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2024년 4월 28일 잠실 LG 트윈스전은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이 괜히 '제2의 이종범'이라 불리는지 실감케 하는 경기였다.
김도영은 4월 26일부터 28일까지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 원정 3연전에서 '생각보다' 고전했다. LG와 만나기 전까지 김도영은 4월 21경기에서 타율 0.388(85타수 33안타) 10홈런 23타점 11도루, 출루율 0.438 장타율 0.824 OPS 1.262로 MVP 급 성적을 냈다. 그 과정에서 KBO 리그 42년 역사상 최초로 월간 10홈런-10도루의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26일 5타수 2안타 2타점 2삼진, 27일에는 5타수 1안타 2도루로 생각보다 저조했다. 28일 경기에서도 첫 세 타석에서는 헛스윙 삼진-유격수 뜬 공-우익수 뜬 공으로 안타가 없었다.
LG가 좌·우 가릴 것 없이 김도영에는 철저히 변화구 승부로 일관한 탓이다. 3연전 동안 김도영에게 향한 67구 중 직구는 15구뿐으로 변화구 비율이 77.6%에 달했다. 아직 뛰어난 변화구를 많이 경험하지 못한 고졸 우타자에게는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실제로 김도영은 LG와 3연전에서 28일 경기 7회 초 전까지 11번의 헛스윙을 했는데 그중 10번이 변화구를 상대한 것이었다.
특히 28일 LG 선발 손주영은 1회 초 첫 맞대결에서 커브-포크-포크로 3번 모두 헛스윙을 유도하며 김도영에게 삼진을 잡아냈다. 3번 타자 김도영이 막히자 KIA 타선의 흐름에도 맥이 끊겼다. 최형우가 1회 초 스리런으로 선제점을 뽑았음에도 조금씩 점수를 내줘 결국 5-7로 경기가 뒤집혔다.
7회 초 1사 1, 2루 위기에서 LG 박명근도 김도영에게 변화구로 접근했다. 초구 커브가 스트라이크로 잡혔고 2구째도 커브가 들어왔다. 그 순간 김도영은 번트로 자세를 바꿔 3루 쪽으로 공을 굴린 뒤 1루를 향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었다.
이때 LG 포수 박동원은 빠른 발을 지닌 김도영을 일찌감치 포기하고 3루로 쇄도하는 김선빈을 잡는 선택을 했다. 하지만 이 선택이 악송구로 이어지면서 김선빈은 홈으로, 2루 주자 김호령이 3루, 김도영은 2루까지 도달했다. 후속타자 최형우가 가볍게 땅볼로 3루 주자를 불러들였고 이우성이 좌전 1타점 적시타를 내면서 경기가 8-7로 뒤집혔고 결국 KIA는 10-7로 승리하며 스윕을 피할 수 있었다. 상대의 허를 찌른 김도영의 센스가 팀을 승리로 이끈 경기였다.
LG의 김도영 공략법이 틀린 건 아니었다. 실제로 이날도 3타수 무안타로 잘 봉쇄하고 있었다. 하지만 LG의 전략에는 좋은 제구가 뒷받침돼야 했다. 8회 초 이종준 역시 김도영에게 슬라이더를 연거푸 3개 던졌으나, 1S2B의 불리한 볼 카운트에 놓였고 결국 직구를 던지다가 중전 안타를 허용했다.
한국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김도영은 28일 경기 종료 시점으로 포심 패스트볼(직구·타율 0.417)을 비롯한 투심 패스트볼(0.500), 커터(0.444) 등 변형 패스트볼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포크(0.167), 슬라이더(0.208), 커브(0.294), 체인지업(0.300) 등 변화구에 약점을 보였다. 프로 3년 차지만, 잦은 부상으로 인해 풀타임 2년 차 정도의 타석을 소화했다는 걸 감안하면 이 역시 나쁘지 않은 수치다.
