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태극마크를 달지 못한 이승우(26, 수원FC)가 2경기 연속골을 뽑아내며 무력시위를 펼쳤다.
수원FC는 1일 오후 7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16라운드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3-1로 제압했다.
홈 3연승을 질주한 수원FC는 8승 3무 5패로 승점 27을 기록하며 4위에 올랐다. 동시에 1위 울산(승점 31)을 4점으로 추격하며 선두권 경쟁을 이어갔다.
승리의 중심엔 이승우가 있었다. 그는 두 경기 연속 선발로 나서며 수원FC 공격을 이끌었다. 김은중 감독은 14라운드까지 이승우를 후반에 투입하며 '게임 체인저'로 사용했다. 그러나 최근엔 팀이 안정감을 찾았다고 판단, 이승우를 시작부터 투입하기 시작했다.
'이승우 선발 카드'는 이날도 적중했다. 지난 대구전에서도 골 맛을 봤던 이승우는 어김없이 득점포를 가동하며 캐슬 파크를 뜨겁게 달궜다. 그는 초반부터 안데르손과 좋은 호흡을 자랑하며 인천 수비를 위협했고, 기어코 선제골까지 뽑아냈다.
전반 27분 안데르손이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이승우의 발 앞으로 패스를 찔러넣었다. 미리 뛰어들어가고 있던 이승우는 속도를 살려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만든 뒤 감각적인 칩샷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뛰쳐나온 상대 골키퍼를 완벽히 무너뜨리는 골이었다.
리그 득점 2위로 올라서는 8호 골이자 두 경기 연속 득점. 더불어 최근 김도훈 임시 감독이 발표한 6월 A대표팀 명단 탈락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씻어내는 골이었다. 이승우는 태극마크가 K리그로 돌아온 이유라고 밝히며 대표팀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지만, 쟁쟁한 2선 자원들과 경쟁에서 밀리며 아쉽게 제외됐다.
이승우의 마지막 대표팀 승선은 파울루 벤투 전 감독 시절인 2019년 6월이다. 이후로는 좀처럼 태극마크와 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임시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황선홍 감독도 고민 끝에 이승우를 선택하지 않았다. 당시 그는 "마지막까지 이승우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여러 측면을 봤을 때 선발하지 못했다. 아쉽다"라고 설명했다.
발탁은 어디까지나 감독의 몫. 이승우로서는 지금처럼 소속팀에서 맹활약을 펼쳐 차기 감독의 눈길을 사로잡는 수밖에 없다. 올 시즌 더 뜨거운 발끝을 자랑하고 있는 만큼 여기서 컨디션을 더 끌어 올린다면 대표팀 복귀도 꿈이 아니다.
수원FC로 활약 중인 이승우는 인천전을 마친 뒤 "언제나 홈에서 하는 경기는 최대한 이기고 싶다. 이렇게 많이 찾아와 주신 팬분들 덕분에 이긴 것 같아 기쁘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성적이 좋다 보니 분위기도 좋다. 형들이 분위기를 잘 이끌어 준다"라고 팀 분위기도 설명했다.
이승우는 인천을 상대로 3경기 연속골을 기록 중이다. 그는 "딱히 인천전이라고 다른 건 없다"라고 웃으며 "안데르손이 워낙 패스를 잘 줬다. 이렇게 마무리할 수 있어서 좋다"라고 동료에게 공을 돌렸다.
물론 아쉬움도 있다. 이승우는 골을 넣고도 특유의 댄스 세레머니를 펼치지 않았고, 종료 직전 교체되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이유를 묻자 "내 마음이 그렇다"라며 "골을 많이 넣고 싶었다. 후반 막판에 인천 선수들이 많이 올라왔기 때문에 골을 넣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아쉬움이 있다"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이승우는 "골은 최대한 많이 넣으면 좋다. 하지만 일단 부상 없이 한 시즌을 마무리하는 게 목표다. 경기를 재밌게 즐기면 골이 따라오는 것 같다. 집착하지 않고 축구를 즐기고 싶다"라며 "A매치 휴식기 전 마지막 홈 경기였다. 팬분들이 많이 와주셔서 좋은 분위기에서 뛸 수 있었다. 앞으로도 많이 응원해 주시면 선수들 모두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항상 감사드린다"라고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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