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채준 기자]
성공한 LCC들의 공통점 중 첫번째는 흔들림 없이 근거리 노선에만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두번째는 유난스러울 정도로 기존항공사를 따라하지 않은 창업자의 혁신 리더십이다. 그리고 세번째 공통점은 유머경영이다.
전 세계 LCC 효시 사우스웨스트항공을 연구한 경영학 서적에서는 이 항공사의 성공요인 가운데 유머경영을 중요하게 꼽는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유머감각이 있는 직원은 업무처리 능력이 뛰어나고, 고객에게 창의적인 방법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믿었다. 허브 켈러허 회장은 "유머는 조직의 화합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촉매제"라며 "일이 즐거워야 생산성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기업문화가 펀(Fun)으로 자리잡으려면 유머감각이 '타고난' 직원이 필요했다. 허브 켈러허는 회장 취임직후 인사부서에 "유머감각이 있는 사람을 채용하라"는 특별지시를 내렸다. 회장의 지시이후, 신입사원 채용시 지원자의 태도와 유머감각이 얼마나 우수한지가 중요한 평가항목이 되었다.
이에 따라 ?자신의 체면을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 ?목에 힘주는 일이 없는 유머감각이 뛰어난 사람 ?외향적이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정체성이 있는 사람 등을 뽑으려 노력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인사정책은, 필요한 업무능력은 교육훈련을 통해 습득시킬 수 있지만 회사가 아무리 노력해도 바꿀 수 없는 게 딱 하나 있는데 그건 바로 사람의 타고난 태도라는 점이었다.
사우스웨스트항공 신입사원 채용시 "당신이 최근의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유머감각을 발휘했는지 말해주세요.", "유머를 이용하여 어려운 상황을 모면한 얘기를 해주세요."는 단골질문이었다. 그렇게 뽑힌 객실승무원들로 인해 유머는 사우스웨스트항공의 독특한 기업문화가 되어 버렸다.
어느 날 비행기 이륙 전, 한 객실승무원이 비상시 탈출요령을 설명하는데 집중하는 승객이 거의 없었다. 유머감각이 남달랐던 이 객실승무원은 탈출요령을 당시 유행하던 노래의 리듬에 맞춰 불러봤다. 이게 효과가 있자 회사는 아이디어로 채택했고, 이후 객실승무원들이 하모니카를 불거나 마술쇼를 하는 등 경쟁적으로 이색적인 방법을 선보였다. 객실승무원이 오버헤드 빈(overhead bin)이라 부르는 기내 짐칸에 숨어있다가 갑자기 튀어나오며 노래를 불러 승객들을 놀라게 만든 깜짝쇼는 유명한 전설이 되었고, 뜬금없이 기내 화장실에 최대 몇 명이 들어갈 수 있는지 콘테스트를 열어 승객들에게 상품을 나눠 주기도 했다.
그리고 30여년이 흐른 뒤, LCC가 우리나라에 넘어오면서 취항을 준비한 K-LCC들은 너도나도 사우스웨스트항공을 벤치마킹해서 펀(Fun)을 내세웠다. 기존항공사가 설립한 자회사형 LCC보다는 독립형 LCC들이 유난히 펀경영에 집착했다. 제주항공은 2006년부터 2010년대 초까지 수년간 객실승무원을 뽑을 때 유머가 있고, 개인기가 있는, 재미있고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에게 가산점을 줬다. 그러다 보니 초기 몇 년간 K-LCC들의 객실승무원 채용 면접장은 흡사 장기자랑 경연장을 방불케 했다. 상상을 초월하는 개인기를 소개하고, 예상을 뛰어넘은 각종 특기가 쏟아졌다. 면접관들에게서 웃음이 터져 나오면 대개 합격했다.
