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나라 기자]
"연기하려고 태어났다 생각해요."
변요한(38)이 '관음증' 변태 캐릭터마저 주저하지 않는 '천생 배우' 면모로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감을 높였다.
변요한은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출신으로 연기 엘리트 코스를 밟은 배우. 지난 2011년 '토요근무'로 데뷔한 뒤 '들개' '소셜포비아' '하루' '자산어보' '보이스' '한산: 용의 출현' 등 영화와 '미생' '육룡이 나르샤' '미스터 션샤인' 등 드라마에 출연했다. '한산: 용의 출현'으론 제43회 청룡영화상, 제59회 백상예술대상, 제58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조연상 트로피를 싹쓸이했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모두 사로잡은 변요한은 또 한 번 기세 좋게 컴백했다. 15일 글로벌 OTT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을 선보인 것. '글로벌 스타' 송강호의 35년 만의 첫 드라마에 엘리트 청년 김산 역할로 함께하며, 호평을 얻고 있다.
이날 변요한은 '삼식이 삼촌'뿐만 아니라 새 영화 '그녀가 죽었다'(감독 김세휘)로 대중을 찾아간 바. 특히 이 작품에선 비호감을 넘어선 비정상적인 '관음증' 캐릭터를 열연, 역대급 연기 변신에 나서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녀가 죽었다'에서 변요한이 연기한 구정태는 남의 삶을 훔쳐보는 악취미를 가진 공인중개사. 단순히 누군가를 관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고객의 집에 몰래 들어가 고장 난 가구나 전등을 고쳐주기도 하고 그 댓가로 가장 없어도 될 물건 하나를 가지고 나오는 고약한 행동을 즐긴다. 여기에 새로운 관찰 대상인 인플루언서 한소라(신혜선 분)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살인자 누명을 쓰며 위기에 빠지게 되는 인물이다. 변요한은 구정태로 완벽하게 몰입해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의 중심을 탄탄히 잡는 것은 물론, '관찰'을 소재로 비뚤어진 욕망을 표출하는 흥미로운 메시지를 선사했다.
변요한은 최근 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파격적인 변신에 대해 "마이너하다는 소리를 듣더라도 제가 즐기고 싶은 걸 하고 싶었다. 연기하는 동안엔 재밌는 걸 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녀가 죽었다'는 역할의 첫인상이 굉장히 비정상적이었지만, 내레이션 등 서브 텍스트가 많아서 영화적인 궁금증이 들고 흥미로웠다. 그리고 메시지 자체가 제가 한 번쯤은 표현해 보고 싶었던 연기였다. 단순히 정상이냐 변태, 비정상이냐를 떠나 어떤 콤플렉스로 인해 생긴 취향이 잘못된 선택들을 하게 만들고 이는 범죄가 될 수도 있다는 것, 빠르게 변화되는 요즘 세상과 맞닿을 수 있는 메시지라 봤다. 또 타인의 삶을 훔쳐보며 살았던 인물이 결국엔 사람들 시선으로 벌을 받는다는 게 굉장히 세련됐다고 느껴졌다"라고 작품성을 높이 샀다.
이어 "경쾌하게 전개되고, 웃음도 있다. 타임라인이 거꾸로 된 스릴러라는 매력을 가졌다. 엇박, 정박을 다 탈 수 있는 그런 스릴러가 아닌가 싶다. 가볍지만 오히려 그 가벼움에서 오는 무거움도 있고 그런 게 '그녀가 죽었다'의 차별점이라고 본다"라고 색다른 매력을 짚기도 했다.
변요한은 "좋은 영화 만들고 싶다는 태도를 알기에, 그것이 이 책에서 느껴졌는데 결과물도 역시나였다. 워낙 김세휘 감독님이 글을 잘 써주셔서 내가 잘 구현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 본질적인 걸 놓치지 않고 표현이 되었구나 싶어 다행스럽다. 가장 고민했던 건 세상이 우리를 바꾸는 것인가, 내가 세상을 타는 것인가였다.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겠다 했는데 결과적으로 성공했다고 본다"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 작품으로 연출 데뷔 신고식을 치른 김세휘 감독에 관해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변요한은 "재밌는 신인 감독님들이 나오면 기분이 좋다. 함께 모험을 시작했지만 결국은 안도가 되는, 그런 도착 지점에 도달하는 게 짜릿하다. 저희 김세휘 감독님은 정말 유능하시고, 천재적이다. 앞으로 정말 크게 되실 분이라고 생각한다. 아이템도 너무 많고 노력하는 부분들을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봤기 때문에, 정말 끝까지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고 신뢰감을 보였다.
