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윤진만 기자= ‘삼사자 군단’ 잉글랜드가 ‘아트사커’ 프랑스의 벽을 넘지 못했다.

잉글랜드는 12일 새벽 1시(한국시각)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돈바스 아레나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2012년 유럽선수권대회(이하 유로 2012) D조 1차전에서 1-1로 비겼다. 전반 초반 위기를 넘긴 뒤 30분 스티븐 제라드의 프리킥에 이은 졸레온 레스콧의 헤딩골로 앞서갔지만, 9분 뒤 사미르 나스리의 중거리 슈팅 한방에 리드를 빼앗겼다. 후반전에도 뚜렷한 색깔 없는 경기로 일관한 잉글랜드는 추가골 획득에 실패해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선보인 잉글랜드는 프랑스전 최근 6경기 무승(2무 4패) 및 유로 대회 5경기 무승(3무 2패) 기록을 남겼다.

잉글랜드는 최전방 공격수 대니 웰백을 중심으로 알렉스 옥슬레이드-챔벌레인, 애슐리 영, 제임스 밀너가 2선 공격을 담당했고 주장 스티븐 제라드와 스콧 파커가 중원에서 경기 조율을 맡았다. 애슐리 영, 존 테리, 졸레온 레스콧, 글렌 존슨이 수비벽을 세웠고 조 하트가 골문을 지켰다. 프랑스는 원톱 카림 벤제마, 프랑크 리베리, 사미르 나스리를 스리톱으로 두고 플로랑 말루다, 요앙 카바예, 알루 디아라를 중원에 세웠다. 파트리스 에브라, 필립 멕세, 아딜 라미, 마티유 드뷔시가 포백을 맡았다. 우고 요리스가 주장 완장을 차고 골키퍼 장갑도 꼈다.

초반 오버 페이스가 우려될 정도로 잉글랜드가 강하게 몰아 붙였지만 공격은 성과가 없었다. 프랑스에 주도권이 넘어갔다. 9분 카바예가 중앙선 부근에서 좌측면의 리베리에게 예리한 왼발 침투 패스를 찔렀다. 공을 잡은 리베리는 페널티 박스 안까지 파고 들었지만 마무리 동작이 늦어 상대 수비수에게 차단당했다. 이어진 코너킥에선 잉글랜드 골키퍼 하트가 공을 놓치며 실점 위기를 맞았고, 11분 나스리의 오른발 중거리 슈팅은 좌측 외곽 그물을 흔들었다. 잉글랜드는 수비 조직력, 중원 압박, 패스 연결 등에서 약점을 드러내며 무너질 조짐을 보였다.

하지만 잉글랜드는 한 방이 있었다. 전반 30분 프리킥 상황에서 경기를 뒤집었다. 우측 대각선 사이드 라인에서 밀너가 얻어낸 프리킥을 제라드가 오른발로 강하게 휘어찼고, 공격 가담한 레스콧이 디아라를 떨쳐내고 헤딩골에 성공했다. 골문 앞 2M 지점에서 일어난 일이라 프랑스 골키퍼 요리스가 미처 손을 쓸 수 없었다. 분위기는 일순간에 잉글랜드 쪽으로 넘어가는 듯했다. 프랑스는 35분 프리킥 상황에서 첫 실점의 원흉이 된 디아라가 정확히 이마에 맞췄지만 하트의 선방에 막혔다.

그러나 서서히 공격의 강도를 높인 프랑스는 4분 뒤 움츠러든 잉글랜드의 골문을 열었다. 리베리의 백 패스를 받은 나스리가 아크 왼쪽 대각선 지점에서 예리한 오른발 중거리 슛을 쐈고, 공은 골문 왼쪽 하단에 정확히 꽂혔다. 전반 초반부터 페널티 박스 안에 많은 숫자의 수비를 둔 잉글랜드를 상대로 계속해서 중거리 슈팅을 노린 나스리의 집요함과 제라드의 한발 늦은 마크가 만든 골이었다. 44분 골문 앞 벤제마의 슈팅이 하트의 선방에 막히면서 전반은 동점으로 끝났다.

후반 양 팀은 전반보다 더욱 조심스럽게 경기를 운영했다. 모험을 하지 않았다. 일정한 숫자의 수비를 남겨두고 공격을 했다. 실점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었다. 이로 인해 화면에는 졸음을 청한 프랑스 팬의 여유로움이 담기기도 했다. 지루한 양상이 계속됐다. 잉글랜드가 전반을 마치고 프랑스의 공격력을 꺾기 위한 전술을 준비한 것처럼 보였다. 전반보다 압박이 거셌다. 벤제마의 문전 안 슈팅과 테리의 코너킥 헤딩슛은 골문을 외면했다. 후반 19분과 20분 각각 벤제마와 존슨이 날린 중거리 슈팅도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잉글랜드가 먼저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옥슬레이드-챔벌레인과 파커를 불러 들이고 저메인 디포와 조던 헨더슨을 투입했다. 무승부보다는 결과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잉글랜드가 교체수를 쓰고 나서 큰 효과를 보지 못하는 사이 후반 34분 프랑스가 결정적인 찬스를 맞았다. 코너킥 상황에서 흘러나온 공을 중앙 미드필더 카바예가 오른발 발리킥을 쐈다. 공은 골문 방향으로 강하게 뻗어나갔지만 웰백이 반사적으로 다리를 들어 공의 방향을 틀었다. 프랑스는 득점 실패가 아쉬웠고, 잉글랜드로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프랑스는 마뱅 마르탕과 하템 반 아르파를 뒤늦게 투입하며 반전을 꾀했다.

그러나 양 팀 모두 추가 득점에 실패했고 프랑스와 잉글랜드간의 축구전쟁은 1-1 무승부로 끝났다.

▲ UEFA 유로 2012 D조 1차전(2012년 6월 12일-우크라이나 도네츠크, 돈바스 아레나)
프랑스 1 나스리(39’ 도움: 리베리)
잉글랜드 1 레스콧(30’ 도움: 제라드)
*경고: 옥슬레이드-챔벌레인, 영(이상 잉글랜드)
*퇴장: -

▲ 프랑스 출전선수(4-3-3)
요리스(GK) - 에브라, 라미, 멕세, 드뷔시 - A.디아라, 카바예(84' 반 아르파), 말루다(85' 마르탱) - 나스리, 벤제마, 리베리 / 감독: 로랑 블랑

▲ 잉글랜드 출전선수(4-4-1-1)
하트(GK) - A.콜, 레스콧, 테리, 존슨 - 밀너, 제라드, 파커(78’ 헨더슨), 옥슬레이드-챔벌레인(77’ 디포) - A.영 - 웰백(90+1' 월컷) / 감독: 로이 호지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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