끼 많은 객실승무원들이 대거 채용되다 보니 굳이 회사에서 시키지 않아도 기내방송을 특이하게 해서 화제가 되곤 했다. 어느 객실승무원은 태국 방콕에서 부산 김해공항으로 들어오는 항공편에서 경상도 사투리로 안내방송을 했는데 승객들이 박장대소를 했고, 이 영상을 어느 승객이 유튜브에 올려 조회수 659만회를 기록했다. 또 오사카행 항공편에서는 객실승무원이 오사카 사투리로 기내방송을 해 일본인들과 일본어를 아는 승객들 사이에서 폭소가 터지는 일이 종종 있었다.
제주항공은 2018년 4월1일 만우절 하루 동안 국내선과 국제선 모든 항공편에서 객실승무원들이 기존의 정형화된 모습이 아닌 개성 있는 차림으로 승객을 맞이한다고 발표했다. 제주항공은 "감정노동의 대표적인 직군에 해당되는 객실승무원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이벤트"라며 "이날 탑승객들께서는 다소 어색하더라도 학창시절 만우절의 추억을 떠올리며 객실승무원과 함께 즐기는 하루가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끼 많은 객실승무원들이 자체 기획한 이날 이벤트는 모든 객실승무원이 유니폼은 착용하되 자신이 원하는 헤어와 메이크업, 모자, 안경, 컬러렌즈 등을 자유롭게 꾸며 개성을 뽐냈다. 이날 기내행사는 '만우절, 제주항공 기내에서 벌어진 일', '만우절을 맞아 제주항공 모든 항공편의 객실승무원들이 거짓말 같은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제주항공 객실승무원들, 오늘 하루 머리 풀어헤친다' 등의 제목으로 온라인에서 크게 화제가 됐다.
이날 하루였지만 제주항공 기내에서는 항공업계 최초의 많은 모습이 연출되었다. 쪽머리가 아닌 머리를 풀어 헤친 스튜어디스는 국내 항공업계 최초였고, 검정색 선글라스를 쓴 객실승무원도 항공업계 최초였고, 안경을 쓴 스튜어디스도 항공업계 처음이었고, 각종 액세서리를 치렁치렁 착용한 스튜어디스도 처음 보는 온통 파격적인 모습들이었다.
-양성진 항공산업 평론가
채준 기자 cow75@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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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제주항공 |
두번째는 유난스러울 정도로 기존항공사를 따라하지 않은 창업자의 혁신 리더십이다. 그리고 세번째 공통점은 유머경영이다.
전 세계 LCC 효시 사우스웨스트항공을 연구한 경영학 서적에서는 이 항공사의 성공요인 가운데 유머경영을 중요하게 꼽는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유머감각이 있는 직원은 업무처리 능력이 뛰어나고, 고객에게 창의적인 방법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믿었다. 허브 켈러허 회장은 "유머는 조직의 화합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촉매제"라며 "일이 즐거워야 생산성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기업문화가 펀(Fun)으로 자리잡으려면 유머감각이 '타고난' 직원이 필요했다. 허브 켈러허는 회장 취임직후 인사부서에 "유머감각이 있는 사람을 채용하라"는 특별지시를 내렸다. 회장의 지시이후, 신입사원 채용시 지원자의 태도와 유머감각이 얼마나 우수한지가 중요한 평가항목이 되었다.
/사진제공=pixabay |
사우스웨스트항공 신입사원 채용시 "당신이 최근의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유머감각을 발휘했는지 말해주세요.", "유머를 이용하여 어려운 상황을 모면한 얘기를 해주세요."는 단골질문이었다. 그렇게 뽑힌 객실승무원들로 인해 유머는 사우스웨스트항공의 독특한 기업문화가 되어 버렸다.
