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한국 KBO 리그 MVP 에릭 페디(31·시카고 화이트삭스)가 미국 메이저리그(ML) 첫 완투승을 아쉽게 놓쳤다. 물론 이 또한 NC 다이노스에 오기 전 페디를 떠올린다면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페디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위치한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에서 펼쳐진 탬파베이 레이스와 2024 미국 메이저리그(ML)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8⅓이닝 7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9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거뒀다.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페디의 역투에 힘입어 4-2로 승리, 탬파베이전 스윕에 성공했다. 6승 22패로 여전히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꼴찌에 머물렀지만, 탬파베이전 3연승으로 7연패 수렁에서 완벽하게 벗어났다. 반면 탬파베이는 리그 최하위 화이트삭스에 일격을 맞아 13승 16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최하위로 떨어졌다.
이날 페디는 아쉽게 메이저리그 첫 완투승의 기회를 놓쳤다. 9회 1사까지 총 108개의 공(스위퍼 52구, 싱커 25구, 커터 24구, 스플리터 7구)을 던졌는데 KBO 리그에서 마구로 통했던 스위퍼가 무려 7번의 헛스윙을 끌어내며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평균 시속 93.3마일의 싱커와 89.9마일의 커터도 탬파베이 타자들의 방망이를 각각 4차례, 3차례 헛돌게 했다.
과거 NC 다이노스에서 뛰기 전 페디에게 9회 등판은 낯선 일이었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세 차례 7이닝을 소화한 것이 최고 기록이었다. 메이저리그 MLB.com은 "페디는 올해 복귀 전까지 빅리그에서 9회는커녕 8이닝도 던진 적이 없었다"고 전했다. 이에 경기 후 인터뷰에서 페디도 "내가 경기를 마무리지을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로써 페디는 6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60, 34⅔이닝 39탈삼진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복귀 첫 한 달을 훌륭하게 마무리지었다. MLB.com은 "페디는 2017~2022년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2023년 한국 KBO리그 NC에서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 180⅓이닝 35볼넷 209탈삼진을 마크하며 마운드에서의 마음가짐과 투구 레퍼토리를 재창조했다"고 소개했다.
페디에게 있어 KBO 리그 도전은 제2의 야구 인생을 열어준 계기였다. 그는 지난해 NC와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에 계약을 맺고 한국 무대에 도전했다. 2022년 215만 달러(약 29억 원)를 받았던 그가 몸값을 반으로 깎고 아시아로 온 것이다. 한국에서 스위퍼를 주 무기로 투수 3관왕(다승, 탈삼진,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고, 정규시즌 리그 MVP와 투수 골든글러브, 최동원상 등 여러 상을 휩쓸었다.
한국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올 시즌을 앞두고 화이트삭스와 2년 15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하고 금의환향했다. MLB.com은 "(KBO 리그에서 터득한) 새로운 접근법이 메이저리그에 복귀해서도 통했을까? 4월 29일 현시점에서는 '그렇다'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화이트삭스 팀원뿐 아니라 적장도 인정한 피칭이었다. 탬파베이의 케빈 캐시 감독은 "오늘 경기의 승리는 페디에게 공을 돌려야 한다. 그의 변화구는 훌륭했다. 카운트를 초반부터 잘 잡았다 카운트 후반에는 우리가 정말 적응하기 힘들었다"고 극찬했다.
이날 페디는 9회 전까지 이렇다 할 위기를 겪지 않았다. 1회초 1사에서 리치 팔라시오스와 아메드 로사리오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것이 그나마 위협적이었다. 하지만 이조차 이삭 파레데스를 1루수 팝플라이 아웃, 해롤드 라미레스를 바깥쪽 높게 스위퍼로 헛스윙을 유도하면서 벗어났다.
4회초에는 치기 좋게 들어간 5구째 싱커가 홈런으로 연결됐다. 파레데스는 어깨 높이로 들어온 페디의 공을 좌측 담장 너머로 보냈다. 파레데스의 시즌 7호 홈런.
그러나 페디는 홈런 이후 오히려 위력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5회부터 8회까지 5개의 삼진만을 솎아내며 4이닝 연속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그 사이 화이트삭스 타자들도 4회 2점, 8회 2점으로 페디를 도왔다.
페디는 9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메이저리그 데뷔 첫 완투승에 도전했다. 선두타자 로사리오는 중견수 뜬 공으로 잡았지만, 파레데스를 끝까지 넘어서지 못했다. 파레데스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고 라미레스에게 중견수 방면 적시 2루타를 맞아 1실점 했다. 결국 페디는 조단 레저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떠났다.
올 시즌 빅리그에 데뷔한 레저는 후속 두 타자를 각각 좌익수 뜬 공과 3루수 땅볼로 유도하면서 메이저리그 첫 세이브를 올렸다. 레저는 "페디의 모든 공을 효과적이었고, 그가 경기를 끝낼 거라 생각했다. 오늘 페디는 정말 강했다"고 감탄하며 "난 정말 세이브를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내가 원하는 건 이겨서 페디에게 승리를 주고 싶었다"고 씩씩하게 인터뷰를 마쳤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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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페디가 29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위치한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에서 펼쳐진 탬파베이 레이스와 2024 미국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이닝을 마친 후 포효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페디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위치한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에서 펼쳐진 탬파베이 레이스와 2024 미국 메이저리그(ML)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8⅓이닝 7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9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거뒀다.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페디의 역투에 힘입어 4-2로 승리, 탬파베이전 스윕에 성공했다. 6승 22패로 여전히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꼴찌에 머물렀지만, 탬파베이전 3연승으로 7연패 수렁에서 완벽하게 벗어났다. 반면 탬파베이는 리그 최하위 화이트삭스에 일격을 맞아 13승 16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최하위로 떨어졌다.
