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최근 방출 선수들로 재미를 본 롯데 자이언츠. 방출 이후 부활하는 또 한 명의 선수를 기대해도 될까. 롯데 자이언츠로 돌아온 투수 박시영(36)이 친정팀에서 재기를 준비한다.
롯데는 오는 11일부터 대만 타이난에서 2군 스프링캠프를 진행한다. 총 25명의 선수단이 참가하는데 야수진에서는 김민성(37)과 노진혁(36) 등 FA 베테랑 듀오들이 최고참으로 참가한다. 그리고 투수진에서는 박시영이 최고참으로 2군 스프링캠프를 치르게 된다.
2008년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로 롯데에 입단한 박시영은 2020년까지 통산 191경기(12선발) 6승 8패 11홀드 평균자책점 6.18의 성적을 남겼다. 롯데에서는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2020년 시즌이 끝나고 박시영은 KT로 트레이드 됐다. 내야수 신본기와 함께 유니폼을 갈아입었고 커리어가 바뀌었다. ‘투수 조련사’ 이강철 감독은 박시영의 피칭 스타일을 완전히 바꿨다. 피치디자인을 패스트볼과 포크볼 조합에서 슬라이더를 주력으로 던지도록 개조했다.
그 결과 박시영은 2021년 48경기 45이닝 3승 3패 12홀드 평균자책점 2.40으로 활약했다. 51개의 탈삼진을 기록, 9이닝 당 10.2개의 탈삼진을 마크했다. 강력한 위닝샷으로 삼진 잡는 필승조로 거듭났다. 그리고 KT의 창단 첫 통합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하지만 이듬해인 2022년 박시영은 팔꿈치 인대와 뼈를 동시에 다치는 큰 부상을 당했다. 5월 12일 광주 KIA전에서 쓰러졌고 2023년까지 재활에 매진해야 했다. 2년 가까이 실전 공백과 마주했다.
2024시즌 돌아왔지만 26경기 25⅓이닝 1패 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4.62의 기록을 남긴 뒤 지난해 방출 통보를 받았다. 이후 박시영은 친정팀 롯데의 부름을 받고 ‘롯데 2기’ 커리어를 이어가게 됐다.
박시영이 건강하게 다시 공을 던질 수 있다면, 불펜진의 질과 양을 모두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2년차 전미르는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상무 입대를 준비하고 있고 지난해 어깨 수술을 받은 최준용은 이제 막 ITP 막바지 단계에 돌입했다. 수술 후 첫 시즌인 만큼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박시영보다 불과 1살 많은 베테랑 김상수는 지난해 팀 내에서 가장 많은 74경기에 등판했고 불펜 가운데 가장 많은 73⅔이닝을 소화했다. 역시 관리가 수반되어야 한다.
FA 투수들이었던 구승민과 김원중이 모두 잔류했고 트레이드로 2022년 신인왕 정철원이 합류했다. 기존 전력이 잔류했고 추가 자원까지 있지만 불안한 구석이 적지 않다. ‘좌우놀이’ 등 투수진을 아끼지 않는 김태형 감독의 스타일 상 일단 투수는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
그렇기에 박시영이라는 우승 경험 필승조의 합류가 롯데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을 수 있다. 아울러 김원중 구승민 정철원 김상수 모두 포크볼, 체인지업 등 오프스피드 계열의 변화구를 위닝샷으로 쓰는 선수들이다. 박시영은 과거 포크불을 주무기로 쓰는 투수에였지만 지금은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활용하는 투수로 탈바꿈 했다. 모두 다 같은 우완 투수지만 다른 유형의 투수로서 불펜 조합을 다채롭게 꾸릴 수 있게 됐다.
물론 건강하게 2군 캠프를 소화하고 2021년의 모습에서 어느 정도 회복했느냐가 1군 캠프 합류의 조건이 될 전망이다. 롯데가 기대하는 바는 김상수의 사례다. 2022시즌이 끝나고 SSG에서 방출된 이후 롯데에 합류해 지난 2년 동안 141경기 35홀드를 기록했다. 과연 2군 캠프에서 ‘롯데 2기’ 커리어를 준비하는 박시영은 김상수의 성공 신화를 재현해 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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