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 기자] NC소프트가 정말 정신을 차린 걸까. 최근 날개없이 추락하는 회사 이미지와 매출로 허우적 거리는 엔씨가 적극적으로 변화를 시작하는 모습이다. 엔씨 소프트의 간판 IP 가운데 하나인 ’블레이드 앤 소울2’는 6일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리니지 라이크’ 사상 최대규모의 물량 공세로 유저들의 환심을 사고 있다. 지금까지 고압적인 정책과 태도로 일관했던 NC의 ‘꼰데’ 기류 대신에 유저와의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고 있다.
‘블레이드 앤 소울2(이하 블소2)’는 이번 대규모 업데이트 ‘퍼스트 블러드(First Blood) 두 개의 심장’를 진행하면서 사전 예약 쿠폰으로 기존 과금 체계에서 수 천만원에 달하는 규모의 아이템을 선물로 풀었다. 싼 값에 풀린 일부 패키지를 구매하면 1억원 과금을 넘어설 정도의 선심 공세다.
입소문을 타고 늦게 찾아온 신규 유저들을 겨냥한 것인지, 사전 예약 쿠폰의 발급 기한을 올해 연말까지로 연장했다. 주목할만한 사실은 ‘연장’을 하면서 홈페이지 공지 등을 통해 ‘사과’까지 했다는 것. 과거, 고압적이고 소통 없는 엔씨의 운영 스타일을 아는 게이머라면 놀랄만한 변화였다.
업데이트의 핵심은 새로은 월드 서버인 풍백의 오픈이다. 새 서버 론칭에 대규모 선물 공세라면, 사실 뻔한 스토리다. 먹음직스러운 미끼로 유저들을 낚은 후 본격적인 과금으로 이익을 챙기는 게 기존 NC의, 아니 한국 ‘리니지 라이크’ 게임들의 공통된 방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풍백’ 서버에는 일반 필드에서의 PK가 전면 금지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과거 ‘호드’ ‘얼라이언스’ 양대 진영처럼 두 개의 문파로 나누고 레이드 경쟁으로 재매를 느끼게 하겠다는 설명이다. ‘리니지 라이크’ 회사에서 필드 PK 의 배제는 절대적 금기 사항이다. 유저끼리 죽이고 보스를 ‘통제’하는 악성향 경쟁 방식이 있어야 도박성 뽑기 BM이 빛을 발하는 게 그 배경이다.
‘블소2’의 풍백 서버 유저들은 매주마다 풍백월드 보스 레이드에서 승리를 목표로 캐릭터 성장에 나선다. 개인 PK와 라인 쟁이 아니라 ‘성과’ 위주의 콘텐츠라서 과금 동인이 분명히 적다. 또 콘텐츠 보상으로 거래 가능한 비각인 아이템을 제공해 월드 내 거래가 활발히 일어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물론 NC가 나중에 어떻게 바뀔지는 더 지켜봐야된다. 앞뒤로 말이 바뀌는 게 ‘리니지 라이크’ 운영사들의 그동안 행태였으니까. 그래도 이번 ‘블소2’의 변화 기류는 글로벌에서 좋은 반향을 얻든 ‘쓰론 앤 리버티(TL)’에 이어 NC가 회사의 이미지를 회복할 새 모델을 찾는 시도인 것도 분명해 보인다. 게이머는 물론이고 ‘리니지 라이크’에 잘 몰랐거나 아예 관심없던 일반인 여론마저 등을 돌리는 현실이 주효했다.
특히, ‘리니지’와 달리 게임성으로도 인정 받았던 ‘블레이드 앤 소울’의 후속작을 리니지 라이크로 만들었던 건 최악의 실책으로 꼽힌다. 게임 핵심 아이템까지 다 유료로 팔면서 매주 수십만에서 수백만의 과금을 이어가게 하는 ‘마른 오징어 물짜기’ 과금은 NC 이미지 추락의 결정적 요인이다. 핵과금러들이 매몰된 ‘리니지’ 시리즈에서 독한 과금을 펼친 것과는 비난의 강도와 범위가 달랐다.
악화는 양화를 구축하는 법. ‘리니지’ 형제들의 파죽지세 성장을 부러워한 게임사들이 너도나도 리니지’를 본 딴 ‘흡혈 마왕’식 유저 등골 빠는 게임들을 우후죽순 쏟아냈다. 오죽하면 리니지 라이크’라는 새로운 장르까지 탄생했을까. 지금 NC의 ‘리니지’에 무임승차한 ‘라이크’들은 돈은 챙기고 욕받이 악역은 엔씨소프트에 넘기면서 편하게 장사하는 중이다.
NC라고 이를 모를리 없고, 더이상 악덕 ‘리니지 라이크’ 장사로는 성공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 그 절충선으로 실험 삼아 내놓은 게 이번 ‘블레이드 앤 소울 2’의 풍백 월드이고 ‘억’대 퍼주기가 아닐까 싶다./mcgwire@osen.co.kr
<사진> NC소프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