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기성용이 뛰고 있는 스완지 시티 AFC의 팬포럼이 있다.
여간 하면 팬포럼까지 가서 찾아보고 하지는 않는데, 검색을 어찌하다가 거기까지 가게 됐다. 박지성이 맨유 초기 시절에 맨유 팬포럼에 가서 여러 번 황당한 내용들을 보고 발을 끊었었는데 말이다.
기성용이 뛰고 있지만 그것뿐만 아니더라도 스완지가 EPL 2년차 팀으로서 최근 작은 클럽의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다. 요새 대세인 스페인식 패싱 축구 구사, 미추의 활약, 미카엘 라우드럽이라는 스타플레이어 출신 감독 등등 여러 가지 화제가 있는 팀이라 솔직히 상당히 인상이 좋았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스완지 팬포럼을 잠시 지켜봤고 역시나 축구팬은 어디나 비슷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클럽은 다를지 모르지만, 자기가 응원하는 팀에 대한 축구팬의 기본 마인드는 다 똑같다. 개념있는 팬도 있지만 욕설, 비난, 인종차별, 인신공격 넘치는 건 어디나 똑같다. 그 팬포럼에서 느낀 몇 가지를 적어본다.
1) 우선 스완지 팬포럼이 기성용과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
별로 좋지 않다. 기성용이 EPL 첫 시즌에 맹활약을 하고 있지만 그 동안 햄스트링 부상, 태클 부상을 비롯해 자잘한 부상들이 있었다. 특히 지난 연말 박싱데이 즈음에서부터 살인적인 경기 스케줄이 있었다.
스완지는 자금력이나 인지도가 비교적 낮고 선수층이 얇아서 주전 선수가 계속 뛸 수 밖에 없다.기성용도 선발이든 교체든 예외 없이 출장했다. 원래도 빠릿빠릿하게 뛰는 선수가 아닌데, 정말 지난 연말에는 몸이 무겁고 피곤한 게 TV에서도 다 보인다.
아직 이번 시즌 골이 없고, 도움도 최근에야 나왔다. 좋은 슈팅 찬스도 몇 번 놓쳤다. 소위 축구 본다는 사람들한테 욕 먹을 요소가 있다.
스완지 팬포럼도 엄청났다. 한국의 스포츠 사이트나 포털에서도 악플러가 난무하는데, 웨일즈라고 다를까? 정말 스완지 사람들은 이제야 깔 놈 하나 걸렸다 하듯이 신났다고 까더라. 보통 그 팬포럼에도 매 시즌 단골로 비난 당하는 선수들이 하나씩 있나 본데, 이번에 기성용이 딱 걸린 거다.
게다가, 한국인이 좀 화제에 오르는 해외 사이트에 가면 어디나 있는 혐한들이 가세했다. "나는 한국인인데 기성용 팬이다"라고 하면서 선수 욕하는데 가장 앞장서고, 사이트의 여론몰이 해가는 혐한 스타일. 딱이다. 하도 심하다보니, 원래 있던 스완지 팬들이 말려야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당연한 순서지만, 혐한들이 한국인인 것처럼 행세하다 보니 팬포럼의 기존 회원들은 '한국인'들의 극성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
보통 이들 '한국인'들은 기성용이 축구의 신인 것처럼 무조건 찬양하거나 아니면 자잘한 실수한 걸로 가루가 되도록 깐다. 이 때문에 한국인의 이미지가 안 좋아지고 있다. 박지성이 맨유 있었을 당시와 비슷하다. 진심, 이 혐한들(그리고 몇몇 진정 유치한 한국인들)을 어떻게 대책을 세워야 할 듯싶다. 국가적으로.
다행히도, 이런 상황은 연말에 특히 심하더니, 이제는 좀 누그러진 상태다. 물론 없지는 않지만...
2) 스완지 시티 팀을 바라보는 시각.
스완지가 맨유나 아스날의 동급인줄 안다.
스완지는 이제 영국 1부 리그인 EPL에 속한지 갓 2년 되는 팀이다. 창단은 1912년으로 100년이 넘었지만, 1부 리그에 있었던 것은 1981년 한 시즌 동안 옛 1부리그(Football League First Division)에서 리그 6위였던 게 전부다. EPL 1년차였던 지난 시즌 리그 11위를 했었다.
