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이후광 기자] 이름까지 바꾸며 성공 신화를 꿈꿨던 박소준(29)이 방출 칼바람을 맞았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을 이틀 앞둔 30일 방출 선수 명단을 공개했다.
두산은 “박소준, 배창현, 이상연, 전형근, 이민혁, 한충희, 장원호, 문원, 남율 등 총 9명에게 재계약 불가 통보했다”라고 발표했다.
9명 가운데 가장 두산 팬들에 익숙한 이름은 ‘원조 스윙맨’ 박소준이다.
청주고를 나와 2013년 두산 육성선수로 입단한 박소준은 2년 뒤 감격의 1군 데뷔전을 치렀지만 3경기 평균자책점 11.57을 남기고 오랜 무명생활을 했다.
그런 그가 이름 석 자를 알린 건 2020년이었다. 당시 크리스 플렉센, 이용찬이 부상으로 빠진 선발진에 투입돼 대체 선발 임무를 훌륭히 수행했고, 6월 20일 LG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데뷔 첫 승리까지 따냈다.
박소준은 기대를 모았던 2021시즌 다시 자리를 잡지 못하며 개명 신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2022시즌을 앞두고 종기에서 소준으로 이름을 바꾸는 결단을 내린 것. 작명소에서 종기의 ‘기(己)’라는 글자가 운동선수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풀이를 했고, 이에 2021년 10월 '여러 방면에서 다재다능하라'는 뜻인 소준(昭俊)으로 이름을 바꿨다.
개명효과는 없었다. 선발과 불펜에서 많은 기회를 얻고도 22경기 승리 없이 4패 평균자책점 5.73으로 믿음에 부응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2022년 4월 말과 5월 초 두 차례에 걸쳐 수술대에 올랐다.
개명 후 더 나은 커리어를 꿈꿨던 박소준은 2022년과 2023년을 통째로 쉬었고, 2024년 4월 1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마침내 복귀전을 가졌지만, 4이닝 5실점 패전투수가 됐다. 결과적으로 이는 박소준의 은퇴경기가 됐다.
그밖에 2018년 2차 5라운드 50순위로 입단한 좌완투수 배창현, 2021년 2차 6라운드 60순위로 뽑힌 우완투수 이상연, 2019년 두산 2차 9라운드 82순위 지명된 우완투수 전형근, 2019년 2차 4라운드 39순위의 우완투수 이민혁도 방출 통보를 받았다.
2023년 6라운드 59순위의 우완투수 한충희, 2024년 육성선수로 들어온 우완투수 장원호, 2017년 2차 4라운드 40순위의 우완투수 문원, 2023년 11라운드 109순위로 뽑힌 우완투수 남율도 방출 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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