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 신작 ‘레전드 오브 이미르’ 똥인가 된장인가 [린할배 다이어리]
입력 : 2025.03.2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손남원 기자] 웨메이드의 MMORPG 대작 ‘레전드 오브 이미리’가 20일 정오 드디어 문을 열었다. 앞선 쇼케이스에서 위메이드 제작진은 멋진 그래픽과 자동사냥 속 개인기 사용 등의 야심만만한 신세계를 장담했다. 게이머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과금 정책’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기에 내심 짐작은 했던 터다.

‘레전드 오브 이미르’의 과금은 정통파 그대로다. 리니지 라이크류 MMORPG들이 그동안 게이머 피를 빨며 갈고 닦은 ‘과금 묘기’들이 대다수 채택됐다. 아바타(‘이미르’에서는 발키리’)가 있고 소환수(‘디시르’)와 탈것(‘동반자’)도 있고 수집요소인 컬랙션과 스토리팩도 빼놓지 않았다. 이 정도 뽑기와 확률성 강화의 요소를 제대로 갖췄으니, 게이머 지갑을 상대로 햇빛 쨍쨍한 날 마른 오정어 쥐어짜기 신공이 가능할 수준이다.

그렇다고 위메이드를 뭐라 할 것도 없다. 한국에서 리니지라이크 류의 도박성 MMORPG가 성행하는 이유는 탈탈 털릴 걸 알면서도 불나방처럼 달려드는 속칭 린저씨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다행히 요즘 MZ세대들은 이같은 게임 방식을 멀리하는 중이고 황금알을 낳던 린저씨들 곳간도 슬슬 비어가고 있다. (기자 역시 30년 넘게 원조 리니지를 시작으로 MMORPG를 즐겨왔으니 남 말하는 건 아니올습니다.}

자, 어차피 게임사들이 부인해도 리니지라이크는 게임과 도박, PK를 가장한 난도질과 분탕질의 경연무대다. 만드는 리니지라이크 게임사나 하는 린저씨로 서로 탓할 게 없는 아수라판임에 틀림없다. 그래도 ‘린저씨’들에게는 몇 가지 바람이 있다. 돈을 털어가면 게임과 운영, 서비스라도 제대로 하면서 소비자 대우를 해줄 것이 첫번 째. 두 번째는 도박장 전주가 지 혼자 독식하는 말도 안되는 룰을 버리고 게이머간 개인 거래도 허용하는 게 두번째. 무료나 부분 유료를 표방하면서 돈 평펑 쓰는 고래(초고액 과금 유저)들만 신으로 만드는 수퍼히어로 타짜 양산을 그만 두는 게 세번째 아닐까 싶다.

‘나이크 크로우’에서 위에 거론한 비양심적 게임 운영의 전형을 선보인 위메이드가 ‘레전드 오브 이미르’에서 개과천선하는 게 가능할까? (그걸 믿느니 똥을 된장으로 알고 먹는 게 현명한 판단일 겁니다.”

‘레전드 오브 이미르’를 20일 오후에 3시간 플레이한 기자의 레벨은 14로 메인 퀘스트 6-4를 진행중이다. 똥손인 기자는 6-3 보스전에서 죽을둥 살둥 깼기 때문에 이제 슬슬 과금이 필요한 시점이다. 거액을 들여 자칭 명작이고 대작을 만드는 게임사들의 노고에 보답하기 위해 패스를 포함해서 기본 과금 정도는 하는 게 기자의 지금까지 게임 방식이었다. 트리플 A 콘솔 게임이 10만원을 넘어서고 이런저런 DLC와 아이템 등을 구매하면 20만원이 후다닥 나가는 세상이 됐기에 리니지 라이크도 이 정도는 써주는 게 예의일 것같아서다.(실제로는 30만원 정도를 게임 초반에 과금하지 않으면 나이 든 똥손들은 게임을 더 이상 하는 게 불가능해서 입니다. 당연히 리뷰도 못쓰겠죠.)

‘레전드 오브 이미리’의 상점을 들어가니 아바타 소환 120회에 33만원 정도. 이 돈을 쏟아부으면 확정으로 영웅 디시르를 준다.(눈물 나게 고맙습니다 위메이드 개발자 형님들 ㅎㅎ) 그런데 앞서 기술한데로 영웅 디시르 하나 갖고는 평민의 삶을 유지하기도 벅차고 금세 뽑기에 눈이 돌아가기 시작할 게 뻔하다.

원래 이런 대작 리니지라이크는 오픈과 함께 화끈한 이벤트 뽑기로 게이머들을 꼬시는데(?) 혈안이 되지만 위메이드는 이 부분에서 왠일로 엄청나게 짠 느낌이다. 돈 많이 쓰는 건물주 형님들은 좋아할 정책이다.(아니 쓴 만큼 강해져야지 쌀먹들이 흥하는 게 말이 되냐고)

게임 자체의 만듦새는 기자로서는 아직 괜찮다는 쪽으로 평가하는 중이다. 비정상의 정상화 ‘로드나인’을 플레이한 이후로는 웬만한 게임은 다 수준이상으로 보인다. (네’ 맞습니다. 기자는 지금 로드나인’ 증후군을 앓고 있습니다.)

또 하나, 위메이드의 운영진 일부는 적어도 게이머들의 불만에 신속히 대응하는 걸 보고 게임을 좀더 해보고 구입료(기본 과금)도 내볼까 고민중이다. 누군가 게임 속 곡괭이를 컬렉션에 박아버려 게임 진행이 안된다고 토로하자 어느새 우편으로 곡괭이 하나씩이 더 배달된 것을 보고 진짜 놀랐다. 대한민국에 지금까지 이런 리니지라이크 게임 운영이 있었던가. 몇몇 게임에서 돈 쓰면서 노예의 심정으로 피눈물을 흘렸던 기자가 “’레전드 오브 이미르’는 혹시…”라는 망상에 잠깐 빠지게 된 배경이다. 그래서 당분간 이 게임의 리뷰는 이어갈 생각이다./mcgwire@osen.co.k

<사진> 위메이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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