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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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이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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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 2월 16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열린 대표팀 사안관련 KFA 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시스 |
일본이 대한축구협회의 대국민 사과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일본 '사커 다이제스트'는 26일 "대한축구협회가 올림픽 출전권을 놓친 것에 이례적으로 공식 사과를 했다"고 보도했다.
KFA는 2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10회 연속 올림픽 출전을 위해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지만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며 "저희 KFA에 총괄적 책임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향후 선수와 지도자 육성, 대표팀 운영 체계를 면밀히 검토하고 개선 방안을 찾아내 더 이상 오늘과 같은 실패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KFA의 대국민 사과 소식을 전한 일본 매체는 "한국 축구의 올림픽 진출 실패의 충격은 한국 축구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그 여파는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인도네시아전에서 선수 1명이 퇴장 당해 10명이 싸웠지만 2-2 동점을 만들었다. 연장전을 치르고 승부차기까지 같지만 접전 끝에 패했다"며 "한국은 1984 올림픽 이후 40년 만에 올림픽을 나가지 못하게 됐다"고 전했다.
일본 매체는 현재 KFA가 비난을 받는 이유에 대해 정확히 설명했다. "황선홍 감독은 올림픽 예선을 앞두고 중요한 시기에 준비가 부족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밖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선임에 관여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전혀 책임을 지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바판을 받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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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감독이 2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 대 인도네시아의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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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U-23 축구대표팀 공격수 이영준이 경기 후 눈물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
해당 기사에는 736개(27일 오전 01시 기준)가 넘는 댓글이 달리며 일본 누리꾼의 큰 관심을 받았다. 한국 특유의 '사과 문화'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공감 수가 5000개가 넘은 한 댓글을 보면 "한국 대표팀 선수들과 감독은 죽을 정도로 모든 것을 바쳤는데 왜 사과를 해야 할까? 승자만이 영예를 안는 경쟁 사회는 매우 숨 막힌다. 비난보단 열심히 노력한 선수들에게 공을 돌리는 것이 낫다"고 전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오랜 역사 속에서 실수하지 않는 경우는 없다. (KFA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차라리 이런 말을 하지 않는 것이 더 좋고 사과할 필요도 없다.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잃을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다. 올림픽에 계속 가란 법은 없다. 관용을 가지고 살자"고 전했다.
이밖에 다른 누리꾼은 "대한축구협회의 사과는 다른 아시아팀들을 얕잡아 보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최근 몇 년 새 아시아팀들 수준이 크게 향상됐다. 한국은 패배를 '실패'라고 했지만 인도네시아가 충분히 강했다. 상대와 좋은 경기를 펼친 한국 선수에게도 무례한 표현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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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성(오른쪽 두 번째)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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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강성진. /사진=뉴시스 |
한편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와의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연장까지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10-11로 패했다.
10회 연속 올림픽 티켓을 노렸던 한국은 2024 파리 올림픽 진출이 좌절됐다. 한국이 올림픽에 나가지 못한 건 1984 로스엔젤레스 올림픽 이후 무려 40년 만이다. 이번 대회는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을 겸하며 3위까지 올림픽 본선에 직행하고 4위는 기니와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거친다. 하지만 한국은 8강에서 패하며 일찌감치 짐을 쌌다.
한국은 죽음의 B조에서 일본, 중국, 아랍에미리트(UAE)를 상대로 3전 전승을 거두고 조1위로 8강에 올랐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에 잡히며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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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감독이 2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 대 인도네시아의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바닥을 보고 있다./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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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U-23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의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패한 뒤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박재호 기자 pjhwak@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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