'관음증', 곧 범죄자를 연기하며 비호감 이미지에 대한 우려는 없었을까. 변요한은 "저는 그런 거에 대한 편견이 없는 사람이다"라면서 "그리고 역할이 비호감이라고 해서 책을 쓴 사람이 비호감은 아니지 않나. 연기하는 사람도 그렇고. 그러하기 때문에 저는 그냥 저한테 온 '그녀가 죽었다'를 운명적으로 느끼고 결국에 저와 만난 이 작품과 캐릭터를 어떻게 해서든 책임지려 할 뿐이다"라고 진중하게 접근했다.
변요한은 "관음증인 구정태를 미워하거나 옹호할 생각은 전혀 없다. 영화적인 흐름을 위해, 그저 기승전결을 따라서 갔다. 무엇보다 책에 감독님의 그림이 다 잘 그려져 있었기에, 그런 대본을 받은 입장으로서 잘 만들고 싶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변요한은 "인간의 감정의 우주는 크니까, 모든 사람은 다 그런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구정태처럼 법적으로 잘못된 선택을 하지는 않지만, 결은 다르지만, 모든 사람은 다 관찰을 많이 한다고 본다. 특히나 현대 사회는 서로가 서로를 관찰하는 사회 같다는 생각도 든다. 좋은 정보를 얻는 것, 편리를 얻으려는 것에서부터 관찰을 시작하는데, 이를 결국 못 얻게 되면 자기 눈치를 보고 스스로 초라하다고 느끼더라. 이런 생각이 또 우리 영화하고도 연관이 된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그는 "배우들은 어떻게 보면 자기 자신을 많이 관찰한다. 저는 내가 그때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관찰 일기를 쓰면서도 나를 관찰한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변요한은 "모든 직업은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 더 많다고 저는 믿는다. 안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 더 많다고 한다면 그 직업은 사라지겠죠. 구정태 캐릭터 특성상 공인중개사가 안 좋게 비쳤지만 현실에선 좋은 분이 많다. 실제로 저희 집을 관리해 주는 공인중개사 분과도 친하게 지내고 있다(웃음). 저는 무엇보다 이 직업이 한국 영화에서 처음으로 소개됐다는 것에 묘한 매력을 느꼈다. 구정태도 인플루언서 한소라도 그냥 자기 직업에 프로페셔널하지 않은 거였다"라며 선입견을 경계했다.
'한산: 용의 출현'의 일본 장군 와키자카 야스하루 역할을 위해 무려 체중 15kg을 증량했던 변요한. 이를 끝낸 직후 '그녀가 죽었다' 촬영에 돌입했다는 그는 관음증 캐릭터가 미화될까 우려돼 '못생김'을 자처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주기도.
변요한은 "어느 정도 다이어트를 하긴 했다. 살을 빼려면 더 뺄 수 있었는데 너무 얄상(얄팍)하게 나오면 혹여 미화가 될까 싶어서, 조금 친근한 느낌으로 갔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의상은 어디서 봤던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평균적인 옷을 택했다. 또 제가 역할마다 어울리는 향수를 뿌리는데 이번엔 CK BE 향수를 썼다. 남자들의 입문용 향수인데 이상하게 이게 생각이 나더라"라고 놀라운 디테일 전했다.
상대역 신혜선과는 지난 2017년 영화 '하루'(감독 조선호) 이후 재회, 반가움을 금치 못했다. 변요한은 "신혜선은 워낙 프로페셔널한 배우"라면서 "엄청 노력하는 친구다"라고 극찬했다.