어느 날 비행기 이륙 전, 한 객실승무원이 비상시 탈출요령을 설명하는데 집중하는 승객이 거의 없었다. 유머감각이 남달랐던 이 객실승무원은 탈출요령을 당시 유행하던 노래의 리듬에 맞춰 불러봤다. 이게 효과가 있자 회사는 아이디어로 채택했고, 이후 객실승무원들이 하모니카를 불거나 마술쇼를 하는 등 경쟁적으로 이색적인 방법을 선보였다. 객실승무원이 오버헤드 빈(overhead bin)이라 부르는 기내 짐칸에 숨어있다가 갑자기 튀어나오며 노래를 불러 승객들을 놀라게 만든 깜짝쇼는 유명한 전설이 되었고, 뜬금없이 기내 화장실에 최대 몇 명이 들어갈 수 있는지 콘테스트를 열어 승객들에게 상품을 나눠 주기도 했다.
그리고 30여년이 흐른 뒤, LCC가 우리나라에 넘어오면서 취항을 준비한 K-LCC들은 너도나도 사우스웨스트항공을 벤치마킹해서 펀(Fun)을 내세웠다. 기존항공사가 설립한 자회사형 LCC보다는 독립형 LCC들이 유난히 펀경영에 집착했다. 제주항공은 2006년부터 2010년대 초까지 수년간 객실승무원을 뽑을 때 유머가 있고, 개인기가 있는, 재미있고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에게 가산점을 줬다. 그러다 보니 초기 몇 년간 K-LCC들의 객실승무원 채용 면접장은 흡사 장기자랑 경연장을 방불케 했다. 상상을 초월하는 개인기를 소개하고, 예상을 뛰어넘은 각종 특기가 쏟아졌다. 면접관들에게서 웃음이 터져 나오면 대개 합격했다.
끼 많은 객실승무원들이 대거 채용되다 보니 굳이 회사에서 시키지 않아도 기내방송을 특이하게 해서 화제가 되곤 했다. 어느 객실승무원은 태국 방콕에서 부산 김해공항으로 들어오는 항공편에서 경상도 사투리로 안내방송을 했는데 승객들이 박장대소를 했고, 이 영상을 어느 승객이 유튜브에 올려 조회수 659만회를 기록했다. 또 오사카행 항공편에서는 객실승무원이 오사카 사투리로 기내방송을 해 일본인들과 일본어를 아는 승객들 사이에서 폭소가 터지는 일이 종종 있었다.
/사진제공=pixabay |
제주항공은 2018년 4월1일 만우절 하루 동안 국내선과 국제선 모든 항공편에서 객실승무원들이 기존의 정형화된 모습이 아닌 개성 있는 차림으로 승객을 맞이한다고 발표했다. 제주항공은 "감정노동의 대표적인 직군에 해당되는 객실승무원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이벤트"라며 "이날 탑승객들께서는 다소 어색하더라도 학창시절 만우절의 추억을 떠올리며 객실승무원과 함께 즐기는 하루가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끼 많은 객실승무원들이 자체 기획한 이날 이벤트는 모든 객실승무원이 유니폼은 착용하되 자신이 원하는 헤어와 메이크업, 모자, 안경, 컬러렌즈 등을 자유롭게 꾸며 개성을 뽐냈다. 이날 기내행사는 '만우절, 제주항공 기내에서 벌어진 일', '만우절을 맞아 제주항공 모든 항공편의 객실승무원들이 거짓말 같은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제주항공 객실승무원들, 오늘 하루 머리 풀어헤친다' 등의 제목으로 온라인에서 크게 화제가 됐다.
이날 하루였지만 제주항공 기내에서는 항공업계 최초의 많은 모습이 연출되었다. 쪽머리가 아닌 머리를 풀어 헤친 스튜어디스는 국내 항공업계 최초였고, 검정색 선글라스를 쓴 객실승무원도 항공업계 최초였고, 안경을 쓴 스튜어디스도 항공업계 처음이었고, 각종 액세서리를 치렁치렁 착용한 스튜어디스도 처음 보는 온통 파격적인 모습들이었다.
-양성진 항공산업 평론가
채준 기자 cow75@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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