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ALKOREA] 이현민 기자= 향후 대한민국 축구계를 이끌어갈 양민혁(18)이 토트넘 홋스퍼에서 찬밥 신세다. 국내 축구 팬들 입장에서 토트넘의 행정 처리는 물론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수위 넘는 발언에 심기가 불편하다.
양민혁은 지난 시즌 K리그1 강원FC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수놓았다. 고등학생이라 믿기지 않을 만큼 대범했고, 문전에서 침착한 모습으로 38경기 12골 6도움을 올렸다. 영플레이어상을 거머쥐며 단숨에 스타로 도약했다. 양민혁은 토트넘 이적이 확정된 후 빠른 팀 적응을 위해 영어 공부도 열심히 하며 몸을 만들었다. 토트넘이 조기 합류를 요청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그저 말뿐이었다.
먼저 포스테크글루 감독이 불을 지폈다. 지난 4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을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양민혁 관련 질문이 나왔다.
이에 그는 “양민혁을 언제 데뷔시킬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다. 일단 적응시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힌 뒤, “굉장히 어린 선수다. 지구 반대편 프리미어리그와 수준 차이가 나는 곳에서 왔다. 우리는 그에게 적응할 시간을 줄 생각이다. 모두 알겠지만, 쏘니(손흥민)가 그를 많이 도와준다. 구단 안팎에서도 마찬가지다. 다른 선수들과 지켜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양민혁이 몸담았던 K리그1은 프리미어리그보다 수준이 낮다. 그렇지만 공식 석상에서 굳이 비교가 필요했는지 의문이다. 본인은 지도자 생활 대부분을 아시아 무대에서 보냈다. 셀틱 시절 일본 J1리그 선수들을 대거 불러 모아 활용했고, 토트넘 지휘봉을 잡은 뒤에도 셀틱 소속 일본 선수들과 계속 링크가 나고 있다.
이 멘트를 접한 팬들은 토트넘 공식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당신도 똑같으면서(커리어)”, “써보지도 않고 너무하다”, “경기력에 더 신경 써야하지 않나”라고 비판의 모소리가 흘러나왔다.
앞서 디 애슬레틱은 “양민혁이 빠르게 적응한다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폭넓은 옵션 중 하나가 될 수 있지만, 현재로선 유소년 팀 수준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양민혁이 아치 그레이, 루카스 베리발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토트넘 구단의 행태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양민혁의 프로필을 찾을 수 없다. 등번호도 부여하지 않았다. 1군, U-21, U-18팀 어디에도 양민혁의 이름은 없다. 5일 새롭게 영입한 골키퍼 안토닌 킨스키는 곧바로 31번을 달았다.
통상 구단은 공식 채널을 통해 선수 영입 오피셜을 발표하고, 계약 기간과 등번호를 공개한다. 양민혁은 런던으로 건너간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아무런 진척이 없다. 구단은 물론 감독까지 선수를 썩 신뢰하지 않는 모습이다. 선수 등록조차 제대로 안 된 상황인데, 당연히 출전 기회가 주어질 리 없다. 조속한 해결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