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척척박사] 2-37.1924·2024 파리올림픽 100년의 차이
입력 : 2024.06.1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채준 기자]
2024 파리올림픽 개막식 예상 조감도.  사진=2024 파리올림픽조직위 홈페이지 캡처
2024 파리올림픽 개막식 예상 조감도. 사진=2024 파리올림픽조직위 홈페이지 캡처

2024 파리올림픽이 오는 7월26일부터 8월11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다. 2024 파리올림픽은 1924년 파리올림픽 이후 정확히 100년 만에 파리에서 개최되는 하계올림픽이다. 1924년 파리올림픽은 189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첫 근대 올림픽이 시작된 이후 제8회 올림픽 대회였다. 2024년 파리올림픽은 제33회 올림픽 대회이다.

당시 파리올림픽은 지금과는 시대적 상황이 달라 대회 운영 방식도 차이가 많다. 일본 강점기였던 시대였던만큼 한국은 물론 참가할 수 없었으며, 1차 세계대전 패전국 독일도 초대받지 못했다. 당시 올림픽은 지금과 같이 주목을 받지도 못했다. 근대올림픽은 1932년 LA올림픽에 이르러서야 흑인이 처음으로 두각을 나타내면서 비로소 세계인의 관심을 끌었다. 그전까지는 백인들의 무대로 유럽 국가들의 경연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특히 1936년 독일 나치 집권 당시의 베를린올림픽은 근대올림픽과 현대올림픽을 나누는 결정적인 기회가 됐다. 100년의 시간적 간격을 둔 1924년 파리올림픽과 2024 파리올림픽이 얼마나 다른 지를 사안별로 살펴본다.
/사진제공=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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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대 국가
올림픽이 명실상부하게 세계적인 규모를 갖추게 된 것은 1936년 베를린올림픽 부터다. 히틀러의 나치 정권이 집권한 이후 독일은 1936년 베를린올림픽을 제3제국의 위용을 과시할 호기로 삼았다. 세계에 나치의 업적과 고귀한 이상을 선전함으로써 경쟁자들에게 교훈을 심어주자는 것이었다. 베를린올림픽 이전까지 올림픽은 주로 개인의 기량을 겨루는 장이었다. 고대 그리스 올림픽을 부활시킨 근대올림픽은 젊은 운동선수들이 모여 힘을 겨루고 승리를 향한 열정을 불태우는 것을 이상으로 여겼다.

당시 올림픽 모습은 1981년 미국과 영국 합작 영화로 제작한 '불의 전차(Chariots of Fire)'에 잘 보여주었다. 이 영화는 당시 파리올림픽에 출전한 영국의 에릭 리델,, 해럴드 에이브럼스의 실제 이야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리델은 육상 100m 달리기에 출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독실한 그리스도인 그는 올림픽에 참여한 이유가 스포츠를 통해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겠다는 신념에 따른 것이었다. 그는 일요일에 열렸던 100m 달리기 예선을 포기하고, 그 대신 400m 경기에 출전해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땄다. 개인적인 신념에 따라 올림픽 출전 종목을 선택하고 금메달을 획득한 것이었다. 지금으로써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파리올림픽 이후 그는 중국에서 장로교 선교사로 활동하다가 2차 세계대전 때 일본군 수용소에서 죽었다.

하지만 베를린올림픽부터는 언론에서 점수제를 고안해 각국의 성적을 비교하기 시작했다. 이후로 올림픽 때마다 순위를 매기는 식이 됐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자유진영과 공산진영과의 냉전 체제가 격화되면서 올림픽 참가는 개인보다는 국가를 앞세우는 내셔널리즘이 더욱 맹위를 떨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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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 대 칼라

현재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 유니폼은 참가국마다 제각기 색깔이 다르다. 선수들은 국가를 상징하는 국기와 국가 이미지를 반영해 제작한 고유의 색깔로 된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출전한다. 유니폼은 선수들에게 자긍심과 애국심을 고취시키고 대외 자국의 역사와 문화를 홍보하는 역할을 한다. 한국 선수들은 태극 마크가 새겨진 붉은 유니폼을 주로 입는 것이 전통이다.

