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길준영 기자] 디트로이트 타이거즈가 0.2%의 확률을 뚫고 10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디트로이트는 지난 28일(이하 한국시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코메리카 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에서 4-1로 승리하며 6연승을 질주했다. 이날 승리로 디트로이트는 86승 74패 승률 .538을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를 확보해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됐다. 

1984년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월드시리즈 우승이 없는 디트로이트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저스틴 벌랜더(휴스턴), 맥스 슈어저(텍사스), 릭 포셀로, 덕 피스터, 아니발 산체스 등 강력한 선발진을 앞세워 전성기를 보냈다.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고 2012년에는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지만 샌프란시스코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후 디트로이트는 긴 암흑기를 보냈다. 2015년부터 2023년까지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이 기간 디트로이트는 579승 772패 승률 .429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2019년에는 47승 114패 승률 .292를 기록하며 2003년(43승 119패 승률 .265)에 이어서 구단 역대 2번째 최다패 수모를 겪기도 했다. 

올 시즌에도 출발은 좋지 않았다. 3~4월 17승 13패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지만 5~6월에는 21승 33패로 부진한 성적을 거두며 올해도 가을야구에서 멀어지는듯 보였다. 7월에는 14승 11패로 어느정도 반등에 성공했지만 8월 중순까지 가을야구에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는 힘들었다. 야구통계사이트 팬그래프에 따르면 8월 12일까지 디트로이트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은 0.2%에 불과했다. 당시 디트로이트의 성적은 55승 63패 승률 .466으로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8위에 머물렀고 포스트시즌 진출 기준인 와일드카드 3위와는 무려 10게임차가 났다. 

하지만 디트로이트는 후반기 대반격에 나섰다. 8월을 17승 11패로 마쳤고 9월에는 더욱 기세를 올리며 17승 6패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일 미네소타와 동률을 이루며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공동 3위까지 올라온 디트로이트는 최근 6연승을 달리며 마침내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하는데 성공했다. 

디트로이트의 기적은 타릭 스쿠발, 라일리 그린이라는 투타 핵심이 있기에 가능했다. 스쿠발은 올 시즌 31경기(192이닝) 18승 4패 평균자책점 2.39 228탈삼진을 기록하며 트리플크라운 달성이 유력하다. 그린은 135경기 타율 2할6푼5리(505타수 134안타) 24홈런 74타점 82득점 4도루 OPS .836을 기록하며 타선을 이끌었다. 

메이저리그 공식매체 MLB.com은 “구원투수 보 브리스케는 ‘나는 친구 결혼식에 갈 계획이었다. 그는 이미 연락을 해서 이해한다고 얘기해줬다’라고 말했다. 신인 저스틴-헨리 말로이는 여자친구와 도미니카 공화국에 방문하려고 했다. 케리 카펜터 부부는 첫 아이를 갖기 위해 병원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거창한 계획이 없는 사람들도 분명히 계획이 있었을 것이다”라며 디트로이트 선수들 스스로조차 디트로이트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스쿠발은 디트로이트의 정규시즌 최종전 다음날 열리는 디트로이트 라이온즈와 시애틀 시호크스의 경기를 언급하며 “나는 많은 선수들이 라이온즈의 먼데이 나이트 풋볼 경기를 보러 가려고 했을거라고 내기를 할 수 있다. 상당한 선수들이 그 경기를 보러가려고 했을 것이다. 상황이 달라졌다. 그리고 그건 정말 멋지다. 어쨌든 모두가 원했던 결과다”라며 웃었다. 

A.J. 힌치 감독 역시 “우리는 영화를 만드는 것을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정말 재밌을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의 성취감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라고 포스트시즌 진출을 기뻐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