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겔 앙헬 디아스] 무리뉴, 바르사를 상대로 물러서지 마라!
입력 : 2012.01.3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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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비록 코파 델레이(스페인 국왕컵) 무대에서 탈락했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엘클라시코 더비 경기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주제 무리뉴의 팀이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고 해도 누구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전반전이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의 2-0 리드로 끝났을 때, 캄노우 경기장에 모인 관중들은 완연한 축제의 분위기였다. 누구도 레알 마드리드가 회생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자신들의 힘을 보여줬고, 과르디올라의 팀에 공포감을 안겼다.

급진적인 마드리디스타들은 오직 심판 판정 문제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있다. 그들의 견해에 따르면 레알 마드리드의 탈락에 잘못이 있는 유일한 사람은 경기 주심을 맡은 테이셰이라 비티에네스였다. 그들은 아비달과 부스케츠가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범한 핸드볼 파울과 푸욜이 페페를 넘어트린 행위에 대해 탄식했다. 게다가 후반전에 세르히오 라모스가 두 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당한 것이 부당했다고 확신하고 있다. 추가 시간에 대한 견해도 달랐다. 전반전에 다니 아우베스가 득점했을 땐 정해진 추가 시간을 초과했고, 후반전의 추가 시간에는 정해진 시간보다 빨리 끝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페페가 알렉시스에 범한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줄 수 있었다는 사실과 라스가 전반전이 끝나기 전에 거친 플레이로 퇴장당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선 기억하지 않고 있다. 무리뉴 감독은 이 모든 것에 대해 말하기 위해 캄노우 경기장 주차장에서 자신의 차와 함께 주심을 기다렸다. 레알 마드리드의 감독에 걸맞지 않은 부적절한 행동이었다. 판정 문제는 무리뉴 감독에게 더 이상 변명 거리가 될 수 없다. 무리뉴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를 이끈 이후 바르사와의 10차례 맞대결에서 전적 균형은 매우 저조하다. 5번을 패했고 4번을 비겼다. 승리는 단 한 번뿐이다. 판정에 잘못이 있다는 변명을 항상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위대한 전술가로 여겨지는 무리뉴 감독은 계속해서 바르사를 뛰어넘기 위한 마법의 전술을 찾고 있다. 무리뉴 감독은 그의 팀이 그들의 영원한 라이벌과 동등한 수준, 혹은 그들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는 수준을 보였을 때는 보다 공격적이고 용감한 계획을 세웠을 때였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지난 시즌 코파 델레이 결승전과 챔피언스리그, 올 시즌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경기와 올해 코파 델레이 8강 2차전이 그랬다. 대체 왜 무리뉴 감독은 1차전 경기마다 후퇴하는가? 외칠은 벤치에 남겨두고 알틴톱과 카르발류(부상으로 한 동안 경기 경험을 쌓지도 못한)에 도박을 걸었나? 일부러 바르사에게 볼 소유권을 내주었는가?



2차전 경기에서 레알 마드리드는 훨씬 더 용감했다. 레알 마드리드에겐 2골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트리보테 시스템을 가동하지 않고 페페를 그의 본래 자리에 배치했다. 알론소는 그의 방패 역할을 해준 라스와 짝을 이뤄고, 외칠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측면 공간을 열어주는 역할과 과감하고 폭발적인 플레이를 했다.

일각에서는 올 시즌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해온 디마리아와 케디라의 결정이 문제였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레알 마드리드의 탈락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테이셰이라 비티에네스인가 이해할 수 없을만큼 인색한 전술을 1차전에 들고 나온 무리뉴 감독인가? 테이셰이라인가 전반전의 확길한 기회를 날려버린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인가?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사는 오는 챔피언스리그 8강전이나 준결승전에 다시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 올 시즌에만 6,7번째 대결이 될 수 있다. 아직 캄노우 경기장에서 있을 리그 후반기 경기까지 남아 있는 상태다. 레알 마드리드 팬들은 무리뉴 감독이 차후 대결에서 어떤 전략으로 나설지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그가 경기 시작부터 적극적으로 달려들지 길게 깎은 잔디 위에서 수비적인 자세를 취할지 가늠하기 어렵다.

마드리드 팬들은 여전히 바르사가 한 수 위에 있다는 사실을 고통스럽게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팀이 단판전이나 토너먼트에서 만난다면 승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여긴다. 그렇기 때문에 무리뉴 감독이 낸 결과에 대해 용서하기가 어렵다. 토너먼트 무대에서 무리뉴 감독에게 어떤 결과가 좋은 것이냐고 묻는다면 그는 이렇게 대답하곤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첫 경기를 어떻게 치르느냐가 아니라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 역시 지난 수요일 캄노우 경기장에서 눈부신 경기력을 통해 컴플렉스를 이겨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무리뉴 감독 역시 열등감을 이겨내고 용감해질 필요가 있다. 마드리드 팬들은 정면승부, 정정당당한 대결을 기다리고 있다. 2차전으로 승부를 미루고 멋진 경기를 포기하지 않길 바란다. 많은 이들이 그렇게 하면 바르사를 탈락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그들을 기다리고, 그들에게 볼을 내주고 역습 자세를 취할 것인가? 무리뉴, 당신이 결정하라.

글=미겔 앙헬 디아스(스페인 ‘라디오 마르카’, ‘스페인 대표팀의 비밀’ 저자)
번역=한준 기자
사진=ⓒBPI/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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