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서정환 기자] 부산 팬들은 과연 어떤 팀을 응원할까.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은 ‘부산 더비’다.
정규리그 3위 수원 KT는 27일 오후 2시 수원 KT소닉붐아레나에서 ‘2023-24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5위 부산 KCC를 상대한다.
7전4선승제의 챔프 1차전의 중요성은 더 강조할 필요도 없다. KT는 LG, 한국가스공사와 함께 챔프전 우승이 없는 세 팀 중 하나다. KCC는 프로농구 역사상 5번 시드 최초로 챔프전에 올라 우승까지 넘본다.
공교롭게 두 팀 다 부산과 관련이 깊다. KT는 전신 KTF 시절인 2004년부터 2021년까지 부산을 연고로 했다. 특히 전창진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10-11시즌 41승 13패로 구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우승에 일조한 제자가 송영진 감독이다.
부산을 연고로 한 프로팀이 우승을 한 것은 이때가 마지막이다. 프로축구는 1997년 부산 대구 로얄즈가 우승한 것이 마지막이다. 부산 아이파크는 2부리그인 K리그2 3위다. 프로야구 롯데 우승은 1992년이 마지막이다. 롯데는 올 시즌 최하위다.
KT는 결국 부산에 우승을 안기지 못하고 2021년 수원으로 떠났다. 한국 제2의 도시 부산이 프로농구팀을 잃었다. 팬들의 분노가 대단했다. 프로농구 전체의 시장성으로나 상징성으로 봐도 큰 손해였다.
프로농구 원년 우승팀 기아 엔터프라이즈의 연고지는 부산이었다. 이후 기아는 현대모비스로 재창단하며 울산으로 연고를 옮겼다. 부산팬들이 프로농구팀을 뺏기는 아픈 기억이 반복됐다.
한동안 남자프로농구가 없던 부산에 올 시즌을 앞두고 KCC가 이사를 왔다. 전주시가 신축체육관 건립문제로 갈등을 빚은 KCC가 전격 부산 연고이전을 발표했다. 이번에는 22년간 KCC를 지지했던 전주 팬들이 분노했다. KBL 최고인기 연고지였던 전주가 팀을 잃었다.
KT가 떠난 뒤 ‘농구를 보지 않겠다’던 부산 팬들은 KCC에게 정을 주기 시작했다. 허웅, 최준용, 이승현, 송교창, 라건아까지 ‘슈퍼팀’을 결성한 KCC는 흥행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결국 정규리그 막판부터 치고 올라온 KCC는 6강 플레이오프부터 승승장구했다. KCC는 4위 SK를 3승 무패, 3경기 평균 21.7점차이로 박살냈다. 6강에서도 KCC는 정규리그 챔피언 DB에게 1승만 허용하며 3승 1패로 끝냈다. KCC가 이긴 3경기서 점수차는 무려 17점이었다.
과연 부산 팬들은 아직 미련이 남은 KT를 응원할까. 아니면 새롭게 정을 주기 시작한 KCC를 응원할까. 1만 4천석으로 국내 최대규모인 사직실내체육관은 농구팬으로 가득찰 수 있을까.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