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채준 기자]
성공한 LCC의 공통점 중 첫번째는 흔들림 없이 근거리 노선에만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두번째는 창업자의 혁신 리더십이다. 성공한 LCC 창업자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유난스러울 정도로 기존항공사를 따라 하지 않았다는 고집이 보인다.
전 세계 LCC의 원조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주요 창업자 중 한사람인 허브 켈러허 회장은 항공사 경영을 처음 맡은 직후 직원들이 자신의 직종 외 다른 영역에 대해서는 지나칠 정도로 무관심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조종사, 정비사, 객실승무원, 지상직, 마케팅, 영업 등 각각의 직원들은 자신의 영역에만 관심이 있지 다른 영역 즉 항공사 운영 전반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무관심했던 것이다.
이 같은 항공사 특유의 문화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동일하다. 항공사 직원들은 자신의 분야에서만큼은 철두철미한 전문가들이다. 자신이 속한 영역의 역할이 없으면 비행기는 절대 이륙하지 못한다는 것을 안다. 조종사가 없으면 안되듯이 객실승무원이 없어도 안되고 정비사가 없어도 이륙이 불가능하다. 항공사는 모든 영역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틀어지면 비행기는 뜰 수 없게 되는 구조이다.
항공사 CEO라면 이 같은 특유의 문화를 잘 알고 있고, 그래서 대개 이를 인정해준다. 하지만 처음으로 항공사 운영에 뛰어든 변호사 출신의 허브 켈러허 회장은 기존항공사의 기존 관습을 따라하지 않았다. 모든 본부의 직원을 하나로 엮기 위한 노력을 했다. 그리고 멀티태스킹을 통해 다른 본부의 업무를 이해하고 심지어 함께 처리하도록 했다.
이 때문에 사우스웨스트항공에서는 직원들이 일체감을 갖고 서로 협력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그래서 LCC 비즈니스 모델의 신화가 된 '10분 턴어라운드'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모든 본부의 직원들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융합된 멀티태스킹으로 턴어라운드 10분의 역사를 썼던 것이다. 당시 미국 내 항공사 가운데 항공업계 출신 임직원이 가장 적었던 사우스웨스트항공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10분 턴어라운드 작전을 성공한 이후 사우스웨스트항공 직원들은 "우리 중 상당수는 항공업계 경험이 없었기에 그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미처 몰랐다. 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해낼 수 있었다"고 증언했다. 다른 항공사에서 이직한 경력직원들조차 '아, 이게 되는 거였구나'라고 말할 정도였다. 이를 계기로 사우스웨스트항공은 항공업계에서 스케줄을 가장 잘 지키고, 정시발착을 하는 항공사의 전통을 쌓아 올릴 수 있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의 또다른 주요 창업자이자 초기투자자였던 롤린 킹은 "우리는 회사운영을 하면서 '다른 항공사들이 이렇게 하고 있으니, 우리도 그렇게 하자'와 같은 태도를 철저히 배격했다"고 증언했다. 오히려 직원들에게 항공사의 묵은 관습에 도전하라고 격려했다.
초창기 직원들은 대부분 창조성을 억압하는 다른 회사에서 옮겨온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사우스웨스트항공에 와서 창조성을 발휘하고 이전에는 항공업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많은 것을 해볼 수 있었다. 이 같은 회사 분위기에 따라 기존항공사에서 수십년간 일한 경력자들도 기존 관행을 버리고 기꺼이 비판적 현장철학을 수용했다.
아시아의 대표 LCC 에어아시아에는 노조가 없다. 말레이시아는 항공노조가 꽤 활성화되어 있는데 반해 에어아시아에 노조가 없는 것이 더 어색하다. 직원들은 사내에서 아주 활발하게 소통이 되므로 굳이 내세울 대표가 필요 없다는 것이 노조가 없는 이유이다. 활성화되어 있는 내부 네트워크를 통해 교류가 일어나기도 하지만 토니 페르난데스 회장이 직접 현장에서 발로 뛰는 덕분이 더 크다.
에어아시아 경영진은 큰 조직에서 생기는 갈등과 불만의 가장 큰 요인이 개인사무실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개인사무실 칸막이를 몽땅 없애 버렸다. 쿠알라룸푸르공항에 위치한 에어아시아 본사 '레드 큐'에는 개인사무실이 없다. 유리벽으로 막은 회의실을 제외하고는 모두 트인 개방공간이다. 조종사가 대표나 임원에게 할 얘기가 있으면 그냥 직접 하면 되기에 그게 노조보다 더 낫다고 생각한다. 토니 페르난데스 회장은 모든 경영진과 사무실 근무 직원들에게 고객이나 최전방 직원을 수시로 접할 수 있도록 최대한 비행기를 많이 타라고 권한다.
전 세계에서 그리고 아시아에서 성공한 두 LCC의 창업자들인 허브 켈러허, 롤린 킹, 토니 페르난데스 등 3인의 공통점은 혁신적인 리더십 외에도 항공사 경험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양성진 항공산업 평론가
채준 기자 cow75@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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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제주항공 |
두번째는 창업자의 혁신 리더십이다. 성공한 LCC 창업자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유난스러울 정도로 기존항공사를 따라 하지 않았다는 고집이 보인다.