물론 지난 10년 동안 클럽이 완전 환골탈태했고, 이번 시즌 기대 이상으로 잘 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스완지는 아직 톱리그에서 검증되지 않은 팀이다. 최근에는 시즌 중반 이후로 넘어가면서 팀의 약점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고.
그 동안 성적 부진과 재정난으로 팀의 존폐 위기를 몇 차례나 맞았던 스완지는 현재 구단 지분의 20%를 서포터 클럽이 소유하고 있다. 한마디로 '시민구단'인 거다. 그리고 그 외 4명의 지역 유지들이 클럽의 지분 65%를 소유하고 있다.
몇몇 부자 구단들(특히 외국 자본에 넘어간)처럼 억만장자 개인이나 기업들의 소유가 아니고 현지 서포터들과 지역민들이 출자하여 만든 주식회사가 클럽의 주요 주주라는 것을 팬들은 자랑스럽게 여긴다. 하지만 이것도 역사를 보면 이전에 워낙 클럽이 재정난이 심했기 때문에 시민들이 나설 수 밖에 없던 상황이었다.
덧붙이자면 지난 첼시와의 리그컵 준결승에서 에당 아자르에게 '걷어차이고' 일약 세계적인 유명인사가 된 볼보이 찰리 모건의 아버지 마틴 모건이 스완지의 이사이자 최대주주로서, 구단의 지분 22.5%를 소유하고 있다. 마틴 모건은 자수성가한 호텔리어로 웨일즈 내에서 11개의 크고 작은 호텔과 회사를 소유하고 있고, 웨일즈에서 '32번째' 부자로 알려져 있다.
스완지 팬들은 특히 팀이 아스널, 첼시, 리버풀, 맨유 등의 강호들과 붙어서 적어도 결과적으로는 대등한 경기들을 펼쳤기 때문에, 그들의 클럽이 이들과 이제 동등한 레벨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시즌 유로파리그 나가는 것은 거의 기정사실화, 이제는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얘기한다.
국내 언론에서도 기사가 떴듯이, 다비드 비야가 스완지로 임대 올지 모른다는 소식에 대해, 속내야 모르겠지만, 실제로 팬포럼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 많은 팬들이 진짜 비야가 올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리고 이번에 미추가 스페인 국대에서 제외된 것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많은 기존의 포럼 회원들이 강조하는 것은, 자기네는 스완지를 가장 사랑할 뿐 그 외의 개인들, 즉 감독, 선수 등은 그냥 스쳐가는 사람들일 뿐이라고 한다. 이번에 대니 그래엄이 선덜랜드로 이적할 때 어떤 이들은 그가 이적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이제 그래엄은 대부분 포럼팬들에게 "선발 출장 못한다고 감히 팀에 불만 갖고 팀에 공격진이 약한 거 뻔히 알면서 시즌 중간에 이적해버린 괘씸한 놈"으로 통한다. 스완지에서 활약하다 돈을 쫓아 지난 여름에 이적했던 조 앨런이나 스콧 싱클레어가 다른 팀에서 벤치를 달구는걸 보고도 "쌤통"이라는 식이다.
클럽 위주, 연고지 위주인 유럽축구에서 놀라울 일은 아니지만 "오는 사람 안 막고 가는 사람 안 말린다"는 생각인 듯하다. 시즌 초반 거의 '신'급이었던 라우드럽 감독과 미추에 대해서도 슬슬 비판적인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하더라.
3) 영국 / 웨일즈 국가 인식과 대표팀을 바라보는 시각
국가에 대해 별로 신경 안 쓰고, 웨일즈 대표팀에 대해서도 관심 없다.
팬포럼 첫 페이지에 가면 'Wales' #1 Football Team'이라는 배너가 걸려있다. 그런데 스완지는 웨일즈 리그가 아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뛴다. 이유는 하나. 수준 높은 리그에서 뛰기 위해서다.
그런데도 가장 내세울 자랑거리로 여기는 것이 웨일즈에서 #1팀 이라는 것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볼 때는 약간 의아하다. 잉글랜드나 웨일스나 지금은 국제법에 의해서는 한 국가이고, 현대 스포츠에서 국적이라는 것이 워낙 융통성이 있다 보니, 별 중요하지 않은 문제일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내가 알기에 웨일즈는 고유의 문화, 역사, 언어가 있고 내가 만나본 웨일즈인들은 잉글랜드와 웨일즈가 엄연히 다른 '국가'임을 강조 또 강조한다. 그런데 이 팬포럼에는 많은 이들이 국가에 대한 인식이나 국적의 중요성을 알지 못하는 듯 하다.
