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의 땅'에서 세운 코스 레코드, 전예성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입력 : 2024.04.2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양주=안호근 기자]
전예성. /사진=KLPGT
전예성. /사진=KLPGT
전예성(23·안강건설)이 특별한 하루를 보냈다. 7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기엔 상대가 너무 강했지만 이날 하루 만큼은 그 누구보다도 가장 돋보였다.

전예성은 28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시즌 첫 메이저 대회 크리스에프앤씨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챔피언십(총상금 13억원) 최종라운드에서 12언더파 60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를 기록한 전예성은 이정민(한화큐셀·23언더파 265타)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지만 의미 깊은 기록을 세웠다.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12개를 잡아낸 전예성은 2017년 이정은6(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과 코스 레코드 타이기록을 세웠다. 더불어 본 대회를 비롯해 역대 메이저 대회 최소 스트로크 기록도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최혜정(2011년 메트라이프·한국경제 KLPGA 챔피언십 4라운드)과 이정민(2024년 크리스에프앤씨 제46회 KLPGA 챔피언십 3라운드)의 10언더파 62타였다.

전예성은 최종 라운드에서 무서운 뒷심을 뽐내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준우승 상금만으로도 1억 4300만원을 챙겼다.

첫 4홀 연속 버디를 낚았는데 7m 가량 퍼트를 3차례 연속 떨어뜨린 데 이어 4번 홀에선 칩인 버디까지 기록하며 새로운 기록의 예고편을 보여줬다.

이어 7번 홀부터 9번 홀까지 다시 3홀 연속 타수를 줄였고 이후에도 절정에 달한 퍼팅감과 날카로운 아이언샷을 뽐내며 12언더파를 완성시켰다.

전예성이 28일 크리스에프앤씨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사진=KLPGT
전예성이 28일 크리스에프앤씨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사진=KLPGT
2019년 KLPGA에 입회한 전예성은 2021년 7월 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공교롭게도 당시 대회가 열린 장소도 레이크우드 CC였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전예성은 "가장 큰 건 자신감이 더 붙은 것 같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더 생겼다"며 "퍼터가 유독 더 잘됐다. 치면 들어갔다. 전날 퍼터가 잘 안 돼 라이를 가까운 곳부터 차근차근 읽어보자고 한 게 잘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시즌 시작이 좋다. 개막전이었던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에서 공동 4위에 오른 그는 국내 개막전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에선 공동 6위에 올랐다. 이후 두 대회에서 30위권에 머물렀지만 이날 시즌 첫 메이저 대회에서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의미 있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비결을 묻자 "작년이나 재작년과 준비가 달랐던 건 없는데 마인드를 좀 바꾸려고 했다. 어제보다는 나은 내가 돼보자는 생각을 계속 가지려고 했다"며 "투어를 5년 정도 뛰다보니 여유도 더 생긴 것 같고 예전보다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더 생긴다"고 설명했다.

가족들의 존재도 큰 힘이 됐다. 이날 전예성을 함께 따라다니며 힘을 보탰는데 전예성은 "특별한 얘기보다는 '나이스, 미쳤다' 이런 말을 해줬다. 어린 막내 동생이 '언니 진짜 미친 것 아니냐'고 하더라"며 "어제 아빠가 갤러리로 오셨는데 부진했다. 그래서 이제는 진짜 골프장에 오면 안 되겠다고 했는데 오늘 치는 걸 보고 진짜 안 오시겠다고 할 것 같다"고 웃었다.

코스 레코드 달성에 대해서는 "(이)정민이 언니 페이스가 너무 좋아서 이렇게 줄일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캐디 오빠가 경기 전 장난 식으로 '너도 한 10개 줄여봐'라고 했는데 그게 현실이 되니 잘 믿기지 않는다. 어제 정민 언니와 하이파이브를 했는데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전예성. /사진=KLPGT
전예성. /사진=KLPGT



양주=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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