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인천, 길준영 기자] 프로야구 SSG 랜더스 추신수(42)가 24년 프로 커리어 마지막 타석을 마쳤다.
추신수는 지난달 3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8회 대타로 출전해 1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SSG는 7-2로 승리하며 4연승을 달성했다. KT와 공동 5위가 된 SSG는 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5위 결정전을 통해 포스트시즌 진출팀을 가린다.
SSG가 7-1로 앞선 8회말 1사에서 추신수는 하재훈의 타석에 대타로 나섰다. 키움 우완 구원투수 김연주를 상대한 추신수는 3구째 직구를 받아쳤지만 2루수 땅볼로 잡혔다. 사실상 추신수의 프로 커리어 마지막 타석이다. 아쉽게 타격을 마치고 덕아웃으로 들어가는 추신수를 향해 이숭용 감독과 동료들은 추신수의 프로 마지막 타석을 축하하는 꽃다발을 선물했다. 팬들도 긴 여정을 마무리한 추신수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통산 1652경기 타율 2할7푼5리(6087타수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961득점 157도루 OPS .824, KBO리그 통산 439경기 타율 2할6푼3리(1505타수 396안타) 54홈런 205타점 266득점 51도루 OPS .812를 기록한 한국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이다. 2001년부터 마이너리그에서 뛰며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고 24년째를 맞은 올해를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했고 시즌 성적은 78경기 타율 2할8푼1리(253타수 71안타) 5홈런 37타점 40득점 5도루 OPS .776으로 마무리했다.
시즌 내내 어깨 부상에 고생한 추신수는 지난달 10일 한화전 이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5위 결정전이 걸려있던 이날 경기에도 경기 상화에 따라 출전하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경기 중반부터 점수차가 크게 벌어졌고 추신수가 타석에 들어갈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추신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사실 나는 경기가 타이트하게 진행되면 스스로 경기에 나가지 않으려고 했다. 그런데 (최)정이가 고맙게 홈런을 2개 쳐줘서 나갈 수 있었다. 정이도 내가 경기에 나가기를 바랐다. 경기 전에 점수차가 많이 나는 상황이 아니면 나가기 힘들지 않겠나 했는데 정이가 또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추)신수형에게 오늘 그래도 마지막 타석에 나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니까 경기가 타이트하게 진행되면 팀이 중요하기 때문에 나가지 않겠다고 감독님께 얘기를 한 것 같더라”라고 경기 전 상황을 돌아본 최정은 “그래서 점수차를 많이 내면 되겠다고 답했다. 신수형이 마지막에 또 멋있게 마지막 타석에 나올 수 있게 돼서 오늘 좀 뜻깊은 경기가 된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2020년 코로나19 때문에 무관중 경기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렀던 추신수는 “텍사스에서의 마지막과 한국에서의 마지막은 확실히 달랐다. 무관중일 때와 만원 관중 때는 완전히 다른 것 같다. 사실 나는 이게 그리웠다. 내가 기립박수를 받고 싶다기 보다는 팬들에게 감사했다는 메시지와 인사를 하고 싶었는데 그걸 못해서 굉장히 아쉬웠다. 한국에서 팬들에게 인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독님께 너무 감사드린다”라고 팬들과 이숭용 감독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마지막 타석에서 2루수 땅볼로 물러난 추신수는 “한 달 정도 경기도 못뛰고 선수들과 동행만 했는데 좋은 결과를 바라는게 욕심 아닐까. 노력없이 좋은 결과만 기대하는 것은 욕심인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다. 어떤 결과보다는 팬들에게 이렇게 인사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라고 담담히 이야기했다.
“한국에서의 4년은 10년 같았다”라며 웃은 추신수는 “고등학생 때 한국을 떠나서 한국을 경험하는 것은 1년에 겨울 2주 정도 시간이 전부였다. 한국에서 살면서 기사로 보고 들었던 것보다 더 좋은 것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아이들도 고생을 많이 했다. 이사를 많이 했고 떠돌이 생활을 해서 학교도 바뀌고 친구도 바뀌다보니까 고생이 정말 많았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가장 미안하다”라고 긴 프로 커리어를 함께 해준 가족들에게도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이제는 좀 쉬고 싶다”라고 말한 추신수는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쳤다. 아직 선수로서 유니폼을 입고 있고 우리가 가을야구를 하게 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내가 선수로서 가을야구를 하는 것은 조금 힘들 것 같다. 가을야구는 우리가 가을야구를 갈 수 있도록 해준 선수들이 뛰어야 한다. 나는 기회가 되면 뒤에서 응원을 할 생각이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경기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라며 뒤에서 동료들을 응원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