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백종인 객원기자] 오타니 쇼헤이(30)의 역사적인 50호 홈런공에 대한 경매가 나흘째 진행 중이다. 가격은 1일 현재(한국시간) 120만 달러(약 15억 7800만 원)까지 올라갔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달 27일 미국의 온라인 플랫폼 골딘에서 50만 달러로 출발한 경매는 당일 10차례의 조정을 거치며, 100만 달러를 돌파했다. 그리고 이튿날인 28일에 다시 3차례(110만→115만→120만) 호가가 경쟁했다.
이후 아직까지 잠잠하다. 추가 제시액은 없는 상태다. 경매 마감은 아직 16일이나 남았다. 잠시 조정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대개의 경우 입찰자에 대한 정보는 비공개로 처리된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금 다르다. 유력한 경쟁자 한 명이 자신의 신분을 밝혔다. 다나카 유스케(43)라는 일본인이다.
그는 사업체 3개를 소유한 기업가로 알려졌다. 유명 스포츠 브랜드와 명품 회사의 일본 지사와 온라인 패션업체 등의 경영을 맡고 있다. 약력에는 UC버클리에서 유학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가 자신의 SNS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우리에게 매일 흥분과 감동을 안겨주는 오타니 선수에게 기념구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스포츠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이번 기회에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공을 (낙찰받아) 오타니 선수에게 돌려주는 것이 최종적인 목표다.”
아울러 입찰 경과도 설명했다. “처음 105만 달러에 입찰해서, 현재는 120만 달러까지 높아졌다. 아직까지는 싸우고 있지만, (자신의) 예산도 있으니 더 이상 오르지 않았으면 좋겠다.” 즉, 현재 최고가 역시 자신이 써낸 금액이라는 사실을 암시했다.
본인은 순수한 목적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좋은 여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일본 내에서도 마땅치 않다는 눈길이 많다. ‘회사 이름 알리려는 것 아니냐’, ‘그런 걸 오타니가 원하겠냐’, ‘종업원들 월급이나 올려줘라’ 같은 비판들이 나온다.
뜻밖의 반감에 서둘러 해명에 나선다. 역시 SNS를 통해 ‘나 혼자 주목받으려는 것 아니다’, ‘홍보 효과 노리는 것 아니다’라며 펄쩍 뛴다.
아울러 새로운 제안을 내놓는다. 공동구매 방식으로 진행하면 어떻겠냐는 얘기다.
“별장의 공동 소유와 같은 컨셉트가 어떨까 한다. 만약 3억 엔(약 209만 달러, 27억 원)에서 낙찰이 이뤄진다고 하면, 소유권을 100만분의 1로 분할하는 것이다. 1계좌당 300엔(2700원) 꼴이다. 이렇게 하는 것이 오타니 선수에게도 덜 부담스러울 것 같다.” (입찰자 다나카 유스케 SNS)
물론 아직은 구상 단계라는 점을 전제한다.
“이럴 경우 공은 단체의 소유가 된다. 그리고 오타니 선수에게 돌려주는 순간 소유권은 자동 포기된다. (구장 내 전시를 생각하는 듯) 내가 그 단체의 대표자로서 다저스 구단과 접촉하겠다. 다만 관련 법규 등을 검토 중이다. 다른 아이디어가 있으면 알려달라.” (입찰자 다나카 유스케 SNS)
문제의 물건은 역사적인 공이다. 지난달 20일 오타니가 MLB 최초의 50-50을 달성할 때 친 홈런볼이다.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 외야석에 있던 한 남성이 주웠다. 이후 다저스가 30만 달러(약 3억 9000만 원)를 제시했지만, 거절됐다. 그리고 며칠 뒤 경매 시장으로 나왔다.
그러나 소유권을 놓고, 법정 다툼 중이다. 당시 관중석에 있던 맥스 매터스라는 18세 소년이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자신이 먼저 잡았는데, 빼앗아 갔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플로리다 법원에 ‘경매를 중단해야 한다’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이를 일부 인용하기로 했다. 즉, 경매는 그대로 진행하되, 판매는 법원의 본안 심리(12일 예정) 때까지 금지한다는 결정이다.
ESPN는 경매를 신청한 것은 크리스 벨란스키와 켈빈 라미레즈라는 남성 2명이라고 보도했다. 매터스는 이중 벨란스키가 자신을 강제로 밀어내고 공을 가져갔다고 법원 소장에서 주장한다.
MLB 사상 최고가로 판매된 것은 1998년 마크 맥과이어가 친 70호 홈런볼이다. 305만 달러(약 40억 원)에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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