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L 스타] 호날두가 보여준 그라운드의 품격
입력 : 2013.02.1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레알 마드리드의 에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그의 마음 한 켠에는 여전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살아있었다. 친정팀을 존중하는 그의 자세는 레알, 맨유 양팀 팬들에게 박수를 받기 충분했다.

14일 새벽(한국시간) 레알과 맨유의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은 10년 만에 만난 두 팀의 대결로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나 한 선수 때문에 경기에 대한 관심도는 더욱 컸다. 바로 옛 맨유의 에이스이자 현 레알의 에이스인 호날두다.

경기 전 분위기는 화기애애(?) 했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호날두는 기량이 만개했다”며 옛 제자를 칭찬했다. 호날두도 최근 맨체스터 시티 이적설을 거론하면서 “내 심장은 맨유에 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경기에서도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했다. 퍼거슨 감독은 수비력이 뛰어난 필 존스를 호날두의 전담 수비수로 기용했다. 존스는 경기 내내 호날두 옆에 붙어 다니며 수비했다. 존스의 찰거머리 수비에 신경질을 낼 만도 했지만, 호날두는 프로답게 기량으로 존스의 수비를 피했다. 맨유도 고의적인 파울을 하지 않으며 호날두와 진검 승부를 했다.



백미는 레알이 0-1로 뒤지던 전반 30분이었다. 호날두는 앙헬 디 마리아의 크로스를 동점 헤딩슛으로 연결했다. 그리고 그는 득점 후 골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

동점골인 만큼 기쁨이 더했을 수도 있지만, 오히려 호날두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그리고 자신에게 달려오는 동료들에게 손짓으로 세리머리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아르헨티나 축구의 레전드 가브리엘 바티스투타가 지난 2000년 AS 로마 이적 후 친정팀 피오렌티나전에서 득점 후 미안함의 눈물을 흘렸던 모습과 비슷했다. 호날두의 맨유에 대한 예의이자 사랑이었다.

호날두는 3월 5일 자신이 6년간 누볐던 맨유의 홈구장 올드 트라포드를 4년 만에 찾는다. 맨유 팬들이 호날두에게 보낼 화답이 기대된다.


사진=BPI/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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