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후광 기자] 메이저리그에서 54홈런-59도루-400루타라는 역사적인 한 시즌을 보낸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30일 최종전 종료와 함께 모든 기록을 잊었다. 다음 목표인 생애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달성하기 위해서다.
오타니는 3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시즌 최종전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도루를 기록했다.
경기 전까지 158경기 타율 3할1푼 54홈런 58도루 410루타 99장타를 기록 중이었던 오타니. 최종전에서 메이저리그 최초 55(홈런)-55(도루) 클럽 가입, 87년 만에 내셔널리그 타격 3관왕, 메이저리그 역대 6번째 400루타-100장타에 도전했지만, 단타 1개를 치는 데 그쳤다.
오타니는 1회초 선두타자로 등장, 콜로라도 선발 라이언 펠트너 상대로 2루수 땅볼을 기록했다.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 바깥쪽으로 크게 빠진 85.4마일(137km) 체인지업 공략에 실패했다.
0-1로 뒤진 4회초에도 선두타자로 나선 오타니는 펠트너 상대 3B-1S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했지만, 5구째 바깥쪽 95.4마일(153km) 포심패스트볼을 받아쳐 유격수 땅볼을 기록했다.
세 번째 타석도 범타였다. 여전히 0-1로 뒤진 6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이었다. 펠트너의 초구 스트라이크를 지켜본 뒤 2구째 몸쪽 94.3마일(151km) 포심패스트볼에 반응했으나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안타는 마지막 타석에서 나왔다. 1-1로 맞선 8회초 1사 1루에서 등장, 1B-1S에서 빅터 보드닉의 낮게 형성된 3구째 99.3마일(159km) 강속구를 제대로 받아쳐 우전안타로 연결했다. 이어 제임스 아웃맨 타선 때 더블스틸에 성공하며 시즌 59도루에 고지에 올라섰다.
오타니는 투수 보크로 한 베이스를 더 이동했지만, 후속타 불발로 득점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안타 1개를 추가한 오타니는 159경기 타율 3할1푼 197안타 54홈런 130타점 59도루 134득점으로 위대한 시즌을 마쳤다. 메이저리그 최초 50-50 클럽 가입에 이어 2001년 이후 23년 만에 400루타 대기록을 탄생시켰고, ‘우상’ 스즈키 이치로(2001년 56도루)를 넘어 메이저리그 역대 아시아 선수 단일시즌 최다 도루 기록을 경신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경기 후 “오타니는 타격 1위에 오르지 못했지만, 이날 안타로 12경기 연속 안타에 성공했다. 이 기간 타율 5할4푼7리 53타수 29안타 7홈런 22타점 11도루를 기록했다. 삼진은 9개에 불과했다”라며 “오타니는 의심할 여지없이 세 번째 만장일치 MVP 수상이 예상된다. 내셔널리그 첫 수상이다”라고 극찬했다.
MLB.com에 따르면 오타니는 경기 후 “무엇보다 1년 내내 꾸준히 경기에 뛸 수 있었던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 내내 날 응원해준 모든 스태프에게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라고 한 시즌을 마친 소회를 전했다.
역대급 커리어하이 비결에 대해서는 “나는 접근 방식을 크게 바꾸지 않았다. 반드시 꼭 안타를 치려고 노력한 건 아니지만, 타석의 질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그러한 접근 방식이 타석에서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됐다”라고 밝혔다.
사령탑도 오타니의 역사적인 2024시즌에 박수를 보냈다.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놀라운 점은 오타니는 그가 기대하는 것, 또 자신을 향해 기대하는 것에 부응하기 위해 매일 밖에 나가서 쇼를 펼친다. 그 모든 기대에 대한 압박감은 상상할 수 없다. 그러나 그의 준비성과 경기력은 매우 뛰어나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미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확정지은 다저스는 콜로라도에 2-1 역전승을 거두며 98승 64패로 2024시즌을 마무리했다. 다저스는 오는 5일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 승자와 대망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을 치른다.
생애 첫 우승반지를 꿈꾸는 오타니는 “이제 정규시즌이 끝났기 때문에 누적된 통계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라고 데뷔 첫 포스트시즌을 향한 출사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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