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제발 좀 늘려라".
중국 '소호'는 지난 8일(한국시간) "월드컵 참가국 64개국 확대는 중국 축구에게 매우 좋은 일이다"라면서 "솔직히 시청률이 내려가고 경기력이 나빠지고 부상이 많아지는 것은 부수적인 일이다. 일단 중국이 월드컵에 나갈 수 있는게 메리트"라고 주장했다.
미국 뉴욕타임스와 'ESPN' 등에 따르면 FIFA는 2030년 월드컵을 64개국 체제로 치르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다만 이는 월드컵 창설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일시적 이벤트다. 아이디어를 낸 인물은 바로 이그나시오 알론소 우루과이 축구협회장.
2030 월드컵은 모로코와 스페인, 포르투갈 3국에서 치러지며 첫 번째 대회가 열렸던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에서 개막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알론소 회장은 여기에 참가국 확대까지 주장하고 나선 것. FIFA 대변인은 '로이터 통신'을 통해 "FIFA 평의회 회의가 끝날 무렵 '기타' 의제에서 월드컵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64개 팀으로 2030 월드컵을 치르자는 제안이 나왔다. FIFA는 이사회 구성원 중 한 명의 제안을 분석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이 아이디어도 안건으로 채택됐다"라고 밝혔다.
일단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말을 아꼈다. 그는 "제안을 받아들이고 더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라며 신중하게 대처했다. 다만 FIFA가 재정적, 정치적 이득을 위해 64개국 체제를 추진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뉴욕타임스는 해당 제안이 회의 참석자들로부터 '놀라운 침묵'을 받았다며 "3명의 참석자에 따르면 FIFA는 결정을 내릴 때 스포츠만큼이나 재정적, 정치적 혜택에 이끌릴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했다.
그간 월드컵 본선 참가국은 1998 프랑스 대회부터 쭉 32개국으로 유지돼 왔다. 그러나 다가오는 2026년 열리는 북중미 월드컵부터는 참가국이 48개국으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전체 경기 수도 64경기에서 104경기로 대폭 증가할 예정이다.
2030 월드컵의 대형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단 중국 축구는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2002 한일 월드컵 이후로 단 한 번도 본선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다. 현재 진행 중인 2026 북중미 월드컵 예선에서도 C조 최하위에 머무르며 탈락 위기다. 만약 이번에도 본선행이 좌절되면 6연속 진출 실패다.
하지만 참가국이 64개국으로 확대되면 중국도 본선 무대를 밟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소후는 "오랫동안 본선 진출의 문턱에서 어려움을 겪어온 중국 대표팀에는 신의 선물이 될 것"이라며 "중국 대표팀의 상황은 위태롭다. 사우디아라비아·호주와 2연전에서 승점을 따내지 못하면 플레이오프 출전조차 무산될 수 있다. 운 좋게 플레이오프에 나가도 탈락을 피하기 어렵다"라고 진단했다.
또한 매체는 "하지만 2030년 64강 구도를 실현할 수 있다면 판도가 크게 바뀐다. 현재 중국은 일본, 한국, 이란, 사우디, 호주 등 전통적인 강호들의 1부 리그에는 들어갈 수 없다. 하지만 12.5석이 보장된다면 오만, 요르단, 시리아 등 비슷한 팀들과 본선 직행 티켓을 놓고 경쟁할 수 있다. 일부 팬들은 그때쯤이면 중국의 본선 진출 확률이 70%가 넘을 거라고 예상한다!"라고 강조했다.
단 64개국에 현실성은 극히 떨어진다는 평가다. 정말로 2030 월드컵 참가국이 64개까지 확대된다면 대회 기간도 경기 수도 훨씬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안 그래도 지나치게 많은 경기 일정이 선수 혹사와 부상, 경기 질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문제제기가 나오는 상황이다.
프리시즌을 소화할 시간도 빠듯해질 수 있기 때문에 유럽 클럽들로서도 전혀 반갑지 않은 시나리오다. 실제로 이번 시즌 유독 부상이 많아지자 네이션스리그와 유로 등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여러 스타 선수들이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힘든 일정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너무나 많은 국가가 본선 무대에 오르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현재 FIFA에 가입된 나라는 211개다. 그중 3분의 1에 달하는 64개국이 본선에 진출한다면 경기 수준 저하는 피하기 어렵다. 지역 예선도 사실상 의미 없는 허울로 변질될 수 있다.
그럼에도 FIFA가 계속해서 참가국 수 확대를 논의하는 이유는 '돈의 논리'로 보인다. 여러 나라가 참가하면 자연스레 관중 수입과 방송 수입도 더 벌어들일 수 있다. 특히 중국이나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축구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도 있다.
소후는 다수 황당한 주장으로 시선을 끌었다. 이 매체는 "원래 월드컵은 꾸준하게 참가 팀을 늘렸다. 1930 월드컵은 13개국, 그다음에 16개국이다가 1982 스페인 월드컵서 24개국, 1998년 프랑스 월드컵서 32개국이 됐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에 48개국까지 꾸준히 늘려오던 일"이라면서 정당성을 부여했다.
이어 "2030년 월드컵이 64개국이 된다면 아시아 지역 출전권은 총 12.5장이 된다. 이러면 중국 축구의 월드컵 출전은 사실상 당연시된다. 당연히 늘어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월드컵 64개국 확대의 부정적 여파에 대해 소후는 "물론 참가국이 늘면 시청률이 떨어질 것이다. 또 선수 부상 위험이 증가할 것이다. 그런데 그게 중요한가? 여하튼 중국이 월드컵 참가할 수 있는 여부가 중요한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