격렬한 액션 호흡까지 맞춘 바. 이에 대해 변요한은 "서로 안 다치게 케어하면서, 서로 많이 배려하면서 리액션을 했다. 진짜 재밌게 찍었는데 결과적인 장면을 봤을 때도 잘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액션도 사실 감정신이지 않나. 신혜선은 감정선 자체가 굉장히 여린 부분이 있다. 근데 그 여림에서 오는 강한 파워가 있어서, 굉장히 높이 산다. 그런 점이 촬영하면서 잘 맞았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사실 저도 여린데 강함을 표현하고 싶어하는 배우라면, 그 친구(신혜선)는 여린 걸 노출할 수 있는 용감한 마음을 갖고 있다. 그래서 오히려 신혜선이 더 강하다고 느껴진다"라고 치켜세웠다.
뿐만 아니라 변요한은 "신혜선과 또다시 만난다면, 멜로 장르를 해보고 싶다. 실제로 서로 그런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기회가 된다면 멜로를 해보고 싶은 게, 아직까지 제가 제대로 된 멜로를 해본 적이 없어서다"라는 바람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삼식이 삼촌'까지 두 작품 동시에 출격한 소회에 대해선 "혹시나 헷갈리진 않으실까, 그런 우려가 있었는데 생각해 보니 제가 이렇게 극장 개봉이랑 OTT 공개랑 같이 한 순간이 없었다. 다양한 작품에 출연해 영광스럽고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다.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특히 변요한은 "김세휘 감독님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태어난 사람인 것처럼, 저는 연기를 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인 것 같다. 제가 연기하는 동안은 그렇게 생각하고 살려 한다. 그걸 놓쳐 버리면, 가고 싶은 길에 못 갈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고 싶은 길이라는 건 결국 재밌는 걸 하고 싶다는 거다. 그러다가 언젠가 사라지겠지만(웃음). 하지만 그렇더라도 자신감 있게 가야 한다고 본다. 부모님이 주신 DNA에서 오는 힘과 나를 응원해 주는 사람들의 마음, 그런 게 내가 가진 재능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연기 열정을 불태웠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며 겸손한 자세를 갖추기도. 변요한은 "저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전성기가 왔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연기하는 동안은 계속 '미생'이라고 본다. 수련하고 있다고 느끼며 임하고 있다. 연기는 역시 어렵고 '완생'은 힘들겠지만 또다시 재정비하여 늘 노력을 해야겠다 싶다"라는 마음가짐을 얘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가 살아봤자 (햇수로) 이제 고작 39살밖에 못 살아봤다. 그래서 아직 모르는 게 더 많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40대부터 많은 생각이 정리 정돈되고 좀 더 내 에너지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결단력이 빨라지고 옳고 그름도 더 명확해지고, 그걸 알아야 또 나를 깨고 자유도 생길 수 있는 것이니까, 40대가 되게 궁금하다"라고 기대했다.
김나라 기자 kimcountr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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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죽었다' 주역 변요한 /사진=(주)콘텐츠지오 |
변요한(38)이 '관음증' 변태 캐릭터마저 주저하지 않는 '천생 배우' 면모로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감을 높였다.
변요한은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출신으로 연기 엘리트 코스를 밟은 배우. 지난 2011년 '토요근무'로 데뷔한 뒤 '들개' '소셜포비아' '하루' '자산어보' '보이스' '한산: 용의 출현' 등 영화와 '미생' '육룡이 나르샤' '미스터 션샤인' 등 드라마에 출연했다. '한산: 용의 출현'으론 제43회 청룡영화상, 제59회 백상예술대상, 제58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조연상 트로피를 싹쓸이했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모두 사로잡은 변요한은 또 한 번 기세 좋게 컴백했다. 15일 글로벌 OTT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을 선보인 것. '글로벌 스타' 송강호의 35년 만의 첫 드라마에 엘리트 청년 김산 역할로 함께하며, 호평을 얻고 있다.
