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동 감독이 진단한 FC서울 ''절반 이상 올라왔다...린가드는 더 욕심 내야 해''[서울톡톡]
입력 : 2024.06.0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서울월드컵경기장, 고성환 기자] "내 축구? 절반 이상은 올라왔다고 본다."

FC서울은 2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K리그1 2024 16라운드에서 광주FC와 맞붙는다. 현재 서울은 4승 5무 6패, 승점 17로 리그 8위에 올라 있다. 광주는 5승 1무 9패, 승점 16으로 서울 바로 아래인 9위에 자리 중이다.

두 팀 모두 분위기는 좋지 않다. 나란히 3경기째 승리가 없다. 서울은 지난달 11일 인천 원정에서 2-1 역전승을 거두며 반등하는가 싶었지만, 안방에서 대구에 패한 뒤 포항·김천과 연달아 비겼다. 특히 홈 4연패에 빠지며 팬들의 응원에 좀처럼 보답하지 못하는 중이다.

김기동 감독의 축구가 아직 제대로 구현되지 못한 모양새다. 주축 선수가 네 명이나 2024 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 아시안컵으로 자리를 비우기도 했고, 부상도 도와주지 않았다. 경기력 자체는 갈수록 짜임새를 갖추고 있으나 치명적인 실수가 발목을 잡고 있다.

서울은 지난 개막전에서 광주에 0-2로 패했다. 김기동 감독은 당시를 떠올리며 "뭘 해보지도 못하고 졌다. 선수 구성도 그렇고 여러 상황이 안 좋았다. 이번엔 우리 홈이니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포항전과 김천전에서도 경기력이 올라왔다. 선수들도 자신감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효 감독과 지략대결도 많은 관심을 모은다. 김기동 감독은 "정효도 나도 작년에 많이 이슈가 됐는데 올해엔 저조하다. 팀 상황이 이렇다 보니까 빨리 바꾸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이 감독도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준프로 계약을 맺은 2006년생 강주혁이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기동 감독은 "능력이 있는 선수고, 기대가 되는 선수다. 빨리 올려서 적응을 시키려는 생각이다. 앞으로 FA컵도 있다. 빨리 팀 분위기에 적응하고 형들과 친해질 필요가 있다"라며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좌우측 다 가능하고 스피드도 있다. 저돌적으로 들어가는 능력도 있고, 골문 앞 슈팅도 반 템포 빠르다. 득점력을 갖춘 선수다. 기회가 된다면 투입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경기 전 만난 이정효 감독은 김기동 감독의 축구가 10% 정도 구현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기동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너무 낮게 평가했는데. 1라운드엔 10%였지만, 지금은 좀 올라왔는데"라며 웃음을 터트린 뒤 "이 감독도 마찬가지지만, 원하는 축구를 하려면 그에 맞는 선수 구성을 해야 한다. 그게 안 되면 빨리 선수들을 변화시켜야 한다. 노력 중이지만, 습관이란 게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계속 변화하고 있다. 그래도 절반 이상은 넘어가고 있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지금 당장 성적은 만족스럽지 않지만, 색채를 바꿀 생각은 없는 김기동 감독이다. 그는 "그렇게 좋은 상황은 아니다. 그래도 내가 원하는 쪽으로 끌고 가기 위해 선수들과 얘기하고 구성도 조금씩 바꿔가고 있다. 순간순간 변칙을 줘서 팀을 이끌어가면 분명히 문제가 생긴다. 그때를 모면해도 다음에 선수들이 많이 어려워 할 수 있다. 힘들지만, 만들어가는 게 더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가장 큰 고민은 역시 기성용의 짝이다. 이날은 이승모가 출전한다. 김기동 감독은 "승모가 7개월의 공백을 깨고 돌아와서 잘해주고 있다. 류재문도 부상이었다가 오늘 처음으로 데리고 왔다. 아직 100%는 아니다. 또 백상훈이 지난 경기에서 다쳤다. 나중에 성용이가 지치거나 부상당하면 고민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린가드가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는 이날까지 4경기 연속 선발로 나선다. 김기동 감독은 "2년 쉰 선수가 한두 경기 뛴다고 100% 확 올라오겠는가. 아니다. 주변에서는 린가드 몸도 좋은데 왜 그러냐고 한다. 분명 공을 잡았을 때 가진 게 좋은 선수다. 하지만 축구는 공만 잘 차면 안 된다. 여러 조직적인 문제가 있다. 1라운드도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린가드가 내려와서 연계해주고 빌드업에 관여해주고 아주 좋다. 그러다 보니 뒷선 선수들도 많이 편하다. 그러나 빠르게 앞으로 전환해서 슈팅 상황을 만들거나 공간을 창출해서 득점 상황을 만드는 게 부족하다. 아직 체력이 100%가 아니다. 올라가는 속도가 늦다. 본인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좀 더 앞선에서 욕심을 내지 않을까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술라카 몸 상태도 전했다. 그는 최근 경기에 뛰지 못하고 있지만, 이라크 대표팀에는 소집됐다. 김기동 감독은 "부상 때문에 그렇다. 지금 내측 인대를 다쳐서 계속 안 좋았다. 훈련하는데 킥하면 통증이 있다고 해서 배제시켰다"라며 "그런데 또 대표팀에 갔더라. 자기가 가고 싶어서 숨겼나 보다(웃음). 나도 좀 당황했다. 나한테 아프다고 그래놓고서"라고 설명했다.

서울이라는 팀을 차근차근 바꿔나가고 있는 김기동 감독이다. 그는 선수단 의식이 많이 바뀌었냐는 물음에 "그렇다. 초반 경기와 최근 경기를 보면 알 수 있다. 밸런스를 비롯한 것들이 확실히 달라졌다"라고 힘줘 말했다.

/finekosh@osen.co.kr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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