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수형 기자] 남다른 역사 의식으로 사랑받은 가수 겸 배우 서현이 출연하는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팀이 국가유산을 훼손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2일인 오늘, 민서홍 건축가는 개인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KBS2 새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스태프들이 촬영을 위해 경북 안동시에 위치한 병산서원을 훼손하고 있다는 목격담을 공개했다.
민서홍 건축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3시경 경북 안동시를 대표하는 서원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중요 사적 중 하나인 병산서원에서 촬영팀의 황당한 상황을 목격했다고 했다.
민 건축가는 “서원 내부 여기저기 드라마 소품으로 보이는 물건들이 놓여있었고, 몇몇 스태프들이 등을 달기 위해 나무 기둥에 못을 박고 있었다”며 “둘러보니 이미 만대루의 기둥에는 꽤 많은 등이 매달려 있었다. 나이가 지긋하신 중년 신사분과 함게 스태프들에게 항의했더니, 스태프들은 귀찮다는 듯 ‘이미 안동시의 허가를 받았다’, ‘궁금하시면 시청에 문의하면 되지 않겠느냐? 허가받았다고 도대체 몇 번을 설명해야 하는 거냐’며 적반하장으로 성을 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민 건축가는 이건 아니다 싶어 안동시청 문화유산과 에 연락했고 담당 공무원은 촬영 허가를 내준 사실이 있다고 답했다”며 “나는 드라마 스태프들이 나무 기둥에다 못을 박고 있는데 이 사실은 알고 있느냐고 따져 물었고 그제야 당황한 공무원은 당장 철거지시 하겠다 대답했다”라고 말하며 공분을 사고 있다. 촬영 허가를 받았다고는 하지만 등을 달기 위해 국가 유산에 못을 박는 행위는 허가 범위 밖이었을 터라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는 소설 속 한 줌의 분량도 되지 않은 조연에 빙의한 주인공이 의도치 않게 소설의 남자 주인공과 하룻밤을 보내면서 펼쳐지는 아찔한 로맨스 스토리를 그린 드라마다. 배우 서현과 옥택연이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됐다.
특히 아이러기하게도 주연배우 서현은 지금껏 남다른 역사의식으로 화제가 됐던 바. 현충일, 광볼절에도 역사관을 방문하는가 하면, 자신의 SNS에 태극기 이미지를 공유하며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호국 영령과 순국선열의 명복을 빕니다.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글로 개념돌 길을 걸어왔다. 그런 서현이 출연하는 드라마에서 문화재 훼손 소식에 서현 역시 당황스러울 것. 더구나 서현은 촬영 중 다리 부상을 당하는 아찔한 사고를 겪은 바 있기에 서현의 수난시대라고 할 정도다.
촬영 팀의 안일한 생각과 적반하장식 태도가 더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가운데 이와 관련해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측은 “확인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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