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척, 길준영 기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양현종(36)이 동성고 후배 김도영(21)의 대기록 달성을 격하게 축하했다.
양현종은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7이닝 4피안타(1피홈런) 3볼넷 4탈삼진 1실점 승리를 기록했다.
1회초 이주형과 김혜성을 모두 뜬공으로 잡아낸 양현종은 송성문에게 2루타를 맞고 최주환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고영우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 위기를 벗어났다. 2회 선두타자 변상권에게 3루타를 맞은 양현종은 김건희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았고 이승원은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주성원에게 다시 볼넷을 내줬지만 이주형을 유격수 뜬공으로 잡아 실점 위기를 넘겼다.
양현종은 3회 선두타자 김혜성을 삼진으로 잡아냈다. 송성문에게는 동점 솔로홈런을 허용했지만 최주환에게 삼진을 뺏어냈고 고영우의 볼넷 이후 변상권을 유격수 뜬공으로 잡았다. 4회는 김건희, 이승원, 주성원을 모두 뜬공으로 처리하며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어냈다. 5회 역시 이주형, 김헤성, 송성문을 모두 범타로 잡아내며 삼진없이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이닝을 정리했다.
6회 선두타자 최주환을 2루수 땅볼로 잡은 양현종은 고영우를 유격수 직선타로 처리했다. 변상권은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날 경기 네 번째 탈삼진을 수확했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양현종은 선두타자 김건희를 2루수 땅볼로 잡았다. 이승원에게는 2루타를 맞았지만 주성원을 2루수 뜬공으로 처리했고 이주형을 우익수 뜬공으로 아웃시키며 실점없이 마운드를 내려왔다. KIA가 12-1로 앞선 8회에는 김기훈과 교체돼 이날 등판을 마쳤다. KIA는 12-1로 승리하고 주중 3연전 위닝시리즈를 챙겼다. 양현종은 시즌 9승을 따냈다.
투구수 95구를 기록한 양현종은 직구(44구), 슬라이더(22구), 체인지업(22구), 커브(7구)를 구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5km까지 나왔다. 스트라이크 비율은 66.3%를 기록했다. 타자들의 든든한 득점지원과 함께 적극적으로 타자와 승부하며 불펜투수들의 소모가 심했던 상황에서 7이닝을 홀로 책임지며 불펜진에게 휴식을 줬다.
이날 경기 전까지 KBO리그 통산 506경기(2464⅓이닝) 176승 116패 9홀드 평균자책점 3.81 2042탈삼진을 기록하고 있던 양현종은 이날 탈삼진 4개를 추가하며 통산 2046탈삼진을 기록했다. KBO리그 역대 최다 탈삼진에 올라있는 송진우의 2048탈삼진 기록에는 아쉽게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다음 등판에서 탈삼진 2개를 기록하면 타이 기록, 3개를 잡아내면 신기록을 달성할 수 있다.
양현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초반에는 기록을 신경쓰지 않았지만 6회부터는 좀 신경을 썼는데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7회에는 점수차가 벌어져서 한 번 삼진을 잡아보려고 욕심을 내봤는데 되지 않았다”라며 웃었다. 이어서 “내 기록은 어찌됐든 시즌이 끝날 때까지는 무조건 되는 기록이기 때문에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몇 개 남지 않았기 때문에 언젠가는 할거라고 생각한다. 신경쓰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에서는 김도영이 시즌 30호 홈런을 쏘아올리며 KBO리그 역대 최연소(20세10개월13일)·최소경기(111경기) 30홈런-30도루 기록을 달성했다. 공교롭게도 김도영이 올 시즌 KBO리그 최고 월간 10홈런-10도루, 역대 최소타석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 등 대기록을 달성할 때마다 선발투수는 양현종이었다. 홈런을 치고 양현종과 기쁨을 나눈 김도영은 “올해 내 모든 기록이 (양)현종 선배님 등판 때 나왔다고 말씀해주셨다. 10-10은 알고 있었는데 사이클링 히트 때도 자기 경기 때 나왔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우리 동성고 교가를 불렀다”라며 웃었다.
양현종과 김도영은 모두 광주동성고를 졸업했다. 양현종은 “(김)도영이가 너무 좋은 학교를 나오지 않았나. 미래가 창창하다. 이제는 동성고에 가면 다들 나를 모르더라. 도영이밖에 몰라서 서운한 것도 없지 않아 있지만 지금 워낙 잘하고 있기 때문에 너무 기분이 좋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나도 같이 교가를 불렀다. 나도 좋은 학교를 나왔다”라며 농담을 했다.
“나도 오늘 도영이가 홈런을 치는 것을 보면서 정말 운이 많이 따른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한 양현종은 “도영이도 그 이야기를 하더라. 선배가 나올 때마다 이렇게 쳐서 신기하다고 했다. 나는 당연히 좋다. 도영이는 찬스도 많이 걸리고 잘하는 선수다. 타점이나 홈런이 나오면 우리 팀 점수로 연결되니까 이런 징크스는 좋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인터뷰가 끝난 뒤에는 김도영에게 덕아웃에 있는 모든 음료수를 모아 김도영에게 뿌리면서 김도영의 30홈런-30도루 달성을 축하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