앞으로도 김도영은 상대의 집중 견제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만 20세의 나이에 1위 팀의 3번 타자를 맡은 것만 해도 존재감은 충분하다. 실제 성적 역시 30경기 타율 0.333(126타수 42안타) 10홈런 26타점 28득점 14도루, 출루율 0.377 장타율 0.643 OPS 1.020으로 타격 부문 다수 지표에서 톱3에 들고 있다.
장타율 2위에서 보이듯 쳤다 하면 장타를 치는 김도영에게 지난 24일 키움은 1-6으로 지고 있는 9회초 2사 1루에서 고의사구로 승부를 거르기도 했다. 이쯤되면 김도영 공략법을 찾았나 싶겠지만, 견제할 건 방망이만 아니다. 김도영은 일찍이 장타보다 빠른 발로 더욱 주목받은 선수였다. 조재영 KIA 1군 주루코치는 김도영의 빠르기를 김혜성(25·키움 히어로즈)에 비교하면서 한 시즌 50도루도 가능한 자원으로 높게 평가했다.
거기에 그를 거쳐 간 지도자마다 신체 능력 못지않은 야구 센스를 칭찬했다. 광주동성고 시절 스승 김재덕 감독은 김도영을 처음으로 제2의 이종범이라 소개한 사람이다. 김재덕 감독은 지명 당시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김)도영이가 5툴 플레이어로 불리는 데 포함해야 할 툴이 또 있다. 성품과 야구 센스"라고 말했다. 김도영을 뽑은 조계현 전 KIA 단장 역시 "김도영은 가진 5가지 툴 외에 '생각하는 야구'를 하는 선수"라고 한 바 있다. 28일 보여준 번트 안타는 이들의 칭찬이 허황한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이종범은 현역 시절 빠른 발 못지않게 준수한 장타력과 뛰어난 야구 센스로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선수로 평가받았다. 그 당시 이종범이 왜 대단한 선수였는지를 보지 못한 팬들에게 김도영이 조금씩 그 편린을 보여주고 있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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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도영. |
김도영은 4월 26일부터 28일까지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 원정 3연전에서 '생각보다' 고전했다. LG와 만나기 전까지 김도영은 4월 21경기에서 타율 0.388(85타수 33안타) 10홈런 23타점 11도루, 출루율 0.438 장타율 0.824 OPS 1.262로 MVP 급 성적을 냈다. 그 과정에서 KBO 리그 42년 역사상 최초로 월간 10홈런-10도루의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26일 5타수 2안타 2타점 2삼진, 27일에는 5타수 1안타 2도루로 생각보다 저조했다. 28일 경기에서도 첫 세 타석에서는 헛스윙 삼진-유격수 뜬 공-우익수 뜬 공으로 안타가 없었다.
LG가 좌·우 가릴 것 없이 김도영에는 철저히 변화구 승부로 일관한 탓이다. 3연전 동안 김도영에게 향한 67구 중 직구는 15구뿐으로 변화구 비율이 77.6%에 달했다. 아직 뛰어난 변화구를 많이 경험하지 못한 고졸 우타자에게는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실제로 김도영은 LG와 3연전에서 28일 경기 7회 초 전까지 11번의 헛스윙을 했는데 그중 10번이 변화구를 상대한 것이었다.
특히 28일 LG 선발 손주영은 1회 초 첫 맞대결에서 커브-포크-포크로 3번 모두 헛스윙을 유도하며 김도영에게 삼진을 잡아냈다. 3번 타자 김도영이 막히자 KIA 타선의 흐름에도 맥이 끊겼다. 최형우가 1회 초 스리런으로 선제점을 뽑았음에도 조금씩 점수를 내줘 결국 5-7로 경기가 뒤집혔다.
7회 초 1사 1, 2루 위기에서 LG 박명근도 김도영에게 변화구로 접근했다. 초구 커브가 스트라이크로 잡혔고 2구째도 커브가 들어왔다. 그 순간 김도영은 번트로 자세를 바꿔 3루 쪽으로 공을 굴린 뒤 1루를 향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었다.