전 세계 LCC의 원조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주요 창업자 중 한사람인 허브 켈러허 회장은 항공사 경영을 처음 맡은 직후 직원들이 자신의 직종 외 다른 영역에 대해서는 지나칠 정도로 무관심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조종사, 정비사, 객실승무원, 지상직, 마케팅, 영업 등 각각의 직원들은 자신의 영역에만 관심이 있지 다른 영역 즉 항공사 운영 전반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무관심했던 것이다.
이 같은 항공사 특유의 문화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동일하다. 항공사 직원들은 자신의 분야에서만큼은 철두철미한 전문가들이다. 자신이 속한 영역의 역할이 없으면 비행기는 절대 이륙하지 못한다는 것을 안다. 조종사가 없으면 안되듯이 객실승무원이 없어도 안되고 정비사가 없어도 이륙이 불가능하다. 항공사는 모든 영역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틀어지면 비행기는 뜰 수 없게 되는 구조이다.
항공사 CEO라면 이 같은 특유의 문화를 잘 알고 있고, 그래서 대개 이를 인정해준다. 하지만 처음으로 항공사 운영에 뛰어든 변호사 출신의 허브 켈러허 회장은 기존항공사의 기존 관습을 따라하지 않았다. 모든 본부의 직원을 하나로 엮기 위한 노력을 했다. 그리고 멀티태스킹을 통해 다른 본부의 업무를 이해하고 심지어 함께 처리하도록 했다.
이 때문에 사우스웨스트항공에서는 직원들이 일체감을 갖고 서로 협력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그래서 LCC 비즈니스 모델의 신화가 된 '10분 턴어라운드'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모든 본부의 직원들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융합된 멀티태스킹으로 턴어라운드 10분의 역사를 썼던 것이다. 당시 미국 내 항공사 가운데 항공업계 출신 임직원이 가장 적었던 사우스웨스트항공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10분 턴어라운드 작전을 성공한 이후 사우스웨스트항공 직원들은 "우리 중 상당수는 항공업계 경험이 없었기에 그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미처 몰랐다. 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해낼 수 있었다"고 증언했다. 다른 항공사에서 이직한 경력직원들조차 '아, 이게 되는 거였구나'라고 말할 정도였다. 이를 계기로 사우스웨스트항공은 항공업계에서 스케줄을 가장 잘 지키고, 정시발착을 하는 항공사의 전통을 쌓아 올릴 수 있었다.
/사진제공=pixabay |
사우스웨스트항공의 또다른 주요 창업자이자 초기투자자였던 롤린 킹은 "우리는 회사운영을 하면서 '다른 항공사들이 이렇게 하고 있으니, 우리도 그렇게 하자'와 같은 태도를 철저히 배격했다"고 증언했다. 오히려 직원들에게 항공사의 묵은 관습에 도전하라고 격려했다.
초창기 직원들은 대부분 창조성을 억압하는 다른 회사에서 옮겨온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사우스웨스트항공에 와서 창조성을 발휘하고 이전에는 항공업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많은 것을 해볼 수 있었다. 이 같은 회사 분위기에 따라 기존항공사에서 수십년간 일한 경력자들도 기존 관행을 버리고 기꺼이 비판적 현장철학을 수용했다.
아시아의 대표 LCC 에어아시아에는 노조가 없다. 말레이시아는 항공노조가 꽤 활성화되어 있는데 반해 에어아시아에 노조가 없는 것이 더 어색하다. 직원들은 사내에서 아주 활발하게 소통이 되므로 굳이 내세울 대표가 필요 없다는 것이 노조가 없는 이유이다. 활성화되어 있는 내부 네트워크를 통해 교류가 일어나기도 하지만 토니 페르난데스 회장이 직접 현장에서 발로 뛰는 덕분이 더 크다.
/사진제공=pixabay |
에어아시아 경영진은 큰 조직에서 생기는 갈등과 불만의 가장 큰 요인이 개인사무실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개인사무실 칸막이를 몽땅 없애 버렸다. 쿠알라룸푸르공항에 위치한 에어아시아 본사 '레드 큐'에는 개인사무실이 없다. 유리벽으로 막은 회의실을 제외하고는 모두 트인 개방공간이다. 조종사가 대표나 임원에게 할 얘기가 있으면 그냥 직접 하면 되기에 그게 노조보다 더 낫다고 생각한다. 토니 페르난데스 회장은 모든 경영진과 사무실 근무 직원들에게 고객이나 최전방 직원을 수시로 접할 수 있도록 최대한 비행기를 많이 타라고 권한다.
전 세계에서 그리고 아시아에서 성공한 두 LCC의 창업자들인 허브 켈러허, 롤린 킹, 토니 페르난데스 등 3인의 공통점은 혁신적인 리더십 외에도 항공사 경험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양성진 항공산업 평론가
채준 기자 cow75@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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