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가마다 다이치(28)가 일본인 14번째 프리미어리거가 될 준비를 마쳤다. 그는 크리스탈 팰리스 유니폼을 입으며 옛 은사와 다시 뭉칠 예정이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3일(한국시간) "가마다는 팰리스와 구두 합의를 마쳤으며 이번 주 메디컬 테스트가 예정돼 있다. 팰리스는 그와 FA 계약을 맺길 기다리고 있다. 올리버 글라스너 팰리스 감독이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시절 이후 다시 가마다를 원했다"라며 시그니처 멘트인 "Here we go!"를 덧붙였다.
가마다는 일본 국가대표 미드필더다. 그는 공격적인 재능을 지닌 선수로 2017년 프랑크푸르트 유니폼을 입으며 유럽 무대에 입성했다.
최전성기도 프랑크푸르트 시절이었다. 가마다는 벨기에 신트트라위던 임대를 다녀온 후 2019-2020시즌부터 주전으로 도약했고, 2021-2022시즌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13경기에 출전해 5골을 터트리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2022-2023시즌엔 공식전 16골을 터트리기도 했다.
가마다는 일본 대표팀에서도 핵심 선수로 활약했다. 특히 그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모든 경기에 출전하며 일본의 16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당시 일본은 스페인, 독일을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했다. 그러나 16강에서 승부차기 끝에 크로아티아에 패하며 여정을 마무리했다.
가마다는 지난해 여름 프랑크푸르트와 재계약을 맺지 않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는 토트넘 홋스퍼와 도르트문트, AC 밀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여러 빅클럽의 관심을 받았고, 실제로 이적에 가까워지기도 했다. 하지만 모두 무산되면서 8월에서야 라치오와 1년 계약을 맺는 데 성공했다.
기대와 달리 가마다는 세리에 A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는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 체제에서 완전히 외면됐고, 일본 대표팀에서도 멀어졌다. 지난 1월 열렸던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후반기 들어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가마다는 이고르 투도르 감독이 새로 부임한 뒤 조금씩 기회를 받았고, 시즌 막판엔 선발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2023-2024시즌 최종 성적은 공식전 38경기 2골 2도움.
라치오는 부활 가능성을 보여준 가마다와 재계약을 추진했다. 가마다 역시 잔류 생각이 아예 없던 건 아니지만, 양측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특히 가마다가 헐값에 가까운 바이아웃 금액을 요구하면서 협상이 엎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클라우디오 로티토 라치오 회장이 격분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를 협박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선수들에게 진저리가 났다. 지나친 요구로 우리를 문제에 빠뜨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선수와 에이전트가 있다"라며 "가마다는 1년 계약 연장과 현금 250만 유로(약 37억 원)를 요구했다"라고 밝혔다.
마리아노 파비아니 라치오 스포츠 디렉터도 공개적으로 가마다를 비난했다. 그는 "클럽에 헌신하는 건 선수들이지 그 반대가 아니다. 우리는 합의를 했으나 예상치 못했던 엄청난 무례함에 직면하게 됐다"라며 "난 그 누구도 날 협박하도록 두지 않을 것이다. 난 이 '협박'에 대해 논의할 생각이 없다고 침착하게 말했다. 그냥 떠나도 된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자 프랑크푸르트에서 함께했던 글라스너 감독이 가마다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그는 가마다를 잘 활용하며 UEL 우승을 일궈냈던 만큼 자유 계약으로 옛 제자를 데려오길 원했다. 가마다도 이를 받아들이면서 생애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PL) 무대에 발을 내디디기 직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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