물론 자기는 죽어도 웨일즈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런 사람들은 민족주의자, 테러리스트로 반박 받았다. 북아일랜드 IRA의 영향 때문일까? "나는 나일 뿐이야"라며 국적 또는 국가라는 테두리에서 자유롭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차라리 "나는 스완지 시민"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작은 웨일즈 내에서도 스완지와 이웃 도시 카디프 간의 경쟁은 대단한가 보다. 김보경이 뛰고 있는 카디프 시티와의 라이벌 의식도 대단하다. "걔네는 2부 리그, 우리는 프리미어 리그" 라는 우월의식도 크다.
웨일스 국가대표 축구팀에 대해서도 별로 신경을 안 쓴다. 심지어 현재 웨일즈 대표팀 캡틴이 스완지 수비수 애쉴리 윌리엄스 인데도 말이다. 스완지의 벤 데이비스도 웨일즈 대표팀이다.
웨일스라는 곳이 역사적으로 보면 '국가'인데 현재 정치 체제에서 국가로서 내세울 것이 없고 잉글랜드에는 정치, 경제적으로 밀리고, 하다 보니 국가에 대한 인식 자체, 자부심이 떨어진 걸까? 게다가 적어도 축구와 관련해서는 웨일즈가 월드컵에 나가지 못하는 게 결정적인 이유가 아닐까 한다.
웨일스는 1958년 스웨덴 월드컵에 진출한 게 유일하다. 당시는 지금처럼 월드컵 진출 과정과 체계가 확실히 잡힌 게 아니어서 그야말로 어부지리로 진출했었고, 8강까지 진출하긴 했었다. 다만 그 8강 경기는 17세 펠레가 브라질 국가대표로 첫 골을 기록한 경기로 남아있을 뿐이다.
그렇게 보면 어쩌면 웨일스가 월드컵에 나가지 못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영국을 구성하는 네 국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 북아일랜드 중에 2개라도 월드컵에 나가는 날에는 정말 영국 내전이 날지도 모르니까.
여간 하면 팬포럼까지 가서 찾아보고 하지는 않는데, 검색을 어찌하다가 거기까지 가게 됐다. 박지성이 맨유 초기 시절에 맨유 팬포럼에 가서 여러 번 황당한 내용들을 보고 발을 끊었었는데 말이다.
기성용이 뛰고 있지만 그것뿐만 아니더라도 스완지가 EPL 2년차 팀으로서 최근 작은 클럽의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다. 요새 대세인 스페인식 패싱 축구 구사, 미추의 활약, 미카엘 라우드럽이라는 스타플레이어 출신 감독 등등 여러 가지 화제가 있는 팀이라 솔직히 상당히 인상이 좋았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스완지 팬포럼을 잠시 지켜봤고 역시나 축구팬은 어디나 비슷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클럽은 다를지 모르지만, 자기가 응원하는 팀에 대한 축구팬의 기본 마인드는 다 똑같다. 개념있는 팬도 있지만 욕설, 비난, 인종차별, 인신공격 넘치는 건 어디나 똑같다. 그 팬포럼에서 느낀 몇 가지를 적어본다.
1) 우선 스완지 팬포럼이 기성용과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
별로 좋지 않다. 기성용이 EPL 첫 시즌에 맹활약을 하고 있지만 그 동안 햄스트링 부상, 태클 부상을 비롯해 자잘한 부상들이 있었다. 특히 지난 연말 박싱데이 즈음에서부터 살인적인 경기 스케줄이 있었다.
스완지는 자금력이나 인지도가 비교적 낮고 선수층이 얇아서 주전 선수가 계속 뛸 수 밖에 없다.기성용도 선발이든 교체든 예외 없이 출장했다. 원래도 빠릿빠릿하게 뛰는 선수가 아닌데, 정말 지난 연말에는 몸이 무겁고 피곤한 게 TV에서도 다 보인다.
아직 이번 시즌 골이 없고, 도움도 최근에야 나왔다. 좋은 슈팅 찬스도 몇 번 놓쳤다. 소위 축구 본다는 사람들한테 욕 먹을 요소가 있다.
