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하수정 기자] '오징어게임' 시즌2 황동혁 감독이 탑의 연기력을 향한 혹평에 "개인적으로 잘 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있는 카페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2의 황동혁 감독 인터뷰가 진행됐다.
2021년 9월에 첫 오픈된 '오징어게임1'은 넷플릭스 47일간 전세계 1위, 1억 1100만 가구 시청, 약 1조 원의 수익 등 각종 신기록을 쓰면서 '한드' 역사를 갈아치웠다. 3년 만에 내놓은 시즌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 분)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 분)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았다.
뉴페이스 임시완, 강하늘, 박규영, 이진욱, 박성훈, 양동근, 강애심, 이서환, 조유리, 최승현(탑), 원지안 등이 합류했고, 공기놀이, 제기차기, 비석치기, 짝짓기 게임 등 새로운 게임이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제작비는 시즌1의 4배에 달하는 1,000억 원이 투입됐다고.
1월 1일 넷플릭스 콘텐츠 뉴스 사이트 투둠(Tudum)에 따르면, '오징어게임2'는 12월 넷째 주 비영어권 TV쇼 순위에서 1위를 기록, 4억 8760만 시간의 시청시간을 나타했다. 이는 '오징어게임1'이 기록한 공개 첫 주 시청시간 4억 4873만 시간을 뛰어넘은 수치다. 또한 7부작인 '오징어게임2'의 전체 러닝타임 7시간 10분으로 나누면 시청 수는 6800만에 해당한다. 종전 최고 기록인 넷플릭스 시리즈 '웬즈데이1'의 5010만 보다도 높다. 이미 공개 전 시즌2가 '제82회 골든글로브' 최우수 TV시리즈 드라마 부문 작품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폭발적인 화제성과 동시에 잡음도 있다. '약쟁이 래퍼 타노스' 탑의 발연기가 몰입을 방해한다며 국내 시청자들의 불만이 쏟아졌고, 박성훈도 '오징어게임'을 패러디한 일본의 AV(성인 영상물) 표지를 업로드해 뭇매를 맞았다. 여기에 시즌1과 비교해 더욱 극명한 호불호가 나뉘고 있다.
황동혁 감독은 "국내에선 타노스 캐릭터 자체에 불만이 있으신 것 같다. 최승현 씨에 대한 캐스팅의 문제 제기도 국내에서 들었다. 해외에서는 나오지 않을 거다. 거기는 대마초가 합법인 나라도 있으니까"라며 "국내에선 캐스팅을 발표했을 때부터 많은 우려와 비난을 들었다. 그 부분은 어느정도 감수하고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작품이 완성되면 까서 한번 보여드리자! 무슨 역할을 했는지 그때 평가를 받고 질문에 다시 답을 드려야겠다'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홍보 일정에서 배제된 탑에 대해 "시즌2~3를 다 더하면 타노스는 초반에 퇴장하는 편이다. 그렇게 비중있는 캐릭터는 아니다. 근데 시즌2만 보면 상당히 비중있게 느껴진다. 우리가 처음에 최승현 씨도 홍보를 하려고 했다가 여론이 안 좋아서 뺀 건 아니다. 원래 캐스팅 초반에도 비난이 많아서 '홍보를 같이 하기는 어렵지 않겠나'라는 의견이 있었다. 그때부터 시작해 제작발표회, 인터뷰 등 계획이 없었다"며 "이제 승현 씨가 작품으로 복귀를 한 셈이다. 자신의 지난 세월과 이야기를 할 준비가 되면 그때 홍보를 하든 본인의 이야기를 하든 그런 자리를 마련하는 게 나을 것 같다. 지금 이 친구를 언론 앞에 앉혀놓고 단편적인 질문에 대답을 하라고 하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탑의 연기를 어떻게 생각하나? 오히려 연기나 캐릭터가 폄훼된다는 의견도 있다"는 질문에 "시즌1에서도 만화적이고 과장된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미녀와 덕수가 그렇다. 두 사람도 붕 떠 있는 인물이라서 처음 공개되고 한국에서 (타노스처럼) 비슷한 얘기가 있었다"며 "보통 한국에선 리얼베이스의 진지한 연기 평이 익숙하고 좋아하신다. 그런 연기력을 인정해준다"며 "반면, 만화적이고 과장된 캐릭터는 불호가 있다. 타노스를 그런 캐릭터이기도 하다. 항상 스스로 스웩에 취해 있고, '쇼미더머니'를 보면 우스꽝스러운 사람이 많다. 그런 사람을 취합해서 모은 게 타노스다. 그리고 약을 해서 업 돼 있다"고 설명했다.
황동혁 감독은 "개인적으로 (최승현이) 내가 만든 캐릭터를 잘 연기했다고 생각한다. 오버스럽고 과잉된 걸로 볼 수도 있지만, 어린 친구들이나 해외에선 이런 캐릭터를 인상적으로 보고 좋아해 주실 수도 있다. 지금 반응을 봐도 외국에선 타노스 캐릭터의 호감도가 높고 국내에선 불호가 많더라. 문화적 차이, 관점의 차이를 다시 한번 느끼고 있다"고 고백했다.
한편 '오징어게임2'는 지난 12월 26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고, 시즌3는 올여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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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