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명물' 英팬 실종사건...'이거 다 어디 갔어?'
입력 : 2012.06.1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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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바르샤바(폴란드)] 홍재민 기자= 잉글랜드가 좀 이상하다. 우울한 팀 분위기 탓이 아니다. 열광적이기로 유명한 팬들이 자취를 감췄다.

잉글랜드는 한국시간 12일 새벽 프랑스와 유로2012 D조 첫 경기를 치렀다. ‘닥치고 수비’ 덕분에 1-1로 겨우 비겼다. 유효 슈팅이 한 개밖에 없을 정도로 굴욕적인 내용이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열두 번째 선수’ 서포터즈였다. 입장권 없이도 대표팀을 구름처럼 따라다니던 광팬들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에 위치한 돈바스 아레나에서 열린 프랑스-잉글랜드 경기에는 총 47,400명의 관중이 들어왔다. 수용 규모가 51,504석이다. 인기팀 잉글랜드 경기에 5천 석이나 빈 것이다. 바르샤바 현지에도 잉글랜드 팬들을 찾기가 힘들다. 잉글랜드가 없었던 유로2008 당시보다도 현지에 잉글랜드 팬이 적다.

잉글랜드 팬 실종 이유는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우선 런던올림픽 여파다. 올림픽과 유로2012 모두 입장권 금액이 만만치 않다. 둘 다 보면 좋겠지만 일반 팬들의 호주머니 사정은 그럴 여력이 없다.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 당연히 스포츠 팬들은 여행 경비가 들지 않고 여러 종목을 즐길 수 있는 올림픽 입장권 구입에 돈을 먼저 써버렸다.

유로2012 성적에 대한 낮은 기대감이 두 번째 이유다. 잉글랜드는 대회 시작 전부터 크게 흔들렸다. 웨인 루니는 징계로 세 번째 경기부터 뛸 수 있다. 선발진에서 프랭크 램파드, 가레스 베리, 게리 케이힐이 부상으로 줄줄이 빠졌다. 감독 선임도 대회 개막 불과 40여일 전에서야 이루어졌다.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가 대단히 힘든 상황이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여행의 불편함까지 겹쳤다. 잉글랜드는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우크라이나에서 치른다. 결승전까지 올라간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준결승전 한 경기만 폴란드에서 치를 가능성이 있다. 우크라이나는 개최도시간 이동이 매우 어렵다. 여행사들의 사재기로 숙박비도 평소의 3~5배 가량 치솟았다. 설상가상 영국 언론은 부정적 보도로 불안감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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