스완지 팬포럼도 엄청났다. 한국의 스포츠 사이트나 포털에서도 악플러가 난무하는데, 웨일즈라고 다를까? 정말 스완지 사람들은 이제야 깔 놈 하나 걸렸다 하듯이 신났다고 까더라. 보통 그 팬포럼에도 매 시즌 단골로 비난 당하는 선수들이 하나씩 있나 본데, 이번에 기성용이 딱 걸린 거다.
게다가, 한국인이 좀 화제에 오르는 해외 사이트에 가면 어디나 있는 혐한들이 가세했다. "나는 한국인인데 기성용 팬이다"라고 하면서 선수 욕하는데 가장 앞장서고, 사이트의 여론몰이 해가는 혐한 스타일. 딱이다. 하도 심하다보니, 원래 있던 스완지 팬들이 말려야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당연한 순서지만, 혐한들이 한국인인 것처럼 행세하다 보니 팬포럼의 기존 회원들은 '한국인'들의 극성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
보통 이들 '한국인'들은 기성용이 축구의 신인 것처럼 무조건 찬양하거나 아니면 자잘한 실수한 걸로 가루가 되도록 깐다. 이 때문에 한국인의 이미지가 안 좋아지고 있다. 박지성이 맨유 있었을 당시와 비슷하다. 진심, 이 혐한들(그리고 몇몇 진정 유치한 한국인들)을 어떻게 대책을 세워야 할 듯싶다. 국가적으로.
다행히도, 이런 상황은 연말에 특히 심하더니, 이제는 좀 누그러진 상태다. 물론 없지는 않지만...
2) 스완지 시티 팀을 바라보는 시각.
스완지가 맨유나 아스날의 동급인줄 안다.
스완지는 이제 영국 1부 리그인 EPL에 속한지 갓 2년 되는 팀이다. 창단은 1912년으로 100년이 넘었지만, 1부 리그에 있었던 것은 1981년 한 시즌 동안 옛 1부리그(Football League First Division)에서 리그 6위였던 게 전부다. EPL 1년차였던 지난 시즌 리그 11위를 했었다.
물론 지난 10년 동안 클럽이 완전 환골탈태했고, 이번 시즌 기대 이상으로 잘 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스완지는 아직 톱리그에서 검증되지 않은 팀이다. 최근에는 시즌 중반 이후로 넘어가면서 팀의 약점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고.
그 동안 성적 부진과 재정난으로 팀의 존폐 위기를 몇 차례나 맞았던 스완지는 현재 구단 지분의 20%를 서포터 클럽이 소유하고 있다. 한마디로 '시민구단'인 거다. 그리고 그 외 4명의 지역 유지들이 클럽의 지분 65%를 소유하고 있다.
몇몇 부자 구단들(특히 외국 자본에 넘어간)처럼 억만장자 개인이나 기업들의 소유가 아니고 현지 서포터들과 지역민들이 출자하여 만든 주식회사가 클럽의 주요 주주라는 것을 팬들은 자랑스럽게 여긴다. 하지만 이것도 역사를 보면 이전에 워낙 클럽이 재정난이 심했기 때문에 시민들이 나설 수 밖에 없던 상황이었다.
덧붙이자면 지난 첼시와의 리그컵 준결승에서 에당 아자르에게 '걷어차이고' 일약 세계적인 유명인사가 된 볼보이 찰리 모건의 아버지 마틴 모건이 스완지의 이사이자 최대주주로서, 구단의 지분 22.5%를 소유하고 있다. 마틴 모건은 자수성가한 호텔리어로 웨일즈 내에서 11개의 크고 작은 호텔과 회사를 소유하고 있고, 웨일즈에서 '32번째' 부자로 알려져 있다.
스완지 팬들은 특히 팀이 아스널, 첼시, 리버풀, 맨유 등의 강호들과 붙어서 적어도 결과적으로는 대등한 경기들을 펼쳤기 때문에, 그들의 클럽이 이들과 이제 동등한 레벨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시즌 유로파리그 나가는 것은 거의 기정사실화, 이제는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얘기한다.
