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강필주 기자] 멕시코 국가대표팀이 경기에도 패하고 팬들의 게이 혐오 구호 때문에 또다시 고개를 숙여야 했다.
멕시코는 9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 카일 필드에서 열린 브라질과 A매치 친선전에서 2-3으로 패했다. 거의 비길 뻔했던 멕시코지만 종료 직전 실점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 5분 안드레아스 페레이라, 후반 9분 가브리엘 마르티넬리에게 연속골을 내줘 0-2로 뒤지던 멕시코는 후반 28분 훌리안 퀴뇨네스, 후반 추가시간 기예르모 마르티네스가 동점골을 터뜨려 균형을 맞췄다. 하지만 종료 직전 엔드릭에게 결승 헤더골을 내줘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멕시코는 지난 2012년 6월 친선전에서 2-0으로 이긴 후 브라질을 상대로 8년 동안 승리가 없다. 최근 5번의 맞대결에서 1무 4패로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다. 최근 3연패다.
게다가 멕시코는 이날 응원전에서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소셜 미디어(SNS)에 따르면 후반 10분경 멕시코 팬들이 브라질 선수들을 향해 '뿌또(Puto)'를 외치는 바람에 경기가 잠시 중단됐기 때문이다. 뿌또는 게이를 비하하는 혐오 구호다.
경기장 대형 스크린에는 "차별금지 프로토콜. 방금 들린 차별적인 구호로 인해 경기가 일시적으로 중단됐다"면서 "차별적인 구호에 참여한 모든 관중은 경기장에서 퇴장될 것"이라고 경고글이 떴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8만 5249명은 이 혐오 구호로 경기에 온전히 집중하기 힘들었다.
멕시코 팬들의 동성애 혐오 구호는 이미 예상됐다는 반응이다. 멕시코는 지난 3월 북중미카리브해(CONCACAF) 네이션스리그 결승전에서 미국에 0-2로 패할 때 '뿌또(Puto)'를 외쳤다. 뿌또는 게이를 비하하는 혐오 구호다.
멕시코 팬들은 월드컵은 물론 대회나 경기 때마다 뿌또를 외치고 있다. 이 때문에 멕시코축구협회는 여러 차례 벌금을 내야 했다. 최근 몇 년 동안 멕시코축구협회가 지불해야 했던 벌금이 50만 달러(약 7억 원)에 달한다. 팬들에게 해당 구호를 중단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그럼에도 멕시코 팬들은 10년 넘게 이 구호를 외치면서 비하가 아니라고 합리화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벌금 외에 단호한 처벌을 하지 않고 있는 점도 이 구호가 경기장 안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는 이유 중 하나라는 지적이다.
문제는 멕시코는 미국, 캐나다와 함께 2026년 FIFA 북중미 월드컵을 공동 개최하는 국가 중 하나라는 점이다. 월드컵 도중 이런 구호를 듣게 될 경우 상대팀은 물론 멕시코 대표팀 역시 당황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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