10도루'의 대기록을 세웠다. '30홈런-30도루'를 성공한 야구천재 이종범, KBO리그 최초로 '40홈런-40도루'를 작성한 에릭 테임즈, '30홈런-30도루'를 세 번이나 가입한 박재홍도 이루지 못한 값진 기록이었다. 앞으로 김도영이 아니고는 당분한 깨기 힘든 기록으로 인정받고 있다.
4월5일 광주 삼성전에서 레예스를 상대로 130m짜리 시즌 첫 홈런을 터트린 이후 18경기만에 두 자릿 수 홈런 고지에 올랐다. 비거리도 장난이 아니다. 10개 가운데 4개가 130m짜리였다. 120m 이상이 4개, 나머지 2개는 110m와 115m짜리였다. 타구스피드도 빨라 총알처럼 날아가 관중석에 꽂히고 있다.
2022시즌 3홈런, 2023시즌 7홈런에 그쳤지만 올해는 개막 한 달만에 두 자릿 수 홈런을 날렸다. 15경기 연속안타와 12경기 연속 득점을 올리고 있다. 타율 3할3푼3리, 24타점, 26득점, 11도루, OPS(장타율+출루율) 1.058를 기록중이다. 타율(2위)을 제외하고는 모두 팀내 1위이다. 이범호 감독의 "강한 땅볼 안타 보다는 띄워쳐야 한다"는 주문이 괴물타격으로 이어졌다.
역대급 타격행진에 더그아웃의 동료들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통산 376홈런과 최다타점 보유자 최형우는 "당연히 맞으면 홈런이 되는 타격 포인트가 아니라 공 2개 정도 뒤에서 맞아서 밀어서 넘기는 것이 아니라 당겨서 넘어간다. 그만큼 힘과 회전력, 순발력이 말도 안된다는(대단하다) 의미다. 정말 대단한 피지컬을 가지고 있다. 잘하는게 아니다 리그 TOP이다"라고 극찬했다.
KIA는 현재 김도영이 타선을 이끌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막 이후 상승 타격을 펼쳤던 김선빈과 박찬호가 다소 주춤한데다 소크라테스는 계속 부진한 타격을 펼치고 있다. 이우성과 최원준이 꾸준한 타격을 하고 있는 가운데 김도영의 홈런포가 맞물리면서 공포의 타선이 되고 있다.
레전드 이종범은 대졸 2년 차, 24살에 196안타와 3할9푼3리 84도루를 기록하며 천재의 타이틀을 달았다. 김도영은 입단 3년째 21살에 불과한데도 리그 최강의 타격을 펼치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진화할 것인지도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KIA는 2022 1차지명에서 광속구 투수 문동주(한화)가 아닌 김도영을 선택했다. 첫 해 부진, 작년은 부상으로 100% 활용을 못해 밑진 선택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올해 전율의 타격으로 신의 한 수라는 평가로 바꾸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