하지만 1924년 파리올림픽 때는 선수들의 유니폼은 하얀색 일색이었다. 영화 '불의 전차'에서 주인공 등 육상 선수들이 바닷가 모래사장을 흰색 유니폼을 입고 달리는 장면은 당ㅅ기의 모습을 재현한 것이었다. 실제 당시 올림픽 사진을 보면 선수는 물론 심판 등 경기 진행요원들까지 모두 하얀색 유니폼을 입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하얀색 유니폼은 입은 것은 고대 그리스에서 신을 위한 제례행위의 하나였던 올림픽에서 순수성을 상징하는 의미로 하얀 옷을 입은 데서 비롯됐다고 한다.

여성 제한 대 양성평등

2024 파리올림픽는 1만 500명의 참가 선수가 남녀 각각 5,250명으로 구성돼 완벽한 양성평등의 대회로 열린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완벽한 성평등을 위해 여성 선수 출전 종목과 혼성 종목 수를 늘려 왔다. 하지만 1924 파리올림픽은 일방적으로 남자들을 위한 올림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참가 선수 총 3,089명 중 남자 2,954명, 여자 135명으로 기록됐다. 펜싱 경기에 여성이 처음 출전한 대회였다.

고대 올림픽 경기는 원래 남자들만이 참가할 수 있었다고 한다. 여자는 참가뿐만 아니라 관전조차 금지되었고, 올림픽을 관람하거나 올림픽에 참가한 여성은 사형을 당했다고 알려졌다. 또한 모든 선수들이 벌거벗은 채로 경기를 벌였다고도 한다. 근대올림픽이 부활되면서 남자들 종목 위주로 경기를 가졌고, 1924년 파리올림픽 때까지도 이러한 전통은 바뀌지 않았던 것이다.
성화 봉송과 올림픽 표어

올림픽 성화봉송은 현대 올림픽의 꽃이다. 올림픽 발상지 그리스 아테네 올림피아 신전에서 채화된 성화는 올림픽 개최국까지 주자를 바꿔가며 올림픽 경기장을 밝힌다. 올림픽 성화봉송은 나치 정권의 히틀러가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처음 도입했다. 당시 펄럭이는 햇불을 들고 그리스에서 베를린까지 성화주자 행렬이 이어졌다. 횃불을 성대한 개막식에 맞춰 메인스타디움에 도착하는게 베를린올림픽 이후 올림픽 개막식의 최고 하이라이트로 자리잡았다.

2024년 파리올림픽 개막식은 올림픽·패럴림픽 사상 최초로 메인 스타디움 밖에서 진행된다. 올림픽은 센강을 무대로, 패럴림픽은 샹젤리제와 콩코르드 광장을 배경으로 화려한 막을 열 예정인데 올림픽 성화 채화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1924년 파리올림픽은 지금과 같은 성화 봉송이 아니라 올림픽 메인스타디움에서 성화 주자가 성화에 불을 붙이는 방식으로 했던 것으로 보인다.

2024년 파리올림픽은 프랑스의 상징인 에펠탑 광장에서 비치발리볼 경기가 열리고 절대왕정의 상징인 베르사유 궁전에서는 승마와 근대5종, 역사적인 건축물이자 박물관인 그랑팔레에서는 태권도와 펜싱 경기가 각각 열린다. 100년전 역사적인 장소를 그대로 보존하면서 경기장으로 활용해 역사성과 상징성을 보여준다.

1924년 파리올림픽에선 수영에서 미국의 조니 와이즈뮬러가 자유형100m·400m와 800m계영에서 우승하여 3관왕이 되었는데, 그는 후일 영화 타잔의 배우로 활약하기도 했다. 또 올림픽 표어인 '라틴어: Citius, Altius, Fortius, 더 빨리·더 높이·더 힘차게)'가 처음으로 쓰였다.
김학수 CST선임연구위원
문화체육 전문 행정사법인 CST는
문화예술, 콘텐츠, 저작권, 체육, 관광, 종교, 문화재 관련 정부기관, 산하단체의 지원이나 협력이 필요한 전반 사항에 대해서 문서와 절차 등에 관한 행정관련 기술적인 지원을 포괄적으로 펼치고 있다.
[행정척척박사] 2-37.1924·2024 파리올림픽 100년의 차이



채준 기자 cow75@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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