이날 페디는 아쉽게 메이저리그 첫 완투승의 기회를 놓쳤다. 9회 1사까지 총 108개의 공(스위퍼 52구, 싱커 25구, 커터 24구, 스플리터 7구)을 던졌는데 KBO 리그에서 마구로 통했던 스위퍼가 무려 7번의 헛스윙을 끌어내며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평균 시속 93.3마일의 싱커와 89.9마일의 커터도 탬파베이 타자들의 방망이를 각각 4차례, 3차례 헛돌게 했다.
과거 NC 다이노스에서 뛰기 전 페디에게 9회 등판은 낯선 일이었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세 차례 7이닝을 소화한 것이 최고 기록이었다. 메이저리그 MLB.com은 "페디는 올해 복귀 전까지 빅리그에서 9회는커녕 8이닝도 던진 적이 없었다"고 전했다. 이에 경기 후 인터뷰에서 페디도 "내가 경기를 마무리지을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로써 페디는 6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60, 34⅔이닝 39탈삼진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복귀 첫 한 달을 훌륭하게 마무리지었다. MLB.com은 "페디는 2017~2022년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2023년 한국 KBO리그 NC에서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 180⅓이닝 35볼넷 209탈삼진을 마크하며 마운드에서의 마음가짐과 투구 레퍼토리를 재창조했다"고 소개했다.
에릭 페디가 29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위치한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에서 펼쳐진 탬파베이 레이스와 2024 미국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경기를 마친 후 팀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KBO 리그 시절 에릭 페디. /사진=NC 다이노스 |
페디에게 있어 KBO 리그 도전은 제2의 야구 인생을 열어준 계기였다. 그는 지난해 NC와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에 계약을 맺고 한국 무대에 도전했다. 2022년 215만 달러(약 29억 원)를 받았던 그가 몸값을 반으로 깎고 아시아로 온 것이다. 한국에서 스위퍼를 주 무기로 투수 3관왕(다승, 탈삼진,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고, 정규시즌 리그 MVP와 투수 골든글러브, 최동원상 등 여러 상을 휩쓸었다.
한국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올 시즌을 앞두고 화이트삭스와 2년 15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하고 금의환향했다. MLB.com은 "(KBO 리그에서 터득한) 새로운 접근법이 메이저리그에 복귀해서도 통했을까? 4월 29일 현시점에서는 '그렇다'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화이트삭스 팀원뿐 아니라 적장도 인정한 피칭이었다. 탬파베이의 케빈 캐시 감독은 "오늘 경기의 승리는 페디에게 공을 돌려야 한다. 그의 변화구는 훌륭했다. 카운트를 초반부터 잘 잡았다 카운트 후반에는 우리가 정말 적응하기 힘들었다"고 극찬했다.
이날 페디는 9회 전까지 이렇다 할 위기를 겪지 않았다. 1회초 1사에서 리치 팔라시오스와 아메드 로사리오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것이 그나마 위협적이었다. 하지만 이조차 이삭 파레데스를 1루수 팝플라이 아웃, 해롤드 라미레스를 바깥쪽 높게 스위퍼로 헛스윙을 유도하면서 벗어났다.
에릭 페디가 29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위치한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에서 펼쳐진 탬파베이 레이스와 2024 미국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4회초에는 치기 좋게 들어간 5구째 싱커가 홈런으로 연결됐다. 파레데스는 어깨 높이로 들어온 페디의 공을 좌측 담장 너머로 보냈다. 파레데스의 시즌 7호 홈런.
그러나 페디는 홈런 이후 오히려 위력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5회부터 8회까지 5개의 삼진만을 솎아내며 4이닝 연속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그 사이 화이트삭스 타자들도 4회 2점, 8회 2점으로 페디를 도왔다.
페디는 9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메이저리그 데뷔 첫 완투승에 도전했다. 선두타자 로사리오는 중견수 뜬 공으로 잡았지만, 파레데스를 끝까지 넘어서지 못했다. 파레데스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고 라미레스에게 중견수 방면 적시 2루타를 맞아 1실점 했다. 결국 페디는 조단 레저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떠났다.
올 시즌 빅리그에 데뷔한 레저는 후속 두 타자를 각각 좌익수 뜬 공과 3루수 땅볼로 유도하면서 메이저리그 첫 세이브를 올렸다. 레저는 "페디의 모든 공을 효과적이었고, 그가 경기를 끝낼 거라 생각했다. 오늘 페디는 정말 강했다"고 감탄하며 "난 정말 세이브를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내가 원하는 건 이겨서 페디에게 승리를 주고 싶었다"고 씩씩하게 인터뷰를 마쳤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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