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나단 윌슨] 코트디부아르, 화려함 벗고 단단히 우승 벼른다
입력 : 2012.01.3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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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리브르빌(가봉)] 2012년 아프리칸 네이션스컵은 혼돈의 연속이다. 마지막 순간 터져 나오는 동점골과 결승골 그리고 화끈한 공격 축구 트렌드가 팬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2년 전 앙골라 대회에서 모두를 실망시켰던 따분한 축구 대신 참가국 대부분이 적극적인 경기 운영을 선보여 다행스럽다. 특히 C조에서 연출된 가봉과 모로코의 3-2 명승부는 대회 역사상 가장 극적인 경기로 남았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돋보이는 두 팀은 코트디부아르와 가나다. 두 팀은 나란히 조별리그 첫 경기를 1-0으로, 두 번째 경기를 2-0으로 나란히 잡아내며 순항의 닻을 올렸다. 매우 효율적인 경기력이 인상적이었다. 기회가 왔을 때 절대로 놓치지 않는다는 강팀으로서의 덕목을 갖췄다고 평가할 수 있다.

가나의 이번 대회 전술은 스타일시한 4-2-31 포메이션이다. 전술 중심을 약간 아래에 두면서 최전방 공격수 아사모아 기안이 공격의 기폭제가 된다. 보츠와나를 상대했던 첫 경기보다 말리와 맞붙었던 두 번째 경기에서 기안의 플레이는 두드러졌다. 상대 진영에서 볼을 지켜냄으로써 기안은 데데 아예우, 크와드오 아사모아, 설리 문타리 등의 동료 공격수들이 치고 올라올 시간을 벌어줬다.

2선의 중심이 된 문타리가 창의적인 플레이메이커인지는 확신할 순 없다. 보츠와나전에서 중앙에 배치되었던 문타리는 두 번째 경기였던 말리전에서는 왼쪽 측면으로 이동했다. 문타리는 볼을 너무나 편안하게 다뤘고 가나의 공격에 윤활유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코트디부아르는 4-3-3 전술로 이번 대회를 소화하고 있다. 최근 세 번의 대회에서 그들은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뜻을 이루지 못했다. 세대교체가 불가피해 보이는 코트디부아르의 황금세대로서는 이번 대회에서마저 기회를 놓칠 순 없다는 다짐이 강하다. 수단과 부르키나 파소를 상대했던 두 경기에서 코트디부아르는 선제골 획득 이후 경기를 매우 안정적으로 풀어감으로써 우승 의지를 천명했다.

스코티시 프리미어리그의 던펌린과 히버니언에서 활약했던 수비수 솔 밤바(현 레스터 시티)는 “감독의 지시대로 뛰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팀은 공격진에 매우 뛰어난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수비가 할 일은 굳게 문을 닫는 것이다. 우승할 기회가 분명하다는 사실을 잘 안다. 그래서 무실점 방어에 집중하고 있다”라며 코트디부아르의 노림수를 명쾌하게 설명해줬다.

2년 전 앙골라 대회에서 밤바는 코트디부아르가 8강전에서 알제리아에 세트피스 수비에서 두 골을 허용했던 당시의 수비 멤버였다. 밤바는 “나를 포함해 그때 있었던 선수들이 있지만 더 이상 그 경기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한 뒤, “2년 전 대회에서는 우리 수비가 그리 탄탄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며 자신감 넘치는 각오를 다졌다.

아프리칸 네이션스컵은 지금까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코트디부아르도 그런 대회 분위기에서 크게 벗어난 적이 없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달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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