이날 변요한은 '삼식이 삼촌'뿐만 아니라 새 영화 '그녀가 죽었다'(감독 김세휘)로 대중을 찾아간 바. 특히 이 작품에선 비호감을 넘어선 비정상적인 '관음증' 캐릭터를 열연, 역대급 연기 변신에 나서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녀가 죽었다'에서 변요한이 연기한 구정태는 남의 삶을 훔쳐보는 악취미를 가진 공인중개사. 단순히 누군가를 관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고객의 집에 몰래 들어가 고장 난 가구나 전등을 고쳐주기도 하고 그 댓가로 가장 없어도 될 물건 하나를 가지고 나오는 고약한 행동을 즐긴다. 여기에 새로운 관찰 대상인 인플루언서 한소라(신혜선 분)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살인자 누명을 쓰며 위기에 빠지게 되는 인물이다. 변요한은 구정태로 완벽하게 몰입해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의 중심을 탄탄히 잡는 것은 물론, '관찰'을 소재로 비뚤어진 욕망을 표출하는 흥미로운 메시지를 선사했다.
그는 "'그녀가 죽었다'는 역할의 첫인상이 굉장히 비정상적이었지만, 내레이션 등 서브 텍스트가 많아서 영화적인 궁금증이 들고 흥미로웠다. 그리고 메시지 자체가 제가 한 번쯤은 표현해 보고 싶었던 연기였다. 단순히 정상이냐 변태, 비정상이냐를 떠나 어떤 콤플렉스로 인해 생긴 취향이 잘못된 선택들을 하게 만들고 이는 범죄가 될 수도 있다는 것, 빠르게 변화되는 요즘 세상과 맞닿을 수 있는 메시지라 봤다. 또 타인의 삶을 훔쳐보며 살았던 인물이 결국엔 사람들 시선으로 벌을 받는다는 게 굉장히 세련됐다고 느껴졌다"라고 작품성을 높이 샀다.
이어 "경쾌하게 전개되고, 웃음도 있다. 타임라인이 거꾸로 된 스릴러라는 매력을 가졌다. 엇박, 정박을 다 탈 수 있는 그런 스릴러가 아닌가 싶다. 가볍지만 오히려 그 가벼움에서 오는 무거움도 있고 그런 게 '그녀가 죽었다'의 차별점이라고 본다"라고 색다른 매력을 짚기도 했다.
변요한은 "좋은 영화 만들고 싶다는 태도를 알기에, 그것이 이 책에서 느껴졌는데 결과물도 역시나였다. 워낙 김세휘 감독님이 글을 잘 써주셔서 내가 잘 구현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 본질적인 걸 놓치지 않고 표현이 되었구나 싶어 다행스럽다. 가장 고민했던 건 세상이 우리를 바꾸는 것인가, 내가 세상을 타는 것인가였다.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겠다 했는데 결과적으로 성공했다고 본다"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 작품으로 연출 데뷔 신고식을 치른 김세휘 감독에 관해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변요한은 "재밌는 신인 감독님들이 나오면 기분이 좋다. 함께 모험을 시작했지만 결국은 안도가 되는, 그런 도착 지점에 도달하는 게 짜릿하다. 저희 김세휘 감독님은 정말 유능하시고, 천재적이다. 앞으로 정말 크게 되실 분이라고 생각한다. 아이템도 너무 많고 노력하는 부분들을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봤기 때문에, 정말 끝까지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고 신뢰감을 보였다.
변요한은 "관음증인 구정태를 미워하거나 옹호할 생각은 전혀 없다. 영화적인 흐름을 위해, 그저 기승전결을 따라서 갔다. 무엇보다 책에 감독님의 그림이 다 잘 그려져 있었기에, 그런 대본을 받은 입장으로서 잘 만들고 싶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변요한은 "인간의 감정의 우주는 크니까, 모든 사람은 다 그런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구정태처럼 법적으로 잘못된 선택을 하지는 않지만, 결은 다르지만, 모든 사람은 다 관찰을 많이 한다고 본다. 특히나 현대 사회는 서로가 서로를 관찰하는 사회 같다는 생각도 든다. 좋은 정보를 얻는 것, 편리를 얻으려는 것에서부터 관찰을 시작하는데, 이를 결국 못 얻게 되면 자기 눈치를 보고 스스로 초라하다고 느끼더라. 이런 생각이 또 우리 영화하고도 연관이 된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그는 "배우들은 어떻게 보면 자기 자신을 많이 관찰한다. 저는 내가 그때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관찰 일기를 쓰면서도 나를 관찰한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변요한은 "모든 직업은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 더 많다고 저는 믿는다. 안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 더 많다고 한다면 그 직업은 사라지겠죠. 구정태 캐릭터 특성상 공인중개사가 안 좋게 비쳤지만 현실에선 좋은 분이 많다. 실제로 저희 집을 관리해 주는 공인중개사 분과도 친하게 지내고 있다(웃음). 저는 무엇보다 이 직업이 한국 영화에서 처음으로 소개됐다는 것에 묘한 매력을 느꼈다. 구정태도 인플루언서 한소라도 그냥 자기 직업에 프로페셔널하지 않은 거였다"라며 선입견을 경계했다.
