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주' 이제훈 ''전신노출, 58kg까지 감량..'숨 멎겠다' 싶었다''[인터뷰③]
입력 : 2024.06.2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김나연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배우 이제훈이 '탈주'를 위해 58kg까지 감량했다고 밝혔다.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탈주’(감독 이종필) 주연 배우 이제훈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탈주’는 내일을 위한 탈주를 시작한 북한병사 규남(이제훈 분)과 오늘을 지키기 위해 규남을 쫓는 보위부 장교 현상(구교환 분)의 목숨 건 추격전을 그린 영화.

작중 이제훈은 규남의 탈주 장면을 위해 달리고, 구르고, 늪에 빠지는 등 몸을 내던진 열연을 펼쳤다. 이에 그는 "(고생길을) 많이 예상했다. 시나리오에 나와있는 부분도 있고. '이 사람이 이제 좀 포기했으면 좋겠다. 할만큼 다 했으니까 여기까지라도 충분히 잘 싸웠다'고 이렇게 애기 해 줄수 있지 않나. 그럼에도 '네가 원하는걸 끝까지 해냈으면 좋겠다'는 응원을 관객들로 하여금 바랐던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제훈은 "너무 힘들었던게 뛰어가는 모습을 앞에서 보여주기 위해 차량 앞에 카메라를 매달고 배우가 따라가며 연기해야한다. 실질적으로 앞에 있는 차를 따라갈 순 없지 않나. 어떻게 해서든 저걸 따라가야겠다는게 강했다. 그래서 사람이 너무 헐떡여서 스스로 숨이 멎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경험을 이번 작품을 통해 했다. 무모하기도 했다. 하지만 뒤에 총알이 빗발치고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이지 않나. 그걸 예상할 수 없고 스스로 경험하고 체험해야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무식하지만 계속해서 매달렸다"고 밝혔다.

이어 "지쳐서 바닥에 쓰러져 있었던 순간들이 많았다. 막판에 해가 질때 내달리는 산속 장면은 촬영할 수 있는 시간이 짧았다. 그래서 너무 많은 횟수를 왔다갔다 했다. 제작진도 그렇고 감독님도 '그만하면 됐다, 충분히 나왔다'고 했는데 숨 멎는 그 순간까지도 뛰어보고 싶은 욕망이 들었다. 규남이 원하는 자유에 대한 표현을 극적으로 하고 싶었다. 그래서 더 한번만 더 해보고싶다고 해서 해가 질때까지 질주했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후회없이 저를 표현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처럼 혼신의 힘을 다한 탓에 작품이 끝난 후 오른쪽 무릎 바깥이 좋지 않아졌다고. 이제훈은 "인대 쪽인 것 같다. 높은 곳에서 계단을 내려올 때 내려오는 시간이 길어지면 무릎이 접히지 않더라. 병원가서 확인했는데 많이 쓴 것때문에 무리가 간 것 같으니 앞으로는 조심해야겠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래서 너무 슬펐지만, 다시 그런 순간이 오더라도 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을 주신다면 할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 작품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표현해내기 어려웠다. 앞으로 높은 곳에서 산에서나 계단에서 내려올때 난간을 짚고 내려와야하는 불안이 있다. 그래도 이 작품을 한 것에 대한 후회는 없다. 어떻게 보면 스크린을 통해 마지막 순간에 내가 이 곳을 넘어서야 한다는 표현을 진심을 담아서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도 표현이 된 것 같아서 스스로에 대한 후회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살도 많이 뺐다고. 이제훈은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규남이 거치는 과정이 짧은 시간이었고, 그에 앞서서도 워낙 쉽지 않은 군생활이었지 않나. 먹을 게 있으면 동료들에게 나눠주는 마음씨를 가진 규남이라 처음 시작할때부터 마른 장작으로 표현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촬영기간이 3~4개월이었는데 갈수록 피폐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싶어서 여태까지 한 작품중에 먹는것에 대한 제한을 많이 뒀다. 점심시간, 저녁시간에 밥차를 보면서 외면해야했던 게 스스로는 가슴아프고 힘들었지만 그렇게 했어야만 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제 키가 176~177cm다. 지금은 60kg 중반인데 촬영기간동안은 58~60kg을 하드하게 유지하면서 했다. 식단은 최소한의 단백질만 섭취했다. 단백질 쉐이크를 달고 살았다"며 "앞으로는 그렇게 더는 못할 것 같다. 이렇게 고생스러운 작품을 또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은 쉽게 답을 못 드릴 것 같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작중 뒷모습이지만 짧게 전신 노출까지 감행했던 이제훈은 "눈 깜빡할 사이에 지나가더라. 그 순간을 보여주기 위해 어떻게 보면 육체에 대한 표현을 하기 위한 준비들도 있었다"며 "짧게 지나가서 아쉬우셨다면 다시 극장에 가서 큰 스크린으로 확인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고 n차 관람을 독려해 웃음을 자아냈다.(인터뷰④로 이어집니다.)

/delight_me@osen.co.kr

[사진]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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