이때 LG 포수 박동원은 빠른 발을 지닌 김도영을 일찌감치 포기하고 3루로 쇄도하는 김선빈을 잡는 선택을 했다. 하지만 이 선택이 악송구로 이어지면서 김선빈은 홈으로, 2루 주자 김호령이 3루, 김도영은 2루까지 도달했다. 후속타자 최형우가 가볍게 땅볼로 3루 주자를 불러들였고 이우성이 좌전 1타점 적시타를 내면서 경기가 8-7로 뒤집혔고 결국 KIA는 10-7로 승리하며 스윕을 피할 수 있었다. 상대의 허를 찌른 김도영의 센스가 팀을 승리로 이끈 경기였다.
김도영(왼쪽)이 27일 잠실 LG전서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
LG의 김도영 공략법이 틀린 건 아니었다. 실제로 이날도 3타수 무안타로 잘 봉쇄하고 있었다. 하지만 LG의 전략에는 좋은 제구가 뒷받침돼야 했다. 8회 초 이종준 역시 김도영에게 슬라이더를 연거푸 3개 던졌으나, 1S2B의 불리한 볼 카운트에 놓였고 결국 직구를 던지다가 중전 안타를 허용했다.
한국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김도영은 28일 경기 종료 시점으로 포심 패스트볼(직구·타율 0.417)을 비롯한 투심 패스트볼(0.500), 커터(0.444) 등 변형 패스트볼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포크(0.167), 슬라이더(0.208), 커브(0.294), 체인지업(0.300) 등 변화구에 약점을 보였다. 프로 3년 차지만, 잦은 부상으로 인해 풀타임 2년 차 정도의 타석을 소화했다는 걸 감안하면 이 역시 나쁘지 않은 수치다.
앞으로도 김도영은 상대의 집중 견제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만 20세의 나이에 1위 팀의 3번 타자를 맡은 것만 해도 존재감은 충분하다. 실제 성적 역시 30경기 타율 0.333(126타수 42안타) 10홈런 26타점 28득점 14도루, 출루율 0.377 장타율 0.643 OPS 1.020으로 타격 부문 다수 지표에서 톱3에 들고 있다.
장타율 2위에서 보이듯 쳤다 하면 장타를 치는 김도영에게 지난 24일 키움은 1-6으로 지고 있는 9회초 2사 1루에서 고의사구로 승부를 거르기도 했다. 이쯤되면 김도영 공략법을 찾았나 싶겠지만, 견제할 건 방망이만 아니다. 김도영은 일찍이 장타보다 빠른 발로 더욱 주목받은 선수였다. 조재영 KIA 1군 주루코치는 김도영의 빠르기를 김혜성(25·키움 히어로즈)에 비교하면서 한 시즌 50도루도 가능한 자원으로 높게 평가했다.
거기에 그를 거쳐 간 지도자마다 신체 능력 못지않은 야구 센스를 칭찬했다. 광주동성고 시절 스승 김재덕 감독은 김도영을 처음으로 제2의 이종범이라 소개한 사람이다. 김재덕 감독은 지명 당시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김)도영이가 5툴 플레이어로 불리는 데 포함해야 할 툴이 또 있다. 성품과 야구 센스"라고 말했다. 김도영을 뽑은 조계현 전 KIA 단장 역시 "김도영은 가진 5가지 툴 외에 '생각하는 야구'를 하는 선수"라고 한 바 있다. 28일 보여준 번트 안타는 이들의 칭찬이 허황한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이종범은 현역 시절 빠른 발 못지않게 준수한 장타력과 뛰어난 야구 센스로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선수로 평가받았다. 그 당시 이종범이 왜 대단한 선수였는지를 보지 못한 팬들에게 김도영이 조금씩 그 편린을 보여주고 있다.
김도영(가운데)이 26일 잠실 LG전서 2루타를 치고 달려나가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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