'한산: 용의 출현'의 일본 장군 와키자카 야스하루 역할을 위해 무려 체중 15kg을 증량했던 변요한. 이를 끝낸 직후 '그녀가 죽었다' 촬영에 돌입했다는 그는 관음증 캐릭터가 미화될까 우려돼 '못생김'을 자처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주기도.
변요한은 "어느 정도 다이어트를 하긴 했다. 살을 빼려면 더 뺄 수 있었는데 너무 얄상(얄팍)하게 나오면 혹여 미화가 될까 싶어서, 조금 친근한 느낌으로 갔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의상은 어디서 봤던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평균적인 옷을 택했다. 또 제가 역할마다 어울리는 향수를 뿌리는데 이번엔 CK BE 향수를 썼다. 남자들의 입문용 향수인데 이상하게 이게 생각이 나더라"라고 놀라운 디테일 전했다.
왼쪽부터 변요한, 신혜선 |
격렬한 액션 호흡까지 맞춘 바. 이에 대해 변요한은 "서로 안 다치게 케어하면서, 서로 많이 배려하면서 리액션을 했다. 진짜 재밌게 찍었는데 결과적인 장면을 봤을 때도 잘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액션도 사실 감정신이지 않나. 신혜선은 감정선 자체가 굉장히 여린 부분이 있다. 근데 그 여림에서 오는 강한 파워가 있어서, 굉장히 높이 산다. 그런 점이 촬영하면서 잘 맞았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사실 저도 여린데 강함을 표현하고 싶어하는 배우라면, 그 친구(신혜선)는 여린 걸 노출할 수 있는 용감한 마음을 갖고 있다. 그래서 오히려 신혜선이 더 강하다고 느껴진다"라고 치켜세웠다.
뿐만 아니라 변요한은 "신혜선과 또다시 만난다면, 멜로 장르를 해보고 싶다. 실제로 서로 그런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기회가 된다면 멜로를 해보고 싶은 게, 아직까지 제가 제대로 된 멜로를 해본 적이 없어서다"라는 바람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변요한은 "김세휘 감독님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태어난 사람인 것처럼, 저는 연기를 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인 것 같다. 제가 연기하는 동안은 그렇게 생각하고 살려 한다. 그걸 놓쳐 버리면, 가고 싶은 길에 못 갈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고 싶은 길이라는 건 결국 재밌는 걸 하고 싶다는 거다. 그러다가 언젠가 사라지겠지만(웃음). 하지만 그렇더라도 자신감 있게 가야 한다고 본다. 부모님이 주신 DNA에서 오는 힘과 나를 응원해 주는 사람들의 마음, 그런 게 내가 가진 재능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연기 열정을 불태웠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며 겸손한 자세를 갖추기도. 변요한은 "저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전성기가 왔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연기하는 동안은 계속 '미생'이라고 본다. 수련하고 있다고 느끼며 임하고 있다. 연기는 역시 어렵고 '완생'은 힘들겠지만 또다시 재정비하여 늘 노력을 해야겠다 싶다"라는 마음가짐을 얘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가 살아봤자 (햇수로) 이제 고작 39살밖에 못 살아봤다. 그래서 아직 모르는 게 더 많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40대부터 많은 생각이 정리 정돈되고 좀 더 내 에너지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결단력이 빨라지고 옳고 그름도 더 명확해지고, 그걸 알아야 또 나를 깨고 자유도 생길 수 있는 것이니까, 40대가 되게 궁금하다"라고 기대했다.
김나라 기자 kimcountr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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