국내 언론에서도 기사가 떴듯이, 다비드 비야가 스완지로 임대 올지 모른다는 소식에 대해, 속내야 모르겠지만, 실제로 팬포럼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 많은 팬들이 진짜 비야가 올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리고 이번에 미추가 스페인 국대에서 제외된 것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많은 기존의 포럼 회원들이 강조하는 것은, 자기네는 스완지를 가장 사랑할 뿐 그 외의 개인들, 즉 감독, 선수 등은 그냥 스쳐가는 사람들일 뿐이라고 한다. 이번에 대니 그래엄이 선덜랜드로 이적할 때 어떤 이들은 그가 이적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이제 그래엄은 대부분 포럼팬들에게 "선발 출장 못한다고 감히 팀에 불만 갖고 팀에 공격진이 약한 거 뻔히 알면서 시즌 중간에 이적해버린 괘씸한 놈"으로 통한다. 스완지에서 활약하다 돈을 쫓아 지난 여름에 이적했던 조 앨런이나 스콧 싱클레어가 다른 팀에서 벤치를 달구는걸 보고도 "쌤통"이라는 식이다.
클럽 위주, 연고지 위주인 유럽축구에서 놀라울 일은 아니지만 "오는 사람 안 막고 가는 사람 안 말린다"는 생각인 듯하다. 시즌 초반 거의 '신'급이었던 라우드럽 감독과 미추에 대해서도 슬슬 비판적인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하더라.
3) 영국 / 웨일즈 국가 인식과 대표팀을 바라보는 시각
국가에 대해 별로 신경 안 쓰고, 웨일즈 대표팀에 대해서도 관심 없다.
팬포럼 첫 페이지에 가면 'Wales' #1 Football Team'이라는 배너가 걸려있다. 그런데 스완지는 웨일즈 리그가 아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뛴다. 이유는 하나. 수준 높은 리그에서 뛰기 위해서다.
그런데도 가장 내세울 자랑거리로 여기는 것이 웨일즈에서 #1팀 이라는 것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볼 때는 약간 의아하다. 잉글랜드나 웨일스나 지금은 국제법에 의해서는 한 국가이고, 현대 스포츠에서 국적이라는 것이 워낙 융통성이 있다 보니, 별 중요하지 않은 문제일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내가 알기에 웨일즈는 고유의 문화, 역사, 언어가 있고 내가 만나본 웨일즈인들은 잉글랜드와 웨일즈가 엄연히 다른 '국가'임을 강조 또 강조한다. 그런데 이 팬포럼에는 많은 이들이 국가에 대한 인식이나 국적의 중요성을 알지 못하는 듯 하다.
물론 자기는 죽어도 웨일즈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런 사람들은 민족주의자, 테러리스트로 반박 받았다. 북아일랜드 IRA의 영향 때문일까? "나는 나일 뿐이야"라며 국적 또는 국가라는 테두리에서 자유롭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차라리 "나는 스완지 시민"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작은 웨일즈 내에서도 스완지와 이웃 도시 카디프 간의 경쟁은 대단한가 보다. 김보경이 뛰고 있는 카디프 시티와의 라이벌 의식도 대단하다. "걔네는 2부 리그, 우리는 프리미어 리그" 라는 우월의식도 크다.
웨일스 국가대표 축구팀에 대해서도 별로 신경을 안 쓴다. 심지어 현재 웨일즈 대표팀 캡틴이 스완지 수비수 애쉴리 윌리엄스 인데도 말이다. 스완지의 벤 데이비스도 웨일즈 대표팀이다.
웨일스라는 곳이 역사적으로 보면 '국가'인데 현재 정치 체제에서 국가로서 내세울 것이 없고 잉글랜드에는 정치, 경제적으로 밀리고, 하다 보니 국가에 대한 인식 자체, 자부심이 떨어진 걸까? 게다가 적어도 축구와 관련해서는 웨일즈가 월드컵에 나가지 못하는 게 결정적인 이유가 아닐까 한다.
웨일스는 1958년 스웨덴 월드컵에 진출한 게 유일하다. 당시는 지금처럼 월드컵 진출 과정과 체계가 확실히 잡힌 게 아니어서 그야말로 어부지리로 진출했었고, 8강까지 진출하긴 했었다. 다만 그 8강 경기는 17세 펠레가 브라질 국가대표로 첫 골을 기록한 경기로 남아있을 뿐이다.
그렇게 보면 어쩌면 웨일스가 월드컵에 나가지 못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영국을 구성하는 네 국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 북아일랜드 중에 2개라도 월드컵에 나가는 날에는 정말 영국 내전이 날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